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의 뒷심이 장난이 아니다.
개봉 2주차. [완득이]가 여전히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사실 [완득이]의 2주 연속 1위는 지난 주에 예견되었던 일이죠. 하지만 개봉 첫 주에 비해 관객이 오히려 늘어날줄은 몰랐습니다. 어느 정도의 드롭율을 기록할 줄 알았거든요. 역시 입소문이 힘이겠죠.
지난 주 [완득이]의 주말 관객은 51만명이었습니다. 이번주 [완득이]의 주말 관객은 66만명입니다. 스크린은 지난 주에 비해서 약간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관객은 대폭 늘어난 것이죠. 게다가 좌석점유율도 39.72%로 12개 상영관에서 상영중인 [훈장과 악동들](40.23%)에 이어 2위를 기록중입니다. 상영관수가 많으면 좌석점유율에서 조금 불리한 면이 있는데 [완득이]는 그러한 불리함마저 이겨낸 것입니다.
암튼 이래저래 [완득이]의 뒷심이 놀랍기만 합니다. 이러한 뒷심이 다음 주에도 이어진다면 200만명을 넘어 300만 관객 동원까지 거뜬히 해낼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병기 활]과 [도가니], [의뢰인]에 이어 [완득이]까지... 올해 가을 한국 영화는 잔치 분위기입니다.
[리얼 스틸]과 [인 타임]의 2위 대결 승자는?
이번 주 박스오피스 2위는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리얼 스틸]입니다. 개봉 첫 주 1위를 차지했지만 2주차에 [완득이] 열풍에 휩싸여 2위로 내려 앉은 [리얼 스틸]은 그래도 2주 연속 2위 자리를 지켜내며 안정적인 흥행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리얼 스틸]이 이번 주에 새롭게 개봉한 [인 타임]을 이겨 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둘 다 SF영화로 장르가 겹쳐져서 [리얼 스틸]이 새롭게 개봉하는 [인 타임]의 공세를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의외로 전 주에 비해 10만명 정도의 관객만 빠져 나가며 개봉 3주차에도 39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그에 비하면 [인 타임]은 [가타카]의 명감독 앤드류 니콜 감독의 영화치고는 관객의 입소문이 좋지 않으며 기대치에 한참 모자란 21만명 동원에 그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스 코드]가 개봉 첫 주에 기록한 30만명 정도를 예상했는데 제 예상치에 70% 정도 밖에 안되었네요. 만약 [인 타임]이 30만명 정도를 기록했다면 [리얼 스틸]과 2위 싸움이 볼만했을텐데...
[오직 그대만]... 이대로 주저 앉을 것인가?
[인 타임]이 [리얼 스틸]과 2위 싸움을 벌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는 [오직 그대만]과 3위 싸움이었습니다. 물론 애초에 557개 이상의 상영관을 확보한 [리얼 스틸]에게 376개의 상영관만 확보한 [인 타임]은 게임 자체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가운데 더욱 아쉽게 된 것은 [오직 그대만]입니다. [인 타임]보다 많은 418개의 상영관을 확보했으면서 [인 타임]과의 3위 경쟁에서 2만명 차이로 아쉬운 석패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2위 싸움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인 타임]보다 3위 자리를 아쉽게 놓친 [오직 그대만]은 다음 주가 더욱 불투명해 졌습니다.
현재 [오직 그대만]의 누적 관객수는 76만명 수준. 이대로 가다간 100만명도 넘지 못한채 주저앉을 것으로 보이네요. 소지섭과 한효주, 게다가 송일곤 감독까지... 뭔가 이름값에 비하면 상당히 아쉬운 결과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의뢰인]은 여기까지...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한 적도 없는 영화가 무려 237만명을 동원했으면 정말 잘한 것입니다. 열심히 힘을 내면 250만명까지는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 주말 성적이 워낙 지난 주에 비해 힘이 빠져 보여서 아슬아슬하네요. 자! 개인적으로 조금만 더 힘을 내서 250만명 채우고 퇴장을 했으면 합니다.
박스오피스에도 빈부의 격차가 극심하다.
이번 주말의 박스오피스 순위를 보면 4위까지는 10만명 이상 동원하며 어느 정도 체면치레는 했지만 5위 이하부터는 5만명도 동원하지 못하며 민망한 관객 동원 능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미 끝물이라 할 수 있는 [의뢰인], [삼총사 3D], [도가니]는 덜 아쉽겠지만, 새롭게 개봉한 첫 주부터 부진한 성적을 낸 [프렌즈 위드 베네핏], [오늘], [트리 오브 라이프]는 아쉬워도 너무 아쉬울듯.
[프렌즈 위드 베네핏]은 가을을 겨냥한 로맨틱 코미디로 꽤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있지만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였던 [친구와 연인사이]가 개봉 첫 주 기록한 10만명에도 한참 모자란 3만명에 그쳤고, [오늘]은 이정향과 송혜교라는 이름값이 무색하게 3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어느 인터넷 신문에서 '송혜교의 굴욕'이라며 개봉 첫 주부터 [오늘]이 교차 상영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썼는데 아무래도 흥행하기엔 벅찬 무거운 주제가 걸림돌이 된 듯합니다.
[트리 오브 라이프] 역시 마찬가지인데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에 브래드 피트, 숀 펜이라는 할리우드 스타급 배우가 포진했지만 역시 무거운 주제가 발목을 잡으며 굴욕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가을에는 조금은 무거운 주제의 영화도 환영받는 분위기였는데 [오늘]과 [트리 오브 라이프]는 무거워도 너무 무거웠는 듯.
가을에 오히려 기를 못 펴는 로맨틱 영화... 다음주에는 과연?
올해 가을에는 유난히 로맨틱 영화가 흥행을 못하고 있습니다. 가을하면 로맨틱 영화라는 공식이 무너지고 있는 셈이죠. 이미 [오직 그대만]은 [완득이]에게 완패를 당했고, 할리우드 로맨틱 영화인 [프렌즈 위드 베네핏]마저도 개봉 첫 주 3만명 동원으로 참패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다음주는 어떨까요?
일단 김주혁, 이시영, 이윤지, 오정세가 주연을 맡은 [커플즈]가 가을 로맨틱 영화의 반격을 외치고 있습니다. 김주혁은 2011년에만 벌써 세 편의 영화를 개봉시켰는데 [적과의 동침]이 24만명, [투혼]이 21만명에 그쳤습니다. [커플즈]의 흥행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이시영이 올해 [위험한 상견례]로 260만명을 동원했으니 [커플즈]도 그 정도의 누적 관객을 내심 바라고 있을지도...
그 외에 [Mr. 아이돌]도 다크호스로 지목되고 있으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3개 부문을 휩쓴 우리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작품성을 인정받은 [워리어], [헬프] 등 다양한 영화들이 개봉 대기 중입니다. 제가 보기엔 [완득이]와 [커플즈]의 1위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이네요.
젊은 데이트족이여, 극장으로 오라. 그리고 웃고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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