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웃들의 공간/Park

[공원리뷰] 드라이브 - 분위기는 영화를 지배한다.

쭈니-1 2011. 11. 20. 19:20



감독 : 니콜라스 빈딩 레픈

출연 : 라이언 고슬링, 캐리 멀리건, 브라이언 크랜스턴, 앨버트 브루스, 론 펄먼



미국판 아저씨 ?


2010년 원빈 주연의 액션영화 [아저씨]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우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 후에 비슷한 포맷의 영화가 우수수 쏟아졌습니다. 뭐 그리고는 그저 그런 기록을 남기고는 소리없이 없어졌습니다. 대게 흐름이나 대세를 타고 개봉하는 영화는 그 원조격인 영화에 비교되서 대부분 망하기 일쑤인데... 한국에서 개봉하면서 미국판 아저씨 라는 내용으로 주목받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드라이브] 입니다. 하지만 모든 영화는 팝콘통 바닥을 휘젓기 전까지는 모르는 법이니 저는 기대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으로 영화를 봤습니다.


분위기는 영화를 지배한다.


영화 흐름의 줄기는 대충 이러합니다. 발군의 드라이빙 솜씨를 자랑하며 정비소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우연히 이웃집 유부녀에게 필이 확 ! 꼿히면서 전과자 남편의 청산에 도움을 주려다 일이 점점 커지는 ... 뭐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은 [아저씨]와 같은 점은 단지 "이웃집"이라는 것 뿐이었습니다. 아 ... 신이시여 ... 하지만 [드라이브]는 그렇게 쉽게 포기 할 만한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는 특유의 분위기로 가득차 있습니다. 예전에 쭈니님이 말씀하셨던 [블랙 달리아]의 끈적끈적한 분위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이제서야 쭈니님이 그런 느낌을 그렇게 극찬하셨는지 이해 할 수 있습니다 . [드라이브]가 독특한 분위기를 내뿜는 이유를 굳이 생각해보자면 일단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를 첫째로 들고 싶습니다. 시종일관 무표정 시선처리, 외유내강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이 진정 [노트북]의 그 사람인가 싶습니다. 둘째 영화 자체의 대사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론 배우들의 대화씬이 있기는 하지만 [드라이브]는 배우들의 표정과 도시의 야경 한컷 한컷의 분위기로 무었인가 말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절제하는듯 안하는듯 과격한 액션씬은 그런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려줍니다. 이건 마치.. 내가 기대하던 영화는 아니지만.. 뭔가 엄청난 영화를 본듯한.. 굳이 예로 들자면.. 원하지 않는 소개팅 자리에 땜빵으로 나갔는데 눈 앞에 이상형이 앉아서 날 보고 웃는 뭐 그런.. 이야기가 삼천포로 또 빠지는군요. 거기에다 사람을 탄식하게 하는 결말까지 [드라이브]는 알 수 없는 분위기로 가득차 있지만 그것들이 오묘하게 뒤엉켜 멋진 그림을 만들어내는 추상화 같은 영화입니다.


라이언 고슬링의 재발견


제 머릿속에서의 라이언 고슬링은 [노트북]에서 천만불짜리 미소를 풀고 다니는 그런 남자였습니다. 물론 다른 영화를 보기 않은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 이 정도로 사람이 달라보이니 그저 놀라울 다름이었습니다. 일단 연기 자체가 군더더기 없이 영화에 몰입하게 해주고 영화에 알맞게 세팅된 사람이냥 마치 영화속에 살고 있는 듯한 감정표현들은 보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습니다. 영화 중반에 장도리씬은 정말 소름이 쭈 아 아 악 ... 이런 라이언 고슬링과 손뼉 마추며 호흡을 맞추는 배우는 캐리 멀리건 입니다. 제 리뷰에서 여배우 이야기가 빠지면 섭섭합니다. [월 스트리트]에 얼굴을 비추었던 그녀는 정말로 멋있는 미소를 가지고 있더군요. 아름답거나 이쁘다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멋있다 라는 표현이 더욱 어울리는 미소인것 같습니다. 라이언 고슬링과 캐리 멀리건의 연기는 [드라이브]의 또 하나의 포인트 입니다.


한국사람 입맛?


저는 워낙 영화보는 눈이 잡탕같은 성격이라 남들이 "이건 쓰레기!" 라고 말한 영화를 보면 "이런 명작이!" 라고 생각 될 때가 많습니다. 당혹스러웠지만 [스플라이스]가 그랬구요. [드라이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시종일관 한국에선 안통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말도 안타깝고 영화자체가 끈적끈적 어둑어둑 질퍽질퍽 합니다. 적어도 시원한 액션과 더욱더 속 시원한 결말을 보여줘야 입소문을 탈 것 같은데 즐겁게 본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이 들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지만 [드라이브] 정말 괜찮은 영화입니다. 분위기로 만들어가는 느와르가 궁금하시다면 적극 권해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