영화이야기/2004년 영화이야기

[나비효과] - 감히 2004년 최고의 스릴러라 칭하고 싶다.

쭈니-1 2009. 12. 8. 17:12

 



감독 : J. 맥키 그루버, 에릭 브라스
주연 : 애쉬튼 커쳐, 에이미 스마트
개봉 : 2004년 11월 17일
관람 : 2004년 11월 9일


저는 여러 영화 장르중 스릴러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스릴러야말로 관객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영화속에 개입할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장르의 영화들은 그냥 편안하게 앉아 영화를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때론 웃기고, 때론 슬프며, 때론 무섭지만 관객이 해야할 일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감독이 만들어낸 영화속 세상을 응시하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러나 스릴러는 다릅니다. 그저 단순하게 영화를 보기만 한다면 스릴러 영화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없습니다. 적극적으로 영화속 상황에 개입하여 감독이 쳐놓은 함정은 피하고, 단서들은 줏어 모으며 마지막 반전을 맞춰야 합니다. 스릴러의 감독은 관객에게 게임을 걸어오고, 관객들 역시 편안하게 영화를 즐기기보다는 감독과의 두뇌게임에 응수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스릴러 영화입니다. 그래서 스릴러 영화 한편을 보고나면 영화를 즐겼다는 생각보다는 한바탕 치열한 두뇌게임을 하고 나온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스릴러 영화와의 두뇌싸움뒤에 오는 짜릿한 쾌감은 다른 장르의 영화에선 결코 맛볼 수 없는 스릴러 영화만의 매력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스릴러 영화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짠편입니다. 다른 장르의 영화들에게 제가 원하는 것은 단지 제가 기대한 부분만 채워주는 것입니다. 코미디 영화는 웃기기만 하면 되고, 멜로 영화는 슬프기만 하면 되며, 액션 영화는 시원시원한 액션만 터져준다면 전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스릴러는 다릅니다. 제가 스릴러 영화에게 원하는 것은 두뇌게임에서 날 이기는 것입니다. 관객과의 두뇌게임에서 져버린 스릴러 영화는 이미 스릴러 영화만의 짜릿한 쾌감을 잃어버린 김빠진 영화로 전락해버리기 때문입니다. 반전을 들켜버린 스릴러 영화만큼 비참한 광경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관객과의 두뇌게임에서 이길만한 스릴러 영화는 쉽게 찾아지지 않습니다. 매번 스릴러 영화가 개봉될때마다 '최고의 반전'이라는 영화의 광고에 속아 극장으로 향하지만 그때마다 실망하기 일쑤였습니다. 올해 본 스릴러 영화중 대표적인 예가 [테이킹 라이브즈]입니다. 그렇게 눈에 뻔히 보이는 반전을 가지고 어떻게 관객과의 두뇌게임을 벌이겠다는 것인지... 한국형 범죄 스릴러의 새 장을 열었다는 [범죄의 재구성] 역시 영화적인 재미와는 별도로 스릴러로써의 완성도에선 상당히 실망한 영화였습니다. 제가 만족한 가장 최근의 스릴러 영화가 [아이덴티티]였으니 정확하게 1년동안 제 맘에 드는 스릴러 영화를 만나지 못한 셈입니다. 그런데 드디어 만났습니다. 너무나도 매력적이어서 짜릿한 쾌감을 안겨준 그런 스릴러를...


 



사실 [나비효과]는 제가 좋아할만한 스릴러 영화는 아닙니다. 현재를 바꾸기위해 끊임없이 과거를 바꾸는 주인공의 기막힌 사연을 담은 이 영화는 스릴러 영화라기 보다는 오히려 SF 영화와 닮아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스토리 라인을 듣고 맨처음 떠오른 영화가 [빽 투 더 퓨쳐]였을 정도로 [나비효과]는 제가 기대한 스릴러 영화와는 거리가 먼 영화입니다. 충격적인 살인 사건도 없고, 범인을 쫓는 주인공도 없으며, 따라서 관객이 풀어나가야할 수수께끼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올해 본 수십편의 스릴러 영화중에서 최고의 영화였습니다.
[식스센스]... 많은 분들이 최고의 스릴러 영화로 꼽을 정도로 [식스센스]는 성공한 스릴러 영화중 한편입니다. 하지만 [식스센스]는 스릴러 영화라기 보다는 호러 영화에 가까웠습니다. 죽은자가 눈에 보이는 콜(할리 조엘 오스먼드)과 그를 치료하기 위해 그의 곁을 머무는 아동정신과 의사 말콤(브루스 윌리스). 영화는 순간 순간 끔찍한 혼령의 모습을 노출시키며 관객들에게 호러 영화의 재미를 만끽하게 합니다. 이렇게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쳐놓은 함정에 관객들은 스스로 빠져들고 영화와의 두뇌게임은 애초부터 포기한채 영화를 즐기기만 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샤말란 감독은 전혀 예상치못한 반전을 제시하며 관객에게 완벽한 승리를 거둡니다. [식스센스]에서 샤말란 감독이 쳐놓은 함정은 바로 호러 영화라는 외형적 장르이며, 이 함정으로 인하여 많은 분들이 샤말란 감독과의 두뇌게임에서 패배하며 [식스센스]를 최고의 스릴러 영화로 인정하게 된겁니다.
[나비효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는 편안하게 즐길 SF 영화처럼 보입니다. 영화가 진행되며 에반(애쉬튼 커쳐)이 과거를 바꾸면 바꿀수록 현재가 점점 엉망이 되어버리는 과정을 보며 관객들은 이 영화의 새로운 SF적 상상력에 빠져듭니다. 이 영화에서 감독과의 두뇌게임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듯 보입니다.(아니 실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다른 스릴러 영화와는 달리 편안하게 에반의 고군분투를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나면 마치 뒷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듯한 멍한 쾌감이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나비효과]도 [식스센스]처럼 완벽한 반전을 가지고 있냐고요?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나비효과]는 반전따위는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렇기에 [나비효과]는 [식스센스]보다 더욱 장르의 정체성이 불분명한 영화입니다. 만약 누군가 '[나비효과]는 스릴러 영화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더라도 전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의 라스트씬을 본 후 스릴러 영화의 완벽한 반전에 속은후 느끼게 되는 짜릿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한동안 에반과 카일리(에이미 스마트)의 그 마지막 눈빛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그 쾌감을 강력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나비효과]는 올해 최고의 스릴러가 될만한 자격이 있습니다.


 



제가 이토록 [나비효과]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영화의 처절함에 있습니다.
이 영화의 유일한 스타급 배우인 애쉬튼 커쳐는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와 [열두명의 웬수들]에서의 그 밝은 이미지로 제게 각인이 되어버린 배우입니다. 사실 애쉬튼 커쳐가 나온다길래 저는 [빽 투 더 퓨쳐]보다는 조금은 진지한 시간 여행 영화일 것이라 지레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하고나자 제 모든 예상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어린 에반의 잃어버린 기억들을 나열하며 시작하는 이 영화는 처음부터 처절하게 에반을 몰아붙입니다.그리고 에반이 그 처절함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면 할수록 오히려 처절함은 더욱더 에반을 조여옵니다. 마치 올가미처럼 말입니다.
이 처절함의 매력은 이 영화가 SF 영화가 아닌 스릴러 영화일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저는 비록 다른 스릴러 영화처럼 범인을 잡기위해, 혹은 감독이 만들어놓은 수수께끼를 풀기위해 영화에 개입한 것은 아니지만 저도 모르는 사이에 처절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에반의 시간 여행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였습니다. 언젠가는 과거를 바꿔 완벽한 현실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에반의 희망사항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동참한겁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가미처럼 조여오는 처절함은 영화를 감상하는 제게도 서서히 조여옵니다. 스릴러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관객의 영화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나비효과]에서는 이렇게 변형적인 형태로 영화와 관객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뤄놓은 겁니다. 결국 이 영화는 제게 있어서 편안하게 스크린만 응시하면 되는 SF 영화가 아닌 관객이 적극적으로 영화에 개입하게 되는 스릴러 영화였던 겁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에반의 입장이 되어서 완벽한 현실을 만들기 위해 시간여행에 동참했던 저는 라스트의 그 처절함에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영화가 해피엔딩이라고 하시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그래서 그 누구보다는 그녀만큼은 지켜주고 싶었던 에반에게 있어서 카일리를 위한 마지막 선택은 처절한 슬픔과 절망이었을 겁니다. 그 슬픔을 이해한다면 결코 이 영화를 해피엔딩이라 할수는 없을 겁니다. 과연 기억에서 지워진 사랑만큼 처절한 것이 또 있을까요?
결국 이 영화의 처절함은 절 자연스럽게 영화속으로 개입하게끔 유도했으며, 마지막에 짜릿한 슬픔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이 영화가 이토록 처절하지만 않았더라도 저는 에반의 시간여행을 제 3자의 입장에서 즐기기만 했을텐데... 만약 그랬더라면 마지막 그 장면이 제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못했을텐데... 영화가 끝나고 결국 헤어나오지 못한 그 처절함을 곱씹으며 그렇게 한동안 저는 [나비효과]에 빠져있어야 했습니다. 과연 이 멋진 경험을 또 언제쯤 할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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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의꿈
아침에 실습생들한테 이영화 추천했는데...짜식들 한다는 소리...어 그거 다운받아 봤는데 재미 없었어요...내머리속 지우개가 훨나은것 같던데...그러네요...
아직 어려서 영화보는 맛을 몰라 그런거라 생각했죠...^^
 2004/11/11   
백윤수
저도 이거 보고싶어서 다운받았지만 극장에서 볼려구 꾹 참고 있어요.... 재밌겠다..... ㅋㅋ  2004/11/12   
쭈니 내머리속의 지우개가 휠 났다고... 우리 보러가자! 응??? 구피야??? ^^;
윤수님... 저는 이 영화 추천입니다. 강한 반전은 없지만 찌릿한 슬픔의 쾌감이 있다고나할까... 암튼 강추입니다.
 2004/11/12   
쭈니 방금 감독판을 봤는데 감독판의 라스트 장면도 충격적이더군요. 극장판의 라스트가 여운이 남는다면 감독판은 충격이 남는... 암튼 대단한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  2004/11/13   
오기우스
나비효과 잘만든 영화죠 ^^bb

혼자 보면서.. 감탄에 감탄을 했었다는 ^^bb

담주 개봉이니 친구들 대리고 한번더 봐야겠군요 ^^bb

 2004/11/13   
쭈니 저만 이 영화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군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니 저도 기분좋습니다.  2004/11/14   
름비
저도 영화를 봤었었습니다. 극장에서 못봤지만요. ^^ 저도
마지막 장면은 한동안 제게 씁쓸한 슬픔과 여운을 안겨주더군요.
전 스릴러를 많이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 하지만
이번 [나비효과]는 정말 제게 오랜만의 여운을
안겨주었습니다. 좋은 작품을 봐서 기분이 좋았었었죠.
아마 극장에서 봤다면 한동안 자리에서 못 일어날 정도로
빠져들었겠지만...집에는 또 어떻게 갔을지...
대부분 쭈니님이 좋아하시는 영화가 제게도 맞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마 좋아하는 영화 취향이 맞는 듯 싶습니다...^^
잘 구경하다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04/11/17   
쭈니 영화 취향이 비슷한 분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죠. 반갑습니다. 름비님...  2004/11/17   
백윤수
저 이고 보고말았습니다.. 전 금요일이 개봉인줄 알았더니 벌써 극장에서 하더라구요..
음..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되네요..
너무 좋은 영화라서 여기저기 살펴본 결과 뜻밖의 수확을 거두었습니다.
혹시 기억하실질 모르겠지만 어렸을때 그린 그림 있지않습니까?
그 그림을 자세히보면 노랑머리하고 대머리가 죽어있는데 이건 에반의 살인을 암시하는거라고 어떤분이 하더라구요..
이 얘기보고 전 나쁜머리 지금도 이리저리 굴려보지만.... 역시 어렵더군요... 내용이해는 어렵지만 결론은 재밌다.....입니다..
 2004/11/19   
백윤수
극장에서 생각보다 사람들이 별루 없었어요..(평일이라 그런가?)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생기네요..
 2004/11/19   
쭈니 백윤수님도 이 영화를 좋아하신다니 다행입니다. [나비효과]가 잘만들어진 스릴러 임에는 분명한듯 보입니다. 전 저만 그렇게 느끼는줄 알았죠. ^^;  2004/11/19   
신세기
솔직히 극장에서 보고 정말 재밌다고 느꼈어요~!
정말 식스센스이후 최고의 스릴러라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얼마전에 감독판을 구해서 봣는데 난 극장용 엔딩보다는
이엔딩이 훨씬 맘에 들던데여...암튼 정말 재밌다!
 2004/12/08   
쭈니 감독판 엔딩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군요. 저도 감독판 엔딩을 꽤 인상깊게 봤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극장판 엔딩도 좋았구요. 감독판이 충격적이라면 극장판은 안타깝죠. 암튼 오랜만에 만족할만한 스릴러였습니다. ^^  2004/12/08   
윤수민
영화도 훌륭했지만,
쭈니님의 나비효과에 대한 영화 평도 매우 훌륭했습니다.
모든 일은, 특히 영화는 아는만큼 보이며, 아는 만큼 감동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쭈니님의 평은 쭈니님 지식의 깊이를 느끼게 해 줍니다. 좋은 평들 많이 부탁드립니다.
 2004/12/14   
쭈니 우와~ 감사합니다. 아는 만큼 보이며... 아는 만큼 감동을 받는다... 맞는 말이네요. 앞으로도 종종 구경와주세요. 윤수민님. ^^  2004/12/14   
헨리엣타
"The I Inside" 카피한 느낌이 농후한... 그러나 재미있었음
그래도 역시.. 카피 한 듯한 씁쓸함이...
 2006/02/24   
쭈니 [아이 인사이드]를 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봤답니다.
국내에 개봉할줄 알았는데 결국 안하네요.
암튼 헨리엣타님 덕분에 갑자기 그 영화를 구해서라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2006/02/26   
두말없이 쵝오~  2006/05/08   
쭈니 쵝오에 동감!!!  2006/06/02   
투야
역시..쭈니님의 좋은 영화평. 이걸보려고 제가 여기 온거죠~ ^^
원체 유명한 영화라.. 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누가 강제로 끌어다 앉히지않으면 호러,공포,스릴러는 절대 보지않는
저인지라.. 너무나 망설이다 결국 어제 봤습니다.
사실..전 쏘우랑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어림짐작하고 있었는데
같은 스릴러긴 하지만 차원이 다르더군요.
쭈니님의 글처럼 저 또한 에반의 입장이 되어..
같이 목졸려하며(?) 극에 몰입하여 1시간 반가량을 보았답니다.
처절하다는 말.. 정말.. 그말이 딱맞단 생각이 들었어요.
과거를 바꾸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자신의 생각과 멀어져가는 상황에
어떻게든 제대로 바꾸려고 하는 에반의 노력. 계속 맞아터지고
험악한 교도소에 들어가고, 사지가 절단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의 끝까지 망가지는 모습까지..
오직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에반의 모습.. 이제껏 봐왔던 커쳐의 작품과는 또다른 모습들이어서
커쳐에게도 후한점수를 주고 싶더군요.
사실..상황이 계속 어려워질수록 점점 더 엉망이 될거란 생각과 달리
그래도 자신의 사랑 빼곤 모든게 정상으로 돌아가 정말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전 해피엔딩으로 봅니다. 솔직히 켈리의 죽음도,, 나락으로 떨어짐도..
막아낸거자나요. 물론 쭈니님 말씀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지워야
하는것도 엄청 아픈일이지만.. 그 사람을 지킬수 있게 한 것이..
더 나은일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여튼.. 오랫만에 재밌는..푹 빠질수 있었떤 영화한편 보았습니다.
감독판 결말은 어떨지..한번 봐야겠어요. 궁금해지네요..^^
 2006/07/22   
쭈니 감독판도 꼭 보세요.
극장판이 해피엔딩이라고 느끼신 분이라면 감독판의 결말은 충격이실듯...
직접 보고 판단하시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추천!!!
 2006/07/22   
엘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의 유명한 말이있지요
위에서 말하는걸 뭘까요?? 결국은 눈에 보이는 무엇이든 그걸 생각하는 자기자신은 실재 한다는 말입니다만...;;;

제가 이 영화를 상당히 괜찮게 봤던 이유는 매트릭스보다 한술 더떠서 주체의 망각에서 시작 된 주인공의 고뇌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영화에선 가상과 진짜를 구별할 주체가 없습니다.
주인공 에반이 말을 하죠 '난 날 몰라'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합니다. 과거의 자신을 끄집어내어 기억을 조립하고, 그 기억의 재구성을 통해 자신의 주체를 찾으려고 합니다.
기억을 더듬어가며 주체를 찾으려는 모습은 공각기동대의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기억을 짜 맞춰 나갈수록, 주체가 없는 곳에서 무한히 늘어나는 가상들로 인해, 점점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그 혼란스러움을 없애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원본의 부재 속에 여러 개의 차이/가상만이 존재하는 까닭에, 점점 더 복잡해지지요.

결국 에반은 여러갈래의 나있는길을.... 엄청나게 많은수의 가상들을 제거 하려합니다.
그것의 원천을 봉쇄해버리기위해 일기장을 불태워버립니다. 그리고 자기가 돌아갈수있는 가장 먼 과거로 돌아가 그 가상을 진짜라고 단정지으며 말을 합니다. '난 나를 알아'

그 기억이 누가 그의 기억이라고 정의할수 있으며 누가 그를 에반이라고 말할수 있을까요? 매트릭스의 네오 처럼 수많은 가상들만을 겪게 되면서 매트릭스를 날아다니는것 처럼 그도 그의 일기장안에서 나비처럼 수많은 시간을 날아다니며 회오리를 만들고 있는건 아닐까요?

다른사람들과 얘기를 하면서 생각된 거지만 <무간도>도 가상과 현실의 충돌이죠. 유건명이 결국 미쳐 가는 건 가상의 세계인 경찰과 실제의 세계인 갱 의 갈등 때문 아니던가요

-블로그에 썼었던 글인데 마침 생각나서 그냥 긁어넣었습니다ㅎㅎ 이런 영화의 시나리오는 참 높이 평가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2007/11/02   
스턴트맨
앗!이것도 그냥 지나갈 수 없는..이 작품도 아마 3~4번정도는 본것 같네요! 전 감독판만 봐서 결말을 이해하려고 꽤나 애썼었는데.. 말하려니 스포같고,,ㅎ 아무튼 정말 거의 처음으로 영화에 반했다고 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이런건 극장가서 봐야하는건데 ㅠ...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7/11/04   
쭈니 엘잠님과 스턴트맨님의 덧글을 동시에 발견하는 기쁨을 누렸군요.
엘잠님의 글은 뭐랄까... 굉장히 심오하다는...
저는 그렇게까지 생각을 안했는데...
암튼 엘잠님의 글을 읽고 다시 [나비효과]라는 영화가 보고 싶어졌답니다.
[나비효과]는 제게 DVD로 있답니다.
제가 소장하고 잇는 DVD중 가장 비싸죠.
극장판과 감독판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
그만큼 제가 이 영화를 좋아한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
 2007/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