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특별한 추억

판소리와 락, 대중가요의 한지붕 세가족 뮤지컬 [서편제] 프레스콜 참관기

쭈니-1 2012. 3. 13. 11:40

 

 

3월 7일 수요일 뮤지컬 [서편제]의 프레스콜에 초대되어 나희천사님과 함께 참석하였습니다.

지난주 수요일이니 프레스콜에 다녀온지 딱 일주일만에 이렇게 글을 남기네요.

일단 변명을 하자면 지난주부터 어제까지 개인적으로나, 회사업무적으로나 '악!' 소리가 날 정도로 바빴습니다.

일주일동안 블로그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다가, 어제 일을 마무리하고나서 조금 여유가 생겼네요.(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처리하지 못한 회사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습니다.)

이런 소중한 공연에 저를 초대해주신 오넬컴퍼니에 감사하며, 이렇게 뒤늦게 글을 올린 것에 대해서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각설하고...

 

 

제가 지난 3월 7일 회사 일이 바쁜 와중에도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며 연차 휴가를 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딱 두가지입니다.

멀리 일본에서 한국을 오랜만에 찾으신 나희천사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 첫번째 이유이며, 오후 2시에 하는 뮤지컬 [서편제]의 프레스콜 행사에 초대된 것이 두번째 이유입니다.

사실 맨처음 뮤지컬 [서편제] 프레스콜 행사 초대 메일을 받은 저는 시큰둥했습니다.

저는 뮤지컬이라 함은 흥겨운 음악과 춤이 곁들여진 즐거운 놀이 공연이라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제가 봤던 뮤지컬도 [브로드웨이 42번가], [맘마미아], [넌센스 2] 등 흥겨운 공연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서편제]라니...

1993년 개봉하여 처음으로 서울관객 100만이라는 놀라운 흥행을 기록했던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는 한국의 정서인 한(恨)과 우리의 잊혀진 소리인 판소리를 접목시킨 영화로, 수 많은 관객들에게 눈물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려 20년이 지났습니다.

임권택 감독은 [서편제]의 두번째 이야기인 [천년학]을 2007년에 연출했지만 관객의 반응은 예전같지 않았고, 결국 안타까운 흥행 실패를 기록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뮤지컬 [서편제]가 등장한 것입니다.

어찌보면 의미있는 대단한 도전으로 보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대착오적인 무모한 도전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서편제]의 본 공연이 아닌 공연의 하이라이트만 보여주는 프레스콜 행사입니다.

하지만 '2011년 더뮤지컬어워즈' 5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성을 인정받은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제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넌센스 2]를 보며 너무 영화에만 한정되어 있는 제 문화생활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던 저는 작품성을 인정받은 [서편제]를 통해 새로운 문화생활에 대한 견문을 넓힐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때맞춰 나희천사님의 한국 방문도 한 몫을 했고요.

 

 

사정이 이러하니 솔직히 [서편제]에 대한 큰 기대를 갖고 프레스콜 행사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새로운 뮤지컬 체험의 의미 정도만 제게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편제] 프레스콜 행사는 시작부터 저를 압도했습니다.

판소리와 뮤지컬의 만남이라는 독특함에 [서편제]는 락음악과 유명 대중가요 작곡가인 윤희상을 영입한 친숙한 음악들까지 덧입힘으로써 판소리와 락, 대중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뮤지컬이라는 독특함의 카리스마를 발휘했습니다.

 

 

'판소리와 뮤지컬이 어울리겠어?'

그런데 잘 어울립니다.

하긴 20년 전 임권택 감독이 영화 [서편제]를 내놓았을때 대부분 '요즘 같은 시대에 판소리 영화를 누가 보겠어?'라고 생각했었지만 [서편제]는 단일 극장에서 서울 관객 100만이라는 대기록으로 한국 영화 흥행사를 새롭게 썼었습니다.

뮤지컬 [서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뮤지컬 [서편제]가 다른 흥겨운 뮤지컬처럼 흥행에 대성공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고유의 소리인 판소리와 뮤지컬의 만남, 여기에 락음악과 대중가요의 혼합시킨 뮤지컬 [서편제]의 도전은 분명 20년 전 임권택 감독의 도전만큼이나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프레스콜 행사가 끝나고 기자 간담회 시간.

사회자가 기자들에게 출연진 및 제작진에게 질문이 있는지 물었지만 모두들 침묵으로 일관하더군요.

영화 제작 발표회에서는 그토록 서로 질문을 하겠다고 난리를 치던 문화부 기자님들... 다 어디가셨나요?

아는 것이 없어서 질문을 못하시는 것인지, 관심이 없어서 질문을 안하시는 것인지...

영화라는 한정된 문화 생활만을 즐겼던 제 좁은 안목은 저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화부 기자님들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그래도 직업이 기자이신데... [서편제] 프레스콜 행사 전에 미리 질문할 것이라도 만들어 왔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참 씁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정신이 없어서 뮤지컬 [서편제] 프레스콜 행사에 참여하면서 미리 카메라를 안챙기는 바람에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위의 사진들처럼 사진의 질이 형편없음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명품 공연을 보면서 저질 사진만을 남길 수 밖에 없었던 제 안타까움도 이해해주시길...

요즘 저는 뮤지컬 [서편제] 프레스콜 행사에서 받은 [서편제]의 OST를 듣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특히 '살다보면'이라는 노래를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찡합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프레스콜 행사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이런데...

본 뮤지컬을 관람하신 분들은 그 후유증이 꽤 오래가셨을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