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윌 글럭
주연 : 저스틴 팀버레이크, 밀라 쿠니스
섹스 후에도 이성간 우정은 지속될 수 있을까?
지난 [친구와 연인사이]라는 영화의 영화 이야기를 통해서길게 이야기를 늘어 놓은 적이 있지만 저는 이성 간의 친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성 간의 친구는 언제나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동성 간의 친구 사이에서는 끼어들 수 없는 섹스(동성연애자는 제외)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죠.
섹스는 우리 인간이 태초부터 가지고 있었던 기본적인 본능입니다. 포식자들로부터 종족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자손을 끊임없이 번식시킬 필요가 있었고, 섹스는 바로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한 기본적인 행위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 문명이 발달하고 지구 상에 더 이상 인간을 위협할 동물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자손을 번식시켜야 하는 인간의 본능은 퇴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섹스에 대한 갈구는 남아 있어서 이제는 자손 번식을 위한 행위가 아닌 쾌락을 위한 행위가 되곤 합니다.
문제는 바로 이 부분부터입니다. 남녀가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한 섹스를 한다는 것은 이미 우정을 넘어서 사랑하는 사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냥 쾌락을 위한 섹스라면 어쩌면 우정은 유지될 수도 있겠죠. 바로 그러한 선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느냐가 섹스 후에도 이성 간의 우정의 우정은 지속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의 맹점입니다.
여기 섹스 후에도 우정은 가능하다고 믿는 남녀가 있다.
여기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남녀가 있습니다. LA에서 온 남자는 여유롭고 침착하며, 뉴욕 토박이인 여자는 정열적이고 약간은 괴짜입니다. 서로 연인에게 당차게 차인 이후였기에 이 둘은 더 이상 복잡한 사랑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서로 친구 사이를 유지하기도 약속합니다. 딜란(저스틴 팀버레이크)과 제이미(밀라 쿠니스)는 그렇게 우정을 이어나갑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죠. 오랜 기간 함께 어울리다보니 섹스에 대한 본능을 해소시킬 상대가 바로 서로 뿐이라는 점입니다. 그들은 자신합니다. 함께 섹스를 즐겨도 우정을 유지시킬 수 있다고... 그렇게 그들의 사랑과 우정 사이의 아슬아슬한 섹스는 시작됩니다.
[프렌즈 위드 베네핏]은 이렇듯 매력적인 두 남녀의 우정이 섹스 후에 어떻게 변하는지 면밀하게 보여줍니다. 처음엔 그들의 호언장담처럼 섹스 후에도 우정이 가능할 듯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다른 이성을 만날 때 은근히 신경 쓰이게 됩니다. 급기야 딜란은 제이미가 허우대만 멀쩡하던 의사에게 당차게 차였을 때 그녀를 위로한다는 명분으로 제이미를 가족에게 소개하기에 이릅니다.
때로는 나 자신보다 남이 내 감정을 더 빨리 알아채곤 한다.
LA에서도 가족들에게 제이미는 친구일 뿐이라고 강하게 주장하지만 이미 그의 가족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딜란이 제이미와 함께 있을 때 이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행복한 미소를 지은다는 사실을 말이죠. 이렇게 이 커플의 사랑은 점점 영글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프렌즈 위드 베네핏]은 사랑 후 섹스라는 공식 대신 섹스 후 사랑이라는 어쩌면 요즘 세대에 맞춘 사랑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SNS 등 새로운 풍속도를 영화에 잘 이용한 장면들도 멋졌고, 서로의 감정이 무르익는 장면을 뻔한 데이트 장면으로 표현하지 않고 적극적인 섹스 장면으로 표현한 것도 신선했습니다.
그러한 맛깔스러운 장면들은 [프렌즈 위드 베네핏]의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데, 비록 인간이 자손 번식의 본능은 퇴화되었지만, 좋은 상대를 알아보는 본능은 퇴화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최소한 이 영화에서는... 현실에서도 로맨틱 코미디처럼 좋은 상대를 알아보는 본능이 많은 분들에게 발휘된다면 사랑 때문에 상처 받는 일은 덜 할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는 결국 판타지일 수 밖에 없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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