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드디어 저희 회사에도 낚시 동호회가 생겼습니다.
쭈꾸미 낚시, 우럭 낚시 등으로 낚시에 재미를 들인 저는 낚시 동호회에 가입을 했고, 동호회 총무라는 직책까지 얻었습니다.
작년 5월에 우럭 낚시를 가며 거금 13만원을 들여 우럭 낚시대 세트를 구입했었는데, 낚시 동호회까지 가입하고 나니 이번엔 전동릴에 눈길이 갑니다.
결국 5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전동릴 구입 완료.
바로 요 녀석입니다.
모델명은 시마노 PLAY 3000으로 아마 제가 취미 생활을 위해 구입한 것 중 역대 최강으로 비싼 물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구피는 이 전동릴을 사줘며 제게 전동릴 값 만큼 고기를 잡아와야 한다고 엄포를 놓더군요.
암튼 장비도 구입했겠다, 이제 남은 것은 실전 뿐.
겨울 동안 숨고르기를 했다가 드디어 3월 가자미 낚시로 첫 모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동해안에 풍량 주의보가 내려져 한 주 늦춰진 3월 10일. 저는 부푼 마음을 안고, 구피에게는 가자미 100마리를 잡아 오겠다며 큰 소리를 뻥뻥치고 가자미 낚시에 나섰습니다. 그때까지는 몰랐습니다. 제가 얼마나 고생을 하게 될 줄은...
새벽 3시. 회사에서 모여 동해안 공현진 항으로 출발.
처음엔 잔잔하던 날씨가 강원도에 접어들자마자 비바람이 불기 시작...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아침은 황태해장국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멀미약까지 복용한 후에 아침 7시에 작은 낚시배에 올랐습니다.
제가 낚시 동호회의 막내인 탓에 가장 자리가 안좋다는 배의 앞자리에 서게 되었는데... 이게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마치 바이킹을 탄 것처럼 배가 심하게 흔딜리는데 그냥 서있기도 힘든 상황에서 미끼인 갯지렁이를 낚시 바늘에(그것도 하나가 아닌 여덟개나...) 끼려고 하니 어질어질 하더군요.
날씨가 좋지 않아서인지 가자미는 별로 낚이지 않고, 대신 임연수와 바다숭어만 간간히 올라옵니다.
그마나 몇몇 직원들은 배멀미 때문에 오전에만 낚시를 하고 오후에는 배에서 내려 항구에 대기중인 상황.
그래도 저는 어지러운 가운데에도 이를 악물고 버텨서 오후 3시까지 낚시를 마쳤습니다.
그 결과 저는 가자미 10마리, 임연수 15마리, 바다숭어 15마리,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잡어 몇 마리를 잡는 쾌거를...
집에 도착하니 가자미 100마리는 어디갔냐고 찾는 구피...
구피야... 나 배멀미나서 죽다가 살아왔어...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이를 악물고 이만큼이나 잡아왔단 말야~~~
더욱 슬픈건 다음날 어머니와 이모님들이 와서 제가 잡은 고기를 전부 가져갔다는 것.
저는 그토록 고생하며 잡은 고기를 먹어 보지도 못하고 눈 앞에서 '어... 어...'하며 모두 빼앗겼습니다.
뭐 저 대신 어머니와 이모님들이 맛있게 드시면 된거겠죠. ㅠ.ㅠ
오전에 잡은 임연수입니다.
낚시바늘 여덟개에 모두 임연수가 걸려 올라왔는데, 도중에 몇 마리는 놓쳤습니다.
그래도 선장님께서 기념 사진 한 장 찍어주셨습니다.
낚시를 끝내고 나오니 항구에서 고기 손질해주시는 분들이 기다리더군요.
돈은 얼마 드려야 했지만 그래도 깨끗하게 손질해서 집에 가져가니 조금 수월했습니다.
저는 고기 손질비로 5천원 정도 드렸습니다.
저희 부장님이 잡으신 고기들입니다.
넙적한 것이 가자미이고, 등이 푸른 것이 바다숭어, 옅은 황토색이 임연수입니다.
붉은 빛이 나는 것은.... 뭔지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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