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 되면 저와 구피가 항상 고민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번 휴일에는 웅이 데리고 체험 학습이라도 다녀와야 하는데...' 한참 새로운 것을 보고 배우는 나이인 웅이. 하지만 저와 구피는 바쁘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집에만 가둬놓은 것 같아 언제나 미안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뮤지컬 [넌센스 2]에 초대가 되었습니다. 휴일이면 웅이를 데리고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여 주는 것이 전부였던 저는 웅이가 새로운 문화생활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혹시 [넌센스 2]를 초등학생도 볼 수 있나요?'라고 조심스럽게 문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는 반가운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렇게해서 3월 1일 저희 가족은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외출 준비를 하고 대학로로 총 출동을 했습니다. 웅이가 과연 어린이 뮤지컬이 아닌 성인 코미디 뮤지컬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저보다 어른스러운 웅이는 '볼 수 있어요.'라고 자신만만해 하더군요.(물론 웅이가 선뜻 [넌센스 2]를 보겠다고 한 이유는 대학로에서만 파는 터키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함이었음이 나중에 밝혀졌습니다.)
드디어 [넌센스 2]가 시작합니다. 문화생활이라고는 영화에 ALL IN 하는 저는 그 유명하다는 [넌센스]도 보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친절하게도 본격적인 [넌센스 2]가 시작하기 전에 [넌센스]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알려 주더군요. 덕분에 저와 같은 뮤지컬 문외한도 [넌센스 2]를 즐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넌센스 2]는 예상대로 흥겨운 음악과 춤, 그리고 웃음과 각종 이벤트가 있는 부담없이 즐기기에 딱 좋은 뮤지컬이었습니다. 웅이가 지루해할까봐 걱정이 되었는데, 오히려 저보다 즐거워하며 [넌센스 2]를 관람해서 뿌듯했습니다.
오히려 문제는 저였습니다. 스토리 위주의 영화 관람에 익숙한 저는 스토리보다는 춤과 노래, 그리고 쇼 위주의 [넌센스 2]가 조금 낯설었습니다. 역시 가끔 뮤지컬도 관람해줘야 이런 낯설음도 극복할 듯...
개인적으로 엠네지아 수녀의 복화술 노래가 가장 좋았고, 원장 수녀의 레지나 수녀와 2인자 수녀 휴버트 수녀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가장 유쾌했습니다. 후반부에는 문제아 수녀 로버트 앤 수녀의 노래에 '삑사리'가 있어서 '아! 그들도 사람이구나.'라는 것까지 새삼 느낀...
웅이에겐 첫 뮤지컬 관람이며, 제게도 너무 영화에만 치우친 편식적인 문화 생활이 아닌 골고루 보는 문화 생활의 필요성을 느낀 참 뜻 깊은 관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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