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2011년 국내 박스오피스

완득이가 해냈네, 해냈어

쭈니-1 2011. 10. 26. 09:03

 

 

 

 

[리얼 스틸]의 상승세도, 소지섭, 한효주 커플도 꺾었다.

 

지난 7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무려 11주 동안이나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한국 영화. 그러나 [리얼 스틸]의 등장으로 12주 연속 1위 기록은 무산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아쉬움을 [완득이]가 단숨에 해소시켜 버렸습니다. [리얼 스틸]과 박빙의 승부 끝에 1만명 차이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이죠.

사실 [완득이]의 박스오피스 1위는 몇 주전만 해도 예상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김윤석, 유아인의 투톱 영화인 [완득이]는 같은 날 개봉하는 소지섭, 한효주 주연의 [오직 그대만]에 비해 배우들의 티켓 파워가 그다지 세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시사회부터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지난 주 유료 시사회에서는 [오직 그대만]을 앞서며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51만명이라는 스코어로 개봉 첫 주 1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네요. 51만명이라는 스코어는 지난 주 [리얼 스틸]이 기록한 60만명에 조금 못미치지만 그래도 [완득이]의 경우 워낙 입소문이 좋으니 앞으로도 흥행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상적인 드롭율 [리얼 스틸]의 상승세는 계속된다.

 

비록 [완득이]에게 박스오피스 1위 자리는 내줬지만 [리얼 스틸] 역시 실망하기는 이릅니다. 지난 주에 비해서 관객이 고작 10만명 정도 밖에 안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드롭율로 따져도 전주에 비해 고작 203%대의 관객 밖에 안 빠져 나갔습니다.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할 수 있을 듯이 보입니다.

게다가 현재 누적 관객수는 어느덧 155만명. 제가 보기엔 200만명 동원은 충분히 가능하고 잘만하면 [의뢰인]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입소문을 탄 영화의 힘은 그것이 한국 영화건, 미국 영화건 강력하네요.

 

 

 

아쉬운 3위. 비주얼은 최고였는데...

 

[리얼 스틸], [완득이]와 함께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칠 것이라 기대했던 [오직 그대만]은 아쉬운 3위에 머물렀습니다. [완득이]와 [리얼 스틸]이 1위 경쟁을 하는 동안 [오직 그대만]은 홀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두 영화의 1위 경쟁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였습니다. 소지섭, 한효주라는 TV에서는 최고의 스타로 군림한 배우들이 투톱으로 주연에 나섰지만 아무래도 영화에서는 두 배우의 이름값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느낌입니다.

하긴 따지고 보면 소지섭은 영화 배우로는 [오직 그대만] 이전에 [도둑맞곤 못살아], [영화는 영화다], [소피의 연애매뉴얼]에 출연했을 뿐이며, 그의 최고 히트작이라 할 수 있는 [영화는 영화다]가 2008년에 132만명을 동원한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한효주는 소지섭보다 조금 더 심한 경우인데 TV에서는 [찬란한 유산]으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영화에서는 아직 [달려라 자전거](3천명), [천국의 우편배달부](9만4천명)에 불과한 배우이니까요. 그래도 30만명을 동원했으니 아직은 좌절할 단계는 아닐듯 합니다. 

 

 

더 이상의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했던 [의뢰인]과 힘이 다한 [삼총사 3D], [도가니]

 

지난 주에 [도가니]와 [삼총사 3D]를 제치고 깜짝 2위에 올라 이변을 일으켰던 [의뢰인]은 그러나 이번 주에는 그런 이변을 연출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주에 비해서 관객 수가 반토막 이상이 버렸고, [완득이]가 입소문이 나면서 관심도 [완득이]에게 상당 부분 빼앗긴 처지입니다. 하지만 어느덧 228만명을 동원했고, 300만명까지는 힘들더라도 250만명은 충분히 도달 가능해 보입니다. 개봉 후 단 한번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영화가 이 정도 선방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어도 괜찮을 듯 하네요.

그에 비해 [삼총사 3D]는 아쉽기만 합니다. [리얼 스틸]과 같은 날 개봉하며 [리얼 스틸]과 함께 오랜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한국의 박스오피스를 폭격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을텐데, 화려한 영상과 액션,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개봉 2주차까지 고작 58만명 괸객 동원에 그쳤습니다. [리얼 스틸]이 입소문을 타며 어느새 155만명 관객을 동원한 것과 비교한다면 참 속이 쓰릴 듯.

[도가니]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456만명이라는 누적 관객을 기록하며 흥행 성공작이 되었지만 초반 기세로 본다면 500만명은 거뜬하고 700만명도 가능할 것 같았는데, 개봉 4주차부터 관객들의 관심이 급격하게 시들어져 가며 500만명 관객 동원도 아슬아슬해졌습니다. '청소년 관람가 등급만 받았어도...'라는 아쉬움이 있을 듯.

 

 

 

 

 

[히트]의 마지막 발버둥? 

 

하위권 순위를 보니 특이한 점이 [히트]가 여전히 8위에 올라와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주말에 208개관에서 2만명 관객 동원에 불과했던 [히트]는 이번 주에는 86개로 당연하게도 상영관 수가 확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관객수는 2만명. 상영관 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좌석 점유율이 확 올랐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대개 이런 경우는 입소문을 타는 영화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히트]는 많은 분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지 못한 영화입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네이버의 네티즌 평점이 3.39, 다음의 네티즌 평점이 5.2점에 불과했으니까요.

하지만 지난 10월 20일 스포츠 서울에서 '이종격투기 영화 '히트' 사회풍자로 입소문'이라는 뜬금없는 기사가 뜨더니 갑자기 예매율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비슷한 시기에 [히트]의 기사가 인터넷 언론에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네이버에서는 네티즌 평점이 4.1로 좋아졌고(보시면 아시겠지만 평점이 10점 아니면 1점입니다. 참 거시기합니다.) 다음의 네티즌 평점 역시 6.3점으로 올라갔습니다. 뭐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히트]로서는 마지막 발버둥을 치고 있는 듯. 하지만 그런 발버둥도 이번 주가 마지막일 듯 보입니다.  

 

 

[써니]와 [최종병기 활] 감독판으로 2라운드 돌입

 

[최종병기 활]은 [써니]가 갖고 있던 2011년 한국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세를 몰아 감독판이 개봉되었습니다. 감독판은 18세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써니]의 행보와도 비슷하죠. [써니]는 지난 7월 28일 감독판이 개봉되었고, 역시 18세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럼 과연 두 영화의 감독판 개봉 성적은?

[써니 감독판]은 2만5천 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1위에 올랐고, 최종 9만명을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최종병기 활 감독판]은 개봉 첫주 5천명 동원에 불과했습니다. 아무리 [써니 감독판]이 성수기인 7월에 개봉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최종병기 활 감독판]에 비해 4배나 많은 관객을 동원했으니 본 영화는 [최종병기 활]의 승리지만 감독판 만큼은 [써니]의 승리가 확실해 보입니다.

 

 

[완득이]와 [리얼 스틸]의 대항마가 이번 주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번 주에는 할리우드 SF영화 [인 타임]과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프렌즈 위드 베네핏] 그리고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트리 오브 라이프]과 더불어 이정향 감독의 10년 만의 복귀작 [오늘]이 새롭게 개봉합니다.

하지만 제 2의 [소스 코드]가 되기를 기대하는 [인 타임]외에는 그다지 흥행작이 될만한 영화가 보이지 않네요. [프렌즈 위드 베네핏]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서의 흥행 한계가 보이고(흥행 성적은 [친구와 연인사이]가 개봉 첫주에 기록한 10만명 정도), [트리 오브 라이프] 역시 어려운 영화라는 소문이 이미 돌고 있으니 흥행에는 한계가 보이며, [오늘]도 흥행에 용이한 영화로는 보이지 않습니다.(그래도 [밀양]은 개봉 첫 주 20만명을 동원했으니 [오늘]도 그 정도는 기대하고 있을 듯)

과연 [인 타임]이 지난 5월에 [소스 코드]가 기록한 30만명 정도만 기록을 해준다면 [완득이], [리얼 스틸]과 한번 붙어볼만 할텐데... 과연 그럴 수 있을런지...

 

제 2의 [소스 코드]가 되기 위해선 [인 타임]은 열심히 뛰어 다녀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