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6년 영화노트

백조공주(The Swan Princess) ★★★★

쭈니-1 2012. 7. 25. 14:25

 

 

감독 : 리차드 리치, 브라이언 니센

주연 : 미셀 니키스토로, 하워드 맥길린, 잭 팔란스

 

 

* 해설

 

애니메이션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월트 디즈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전세계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 [포카 혼타스] 등 해마다 애니메이션 걸작을 내놓으니 말이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이라는 어마어마한 시장을 할리우드의 메이져사들이 가만둘리가 없다. [백조공주]는 콜롬비아 트라이스타가 타도 디즈니를 외치며 내놓은 애니메이션이다. 그러나 스텝진은 디즈니의 인물들로 채워졌다.

감독을 맡은 리차드 리치는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 그는 12차례나 각본을 고쳐쓰고 무려 2백8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4년 반동안이나 [백조공주]에 공들였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의 색채 디자이너였던 제임스 콜맨과 미술감독 마이크 헉스, 캐릭터 디자이너 스티븐 고든이 참여해 생동감 넘치는 애니메이션을 완성했다는 평을 들었다.

관심을 모았던 목소리 주연은 사악한 마법사 로스바트 목소리를 맡은 [굿바이 뉴욕 굿모닝 내사랑]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잭 팔란스 외에 전문 성우들이 맡았다.

 

* 줄거리

 

아주 오래전 월리엄 왕국에는 아름다운 오뎃뜨(미셀 니키스트로) 공주가 살고 있었다. 이웃나라 여왕은 자신의 아들인 데릭(하워드 맥길린) 왕자와 오뎃뜨가 매년 여름마다 어김없이 만나 함께 놀도록 자리를 마련해준다. 세월이 흘러 두 사람은 성장하고 데릭은 아름다운 소녀로 변해있는 오뎃뜨를 발견하게 된다.  오뎃뜨 역시 이미 데릭의 아름다운 미소를 마음 속에 담아두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두 사람은 언제부터인가 서로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오뎃뜨는 그녀의 아름다움만을 사랑한다는 데릭의 말에 실망하고 그의 청혼을 거절한다. 그런데 오뎃뜨가 데릭과 헤어져 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위험에 처한다. 숲의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오뎃뜨 공주가 탄 마차를 기다리고 있던 마법사 로스바트(잭 팔란스)가 괴물로 변해 습격해 온 것이다. 이 사건으로 오뎃뜨는 사라지고 데릭은 괴물과 싸워 이기기 위해 훈련에 몰입한다.

한편 로스바트는 월리엄 왕국을 차지하려는 속셈으로 오뎃뜨 공주에게 마법을 걸어 백조로 변하게 해놓고 매일 찾아와 결혼해 줄 것으로 강요하며 괴롭힌다. 백조가 된 오뎃뜨는 매일 밤 호숫가에서 달빛이 날개에 닿을 때만 사람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뿐이다.

호수에는 백조 공주의 새 친구들이 생겨난다. 자기가 마법에 걸린 왕자라고 믿는 개구리 장밥과 현명한 거북이 스피드, 그리고 저돌적인 바다오리 피핀이 그들이다. 이 친구들은 슬픔에 잠겨있는 오뎃뜨를 위로하며 그녀가 데릭 왕자와 재회할 수 있는 묘안을 찾느라 바쁘기만 하다.

드디어 친구들의 도움으로 데릭 왕자를 만나게 된 오뎃뜨. 그러나 공주의 마법을 풀 수 있는 길은 단 한가지뿐. 온 세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데릭이 오뎃뜨에게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해야 하는 것이다. 데릭은 곧 거행될 무도회에서 만나기로 오뎃뜨와 약속한 뒤 성으로 떠난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안 교활한 로스바트는 오뎃뜨를 가두어두고 자기의 하녀를 공주의 모습으로 바꿔 무도회에 내보낸다.

이 사실을 모르는 데릭은 가짜 공주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겨우 데릭의 성에 도착한 오뎃뜨는 쓰러지고 만다. 그러나 데릭은 훈련대로 괴물로 변한 로스바트를 쓰러뜨리고 오뎃뜨의 마법은 풀린다. 그리고 둘은 사랑을 되찾는다.

 

* 감상평

 

컴퓨터의 힘을 빌린 호화찬란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 비해 철저하게 사람의 손으로만 그림을 완성해 수수한 멋이 있는 [백조공주]. 그래서 오히려 잔잔한 맛이 있다. 디즈니가 성인 관객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였다면 [백조공주]는 철저히 동화속 세계를 표현 어린 관객에게 어필했다.

그래서 성인이 보기엔 시시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신나는 음악과 우스꽝스러운 개구리 장밥, 거북이 스피드, 바다오리 피핀이라는 캐릭터는 성인 관객에게도 충분한 재미를 안겨준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처럼 경이로움은 안겨주지 못하지만 동심의 세계로 안내해줄 순수함이 베겨있는 애니메이션이다.

 

1996년 5월 28일

VIDEO  

 

 


 

 

2012년 오늘의 이야기

 

아직 드림웍스가 디즈니의 대항마로 등장하기 이전...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은 말 그대로 디즈니가 꽉 움켜잡고 있었습니다. 거의 독점이나 마찬가지였죠.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들이 극장가에서 흥행 성공을 거두자 그제서야 후발 주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의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그들 대부분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따라하기 전략을 썼었습니다.

[백조공주]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백조공주]는 1875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의 관리인 베기체프가 쓴 발레 대본에 차이코프스키가 작곡을 해서 유명해진 발레 '백조의 호수'를 원안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백조공주]는 '백조의 호수'를 그대로 따라하지는 않습니다. 사악한 마법사 로스바트의 마법으로 백조가 된 오뎃뜨 공주의 설정은 같으나 '백조의 호수'의 지그프리드 왕자 대신 오뎃뜨 공주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내며 사랑을 꽃피운 데릭 왕자를 내세웠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죠. 마치 [인어공주]가 그러했듯이 재미있는 조연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웃음을 자아냈고, 마지막 장면도 철저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정확하게 [인어공주]를 벤치마킹한 셈입니다.

하지만 밑의 스틸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림체는 아무래도 디즈니의 그것보다는 투박합니다. 컴퓨터 작업 대신 사람의 손으로 완성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요즘 수 많은 애니메이션으로 눈 높이가 높아진 분들에게 [백조공주]는 너무 투박해 보이는 유치한 애니메이션으로 비춰질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