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구인서
주연 : 이병헌, 최진실, 최종원
거대화되는 현대 사회. 능력을 인정받은 여성들, 그에 반에 남자들은 점점 왜소화되고 있다. 남성들은 경쟁에서 이겨야 된다는 콤플렉스에 시달리며 치안 부재의 사회 속에서 가족을 지키려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그들은 젊음의 패기를 잊고 있다.
이것이 구임서 감독의 현대 남성에 대한 생각이다. 구임서 감독은 이러한 현대 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코미디로 그릴 구상을 했고, 주연은 TV에서 패기있는 젊은 남성 역을 자주 맡아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병헌이 맡았다.
자신이 6방(6개월 방위)이라고 놀리는 직장 상사. 근무 시간에 사우나하는 직장 동료, 수입고기를 한우라고 파는 정육점 주인, 콩국수에 파리가 빠졌는데 고단백이니 그냥 먹으라고 우기는 중국 요리집 주인, 아이들에게 포르노 테잎을 빌려 주는 비디오 가게 주인, 그리고 여비서와 놀아나는 지점장, 무엇보다도 이병헌을 가장 미치게 하는 것은 결혼을 안해주는 애인 최진실이다.
TV에서 이병헌의 짝으로 자주 나오는 톱탤런트 최진실은 이 영화에선 젊음의 패기를 잊은 애인 이병헌에게 다시 용기와 패기를 넣어주기 위해 무진 애쓰는 능력을 인정받은 여성으로 나온다.
영화 초반 이병헌을 미치게 하는 우스꽝스러운 사건들이 나열되고 드디어 영화 중반쯤 이병헌은 폭발한다. 그는 예비군 훈련장에서 가져온 M16 총을 가지고 그를 미치게 했던 이들을 향해 분노를 폭발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약점은 라스트에 있다. 최진실이 이병헌에게 사랑을 호소함으로서 호프집에서의 긴장은 순식간에 풀어지고 이병헌의 총에 두려워하던 인질들이 두 사람의 사랑을 축복해준다는 라스트 설정은 영화를 보던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구임서 감독은 극적인 클라이맥스를 원했고, 그것이 오히려 이 영화를 실망시키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
1996년 2월 21일
VIDEO
2011년 오늘의 이야기
[지. 아이. 조 : 전쟁의 서막]을 통해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병헌. 모든 남성의 위너로 인정받고 있는 그가 영화 배우로 데뷔를 한 것은 우습게도 루저남을 연기한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입니다. 이미 '내일은 사랑'을 통해 TV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이병헌과 '우리들의 천국', '질투'로 역시 TV에서 발군의 실력을 선보였던 최진실을 동시에 캐스팅하여 관심을 모았던 이 영화는 그러나 해피엔딩을 위한 급반전으로 맥이 빠진 영화였습니다.
이후 이병헌은 [런 어웨이], [그들만의 세상], [지상만가]의 연속된 흥행 실패로 배우로서의 위기를 맞이합니다. 그러나 [내 마음의 풍금]으로 체면치레를 한 후, [공동경비구역 JSA], [번지점프를 하다]의 연속된 흥행 성공으로 흥행 배우로 인정을 받게 됩니다.
사실 제게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는 상당히 어이없는 영화였는데(별 세개 반은 당시 재미없는 영화에 부여하던 별점이었습니다.) 글에서 언급했듯이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와 영화의 결말이 너무 동떨어진 것에 대한 이질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영화는 코미디가 될 수 없는 코미디 영화였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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