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주연 : 미카엘 뉘크비스트, 누미 파파스
※ 주의 : 이 글은 [밀레니엄 제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물론, 데이핏 핀터 감독의 할리우드판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그리고 스티그 라르손의 원작 소설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내용 및 결말을 밝힐 예정입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거나,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가급적 읽지 않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밀레니엄'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다.
휴~ 결국 끝을 냈습니다. 처음엔 호기심에서부터 시작한 이 일은 스티그 라르손의 원작 소설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1월 11일 오후에 읽기를 마쳤고, 그날 밤에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를 봤으며, 마지막으로 1월 12일 스웨덴 영화인 [밀레니엄 제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마저 봄으로써 1차적으로 끝을 냈습니다.(아직 2, 3부가 남았으니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겠네요.)
지금 제 머리 속에는 각 2시간 30분이라는 어마어마한 러닝 타임을 가진 두 편의 영화와 800페이지가 훌쩍 넘는 한 편의 소설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통해 이들을 모두 정리함으로써 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를 향해 다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할것 같습니다.
누가 원작에 충실했는가?
어느 분이 원작을 읽은 분이라면 데이빗 핀처 감독의 할리우드판보다는 스웨덴판이 더 만족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라 제게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 분이 원작에 충실한 것이 스웨덴판이라 판단하신 것일 겁니다. 하지만 제 눈으로 확인한 이 두 영화중 원작에 가까웠던 하나의 영화를 고르라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를 고를 것입니다. 그만큼 스웨덴판은 영화를 보면서 당혹스러울 정도로 원작에서 비껴 나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영화 초반 캐릭터의 설명 부분에서 스웨덴판은 원작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저는 영화의 초반 리스베트(누미 라파스)의 캐릭터 설명이 꽤 마음에 들었는데, 데이빗 핀처 감독은 리스베트의 캐릭터를 설명할 수있는 대표적 사건인 변태 후견인 폭행 장면으로 리스베트 캐릭터 설명을 마쳤다면, 스웨덴판은 좀 더 세밀하게, 그리고 공을 들여 리스베트를 설명합니다.
제가 원작에서 가장 매력을 느꼈던 캐릭터가 리스베트(네, 저도 온 얼굴을 피어싱으로 뒤덮힌 사회 부적응 여성 캐릭터에 매력을 느낄줄 몰랐습니다.)였기에 분명 영화의 초반만 놓고본다면 데이빗 핀처의 영화보다는 스웨덴판 영화가 훨씬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리스베트가 미카엘(미카엘 뉘크비스트)에게 메일 보내기 버튼을 누르는 그 순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원작과 비교해서 초반에 생략된 것들.
아직 중반으로 넘어갈수는 없죠. 저는 이 글을 그렇게 짧게 끝낼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초반만 놓고 스웨덴판과 데이빗 핀처판의 영화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영화 이야기에서도 밝혔듯이 영화가 원작의 모든 것을 담아낼 수는 없는 법입니다. 따라서 원작에서 어느 부분에 집중하고, 어느 부분을 생략할 것인가 선택하는 것이 원작을 가진 영화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할 수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서로 다른 이 두 영화는 원작에서 어느 부분을 가져오고, 어느 부분을 생략했을까요?
1. 에리카는 어디에?
원작 소설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밀레니엄'의 공동 편집장 에리카는 꽤 중요한 캐릭터입니다. 이미 결혼한 그녀는 미카엘과 오랜 연인 사이이며(에리카의 남편은 그러한 두 사람의 관계를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가장 믿음직한 동료이기도 합니다. 원작 소설에서 그녀는 꽤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극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리스베트의 실연(소설에서 제가 가장 마음이 아팠던 부분입니다.)에 크게 기여합니다.
데이빗 핀처 감독도 분명 그러한 에리카의 중요도를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는 원작 소설과 비교해서 에리카의 비중을 낮추기는 했지만 에리카와 미카엘이 연인 사이임을 분명 밝혔고, 마지막 장면에서 리스베트의 실연 부분을 완성해 냅니다.
그런데 스웨덴판은 에리카를 완전 무시합니다. 그녀는 여전히 '밀레니엄'의 공동 편집장이지만 그 뿐입니다. 영화의 초반과 후반에 잠시 등장할 뿐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리스베트의 실연 부분이 스웨덴판에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왜 문제인지는 뒤에가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2. 미카엘은 왜 하리에트 사건을 맡았나?
원작 소설에서 미카엘은 헨리크의 제안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그는 애초부터 거대 기업의 횡포를 고발하는 좌파적 기자이기에 거대 가족 기업인 방예르에 우호적이지 않았고, 베네르스트륌의 함정에 빠져 이 돈 많은 노친네의 제안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때 이 여우같은 헨리크는 두 가지 미끼를 던집니다. 하나는 실종된 하리에트와 미카엘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것과 계약을 완료하면 베네르스트륌을 무너트릴 수있는 비밀을 알려주겠다는 것이죠. 이 두가지 미끼 중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후자일 것입니다. 하리에트와 미카엘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헨리크에게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던 미카엘의 공격성을 잠시 누그러뜨리고 자신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진짜 미끼는 베네르스트륌의 비밀 제공인 셈이죠.
데이빗 핀처 감독은 이 부분을 정확히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굳이 중요하지 않은 미카엘과 하리에트의 인연을 생략한채 베네르스트륌에 대한 미끼에 집중합니다. 그런데 스웨덴판은 다른 선택을 합니다. 베네르스트륌의 미끼를 생략하고 미카엘과 하리에트의 인연을 부각시킵니다. 덕분에 미카엘은 냉소적인 좌파 기자가 아닌, 과거의 인연때문에 이 위험한 사건에 매달리는 로맨티스트가 되어 버립니다.
중반부... 스웨덴판은 모든 것을 망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두가지의 다른 선택은 초반에는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선택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리스베트의 캐릭터 설명에 좀 더 치중한 스웨덴판이 원작에 더욱 충실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중반이 되면서 초반의 선택은 두 영화를 각기 다른 길로 인도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앞서 잠시 언급한 리스베트가 미카엘에게 메일을 보내는 설정은 스웨덴판의 결정적인 실수입니다. 리스베트는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그녀는 철저한 개인주의자이며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는 것을 극히 꺼립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미카엘에게 사건을 열쇠가 될 수있는 단서를 보내줍니다. 자신의 존재를 미카엘에게 드러내고, 자신이 미카엘의 컴퓨터를 해킹하고 있다는 사실도 스스로 밝혀낸 셈입니다.
초반 리스베트의 캐릭터를 제법 잘 구축해내던 스웨덴판은 이 단 한장면으로 모든 것을 망쳐버립니다. 그것이 얼마나 큰 만행인지 원작 소설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으실겁니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처음부터 리스베트의 이야기입니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미카엘의 급작스러운 방문을 받게 됩니다. 처음 당하는 낯선 이의 방문에 어쩔줄 몰라하는 리스베트의 모습은 소설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깨닫습니다. 미카엘의 이 방문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을, 그와 일하는 것이 그리 불쾌하지 않다는 것을. 결국 그녀는 처음으로 타인과 함께 어울리며 일을 하고, 미카엘에게 첫사랑을 감정을 느끼고, 미카엘과 에리카의 관계를 알며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이 저는 하리에트 실종 사건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리스베트의 성장 이야기이며, 그녀의 사랑 이야기인 셈입니다. 스웨덴판은 바로 그 부분을 망쳐버린 것입니다.
미카엘의 매력은 개에게나 줘버려!
스웨덴판은 초반 리스베트의 캐릭터를 잘 구축해놓고 가장 중요한 미카엘과 리스베트의 첫 만남 장면에 이 모든 것을 스스로 차버립니다. 하지만 스웨덴판이 실수한 것은 이것 뿐이 아닙니다. 또 다른 주인공인 미카엘의 매력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소설에서 미카엘은 매력적인 중년 남성입니다. 그가 에리카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으면서 방예르 가문의 일을 하면서는 방예르 가문의 굴레로 거의 수녀와 같은 삶을 살던 세실리아에게도 새로운 열정을 느끼게 해줍니다.(데이빗 핀처도, 스웨덴판도 이 부분은 공통적으로 생략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리스베트마저도 그에게 사랑을 느낍니다. 한마디로 그는 마성의 중년인 셈입니다.
데이빗 핀처 감독이 다니엘 크레이그를 캐스팅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007 제임스 본드를 연기할 정도로 그는 중년의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섹시한 매력을 가진 배우이니까요. 다니엘 크레이그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데이빗 핀처의 영화는 무리없이 미카엘을 향한 리스베트의 첫사랑의 감정을 잡아냅니다.
하지만 스웨덴판에서 미카엘은 무매력입니다. 아니, 그것은 배우의 외모 때문이 아닙니다. 매력적인 배우들이 득실거리는 헐리우드와 비교해서 스웨덴판이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캐릭터 설정 자체도 큰 매력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설에서 미카엘은 방예르 가문의 모든 사람들을 하리에트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합니다. 따라서 그의 보고는 헨리크와 그의 변호사에게만 국한되어 있습니다. 데이빗 핀처의 영화에서 가장 어이가 없었던 것은 미카엘이 경과 보고를 하는 자리에 마르틴이 떡하니 자리잡고 서있었다는 점입니다. 그건 데이빗 핀처의 실수입니다.
그런데 스웨덴판은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미카엘이 마르틴에게 사건의 경과를 술술 고백합니다. 후반부의 장면인데 마르틴을 의심하고 그의 집에 몰래 방문했다가 마르틴에게 잡혀 죽을 고비를 넘기는 소설과 데이빗 핀처의 영화와는 달리 스웨덴판은 하랄드의 집에 방문했다가 죽을 고비를 넘긴 미카엘이 자신을 구해준 마르틴에게 술술 고백합니다. 멍.청.이.
변태 살인마 마르틴... 그의 매력은?
스웨덴판에서 미카엘은 영화 내내 무매력으로 일관합니다.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마성의 중년 모습도 아니고, 치밀하게 하리에트 실종 사건을 파고들지도 못합니다.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잡아내는 장면에서 소설은 미카엘과 리스베트의 역할을 정확히 분담했고, 데이빗 핀처 감독 역시 그러한 원작에 충실했습니다.
하지만 스웨덴판은 러닝타임을 의식해서인지 갑자기 은퇴한 늙은 형사 모렐을 등장시켜 중요한 역할을 맡기고(갑작스러운 모렐 캐릭터의 중요도 상승이라니...), 미카엘은 바보같이 마르틴에게 사건의 경과를 술술 고백하는 멍청이 역할만을 부여한 셈입니다. 방예르 가문의 모든 사람들을 의심해야 하는 그가 말입니다.
자! 밝힙니다. 마르틴은 변태 살인마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나치 신봉자인 아버지를 따라 이 길에 접어든 그는 자신의 재력과 권력을 이용해서 힘 없는 여자들의 생사를 움켜쥔 신(神) 놀이에 흠뻑 빠진 미친놈입니다. 원작과 데이빗 핀처는 그런 그의 모습을 잘 잡아냅니다.
그런데 스웨덴판에서 마르틴은 자신을 신과 비유하며 자만에 빠졌던 살인마의 모습보다는 미카엘의 수사망이 좁혀 들어오자 잔뜩 겁에 질린 겁쟁이로 비칠 뿐입니다. 마르틴을 묶어 놓고 자신의 범죄를 자랑스럽게 떠들어 대던 소설과 데이빗 핀처 감독의 마르틴은 온데간데 없고, 겁에 질린 뚱땡이 마르틴만 남아 있으니 실망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하리에트 실종의 진실
초반 이후 스웨덴판이 그나마 데이빗 핀처의 영화보다 조금 나은 것이 있다면 하리에트 실종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 부분입니다. 앞선 영화 이야기에서 저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 중에서 그 부분이 가장 실망스러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녀는 살해된 것이 아닌 마르틴을 피해 몸을 숨겼던 것이죠.
소설에서 이 부분은 꽤 치밀하게 표현됩니다. 하리에트와 가장 친했던 친척인 아니타의 도움으로 섬을 빠져 나온 그녀는 그녀의 비자를 이용해 오스트레일리아로 건너가서 거대 양 목장 주인으로 성공합니다. 미카엘이 그녀의 위치를 잡는 방법은 먼저 아니타에게 접근하여 그녀가 하리에트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게끔 만들고 그녀의 전화를 도청하는 방법입니다.
데이빗 핀처 감독은 이 모든 부분을 생략하고 아예 하리에트가 런던에서 아니타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사건 해결 자체가 상당히 무덤덤합니다. 그래도 스웨덴판은 오스트레일리아에 건너가 하리에트를 찾아냅니다. 원작에 조금 더 충실한 셈입니다.
물론 스웨덴판에서 아니타가 암으로 일찌감치 죽었다는 부분은 원작과는 다른 설정이지만 그래도 데이빗 핀처의 영화보다는 나은 하리에트 실종의 진실을 드러낸 것입니다. 최소한 무덤덤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지막은 최악! 최악! 최악!
저는 정말 데이빗 핀처의 영화와 스웨덴판 을 서로 반반씩 섞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초반 리스베트의 캐릭터 설정 부분은 스웨덴판으로, 중반 미카엘과 리스베트가 만나는 부분부터는 데이빗 핀처판으로, 그리고 하리에트 실종의 진실이 밝혀지는 부분은 다시 스웨덴판으로... 그렇게 따지고 보면 스웨덴판도 꽤 괜찮은 편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그러한 제 생각은 싹 바뀌었습니다. 이건 내가 생각했던 가장 최악의 방법으로 스웨덴판은 영화를 끝맺음한 것입니다.
그것은 미카엘과 베네르스트륌의 싸움 부분인데, 하리에트 실종 사건의 진실 부분을 대강 마무리한 데이빗 핀처 감독은 이 마지막 부분은 최대한 원작에 가깝게 공을 들여 그려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리에트 실종 사건을 원작에 가깝게 그려낸 스웨덴판은 이 마지막 부분은 대강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어느 영화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밀레니엄' 2부를 읽지 않은 상태이니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으로 그로 인하여 스웨덴판은 마지막까지 리스베트의 캐릭터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밝혔던 리스베트의 실연 장면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녀의 변화와 앞으로 미카엘과의 관계를 드러내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리카도 중요합니다. 리스베트와 미카엘의 관계를 가로 막고 서있는 것은 미카엘의 오랜 연인 에리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웨덴판은 앞서 밝혔듯이 에리카를 철저하게 무시합니다. 덕분에 리스베트와 미카엘 사이를 가로 막는 장벽이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사라진 장벽 앞에 새로운 장벽을 만들어 놓습니다. 그것은 베네르스트륌의 돈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멋진 금발을 하고 멋진 차를 타고 부유한 여성으로 변신한 리베스트로 끝을 맺는 이 영화는 제게 10초간의 어리둥절함과 10분간의 분노를 안겨줬습니다. 2편에서 어떻게 리베스트라는 캐릭터를 끌고 갈지 몰라도 1편만 놓고본다면 최악의 선택이었던 셈입니다.
'밀레니엄'의 세계에 좀 더 깊숙히 발을 들여 놓겠다.
분명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틀 동안 저는 두 편의 영화와 한 편의 소설을 서로 비교하며 보냈던 것입니다. 가장 먼저 본 데이빗 핀처 감독의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보고 원작에 비해 모자람이 많다라고 생각했는데, 하루 사이에 스웨덴판 [밀레니엄 제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보고 나니 다시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가 사랑스러워집니다.
오늘 소설의 2, 3부를 주문했습니다. 현재 스웨덴판 밀레니엄은 3부까지 완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1부만 놓고본다면 과연 2, 3부도 기대를 해야 하는 것인지 의심이 되지만 현재 할리우드판 '밀레니엄'이 3부작까지 완성되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제발 계속 데이빗 핀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는 소설과 스웨덴판 영화를 비교하며 한동안 '밀레니엄'의 세계를 즐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2부에서 리스베트는 그깟 금발과 명품 옷따위 버리고 다시 아웃사이더로 돌아오겠죠? 그럴 것이라 믿지만 영화의 마지막 만행을 생각하면 불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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