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북스에 대한 아주 특별한 인연
다음 블로그를 시작하며 수 많은 인연들을 만났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유쾌한 수다를 떨어주시는 블친들도 만났고, 초보 블로거에 불과한 제게 그 동안 제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회를 주시는 분들도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 베가북스 출판사에 대한 인연은 제겐 참 뜻깊습니다.
한때는 문학 소년이라는 칭호를 들으며 책을 끼고 살았던 저는 어느 순간 영화에 빠지며 점점 책을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인데, 직장 생활하랴, 집안의 가장 노릇하랴, 영화도 보고, 리뷰도 쓰고, 블로그 관리도 하느라 제겐 책을 읽을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는 그럴듯한 변명 뒤에 언제나 숨어 있었습니다.
그런 제게 다시금 책을 읽게 한 계기가 된 것이 바로 베가북스와의 인연입니다. 어느날 뜬금없이 <사랑, 마음을 내려놓다>라는 수필집의 추천사를 베가북스가 제게 의뢰하며 이루어진 인연은 <폰더씨의 나비효과>라는 책으로 이어졌습니다.
다음 블로그를 시작하며 제가 딱 3권의 책을 읽었는데(<나니아 연대기>는 1년째 읽는 중 ^^;)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베가북스와의 인연 덕분에 읽게 된 책입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참 책을 안 읽긴 하는 군요. -_-;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라.
하지만 베가북스에서 제게 보내준 책은 <사랑, 마음을 내려놓다>, <폰더씨의 나비효과> 뿐만이 아닙니다. <아름다움이란 이름의 편견>도 보내줬는데... 저는 결국 <아름다움이란 이름의 편견>의 리뷰를 포기해야만 했었습니다.
<사랑, 마음을 내려놓다>, <폰더씨의 나비효과>와는 달리 <아름다움이란 이름의 편견>은 제겐 너무 어려웠고, 너무 지루했는데, 여성의 시각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을 마치 논문 쓰듯이 써내려간 글이 남성인 제겐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움이란 이름의 편견> 리뷰 실패는 제게 두려움을 줬습니다. 저와 좋은 인연을 맺어준 베가북스에게도 미안했고, 너무 오랫동안 책을 읽지 않아 머리가 굳어져 버린 제 자신을 원망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게 두려움을 극복할 기회를 준 것 역시 베가북스였습니다.
이번엔 초보자를 위한 주식투자 입문서 <나는 남자친구보다 주식이 좋다>인데... 사실 제게 주식 투자에 대해서라면 아무 것도 모르고, 관심도 없으며, 주식투자라는 것이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졌기에 <나는 남자친구보다 주식이 좋다> 역시 과연 읽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저는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언제나 책 읽기에 대한 두려움을 사로 잡혀 있을 수도 없고, <아름다움이란 이름의 편견>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저와의 인연을 이어준 베가북스에 대한 고마움도 보답해야 했기에...
이틀만에 책을 읽다.
제가 베가북스와의 인연을 이야기했지만 그렇다고 <나는 남자친구보다 주식이 좋다>를 무조건 좋게 포장한 리뷰를 쓸 생각은 없습니다. 처음 책장을 넘기며 내가 읽기에 너무 어렵다면 '초보자를 위한 책이라면 좀 더 쉬워야 한다'라고 일침을 놓기로 단단히 마음 먹기까지 했으니까요.
하지만 의외였습니다. 첫 책장을 넘긴 저는 1시간 안에 150페이지를 단순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책이 300여 페이지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저는 단번에 책의 절반을 읽은 셈입니다. 나머지 절반도 단 하루만에 읽었는데, 결국 저는 이틀만에 <나는 남자친구보다 주식이 좋다>를 전부 읽은 셈입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그만큼 <나는 남자친구보다 주식이 좋다>가 읽기 쉬웠음을 의미합니다. 물론 책의 중간 중간에 그림과 차트들이 다수 섞여 있어서 책장이 금방 넘어가기도 했지만 어려운 주식투자 용어들이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주식투자라고는 전혀 해본적이 없는 저로써도 쉽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보다 친절할 수는 없다.
일단 제가 회계 전공자이고, 직장도 회계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제 1장 주식 개념 잡기', '제 2장 주식시장 흐름 파악하기'는 제 회계 지식과 맞물려 쉽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제 3장 주식매매를 위한 사전 작업'부터인데...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키움증권의 HTS(증권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주식의 매수, 매도 주문은 물론 주식 매매를 할 때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를 누구라도 쉽게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할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저도 당장 키움증권의 HTS를 설치하고 싶을 정도로...
저자는 '제 4장 HTS 주요 메뉴 파악하기'로 HTS 설치는 물론 HTS를 초보자들이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메뉴의 하나 하나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책을 읽다보면 내가 주식투자 입문서를 읽고 있는지, 아니면 컴퓨터 입문서를 읽고 있는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제 5장 기본적 분석'부터인데... 금강원 전자공시 시스템, 손익계산서, 대차대조표 등 회계 전공자인 제겐 친숙하지만 일반인에겐 어려운 개념들이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일반인들이라면 제 5장 부터 헤맬수도...
그래, 난 초보자이다.
혹시 제 리뷰를 읽으며 '당신은 회계 전공자이니 이 책이 쉽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거잖아!'라고 항의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인정합니다. 제가 단 이틀만에 <나는 남자친구보다 주식이 좋다>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은 10년 동안 회계 관련 일을 했던 경력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제 6장 저평가된 주식을 알아보는 지표'부터는인데 회계 전공자인 저도 낯선 '주가수익비율', '주가순자산비율', '자기자본이익율', '이브이에비타' 등 용어들이 튀어 나오고(물론 들어보긴 했지만 실제 업무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기에 낯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제 7장 기술적 분석'부터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가물가물한 수 많은 차트들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주식투자 초보자인 제 한계가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친절한 주식투자 입문서라고 할지라도 단번에 초보자를 전문가로 만들 수는 없는 법입니다. 처음엔 당연히 낯설고 이해가 어렵지만, 주식 투자에 뛰어 들어 실전 경험을 쌓는다면 낯설고 이해가 어렵던 용어들과 차트들이 점차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며, 그럴때 <나는 남자친구보다 주식이 좋다>는 빛을 발하겠죠.
그러면서 저자는 초보자를 위한 조언도 서슴치않는데 '제 11장 초보자가 알아야할 주식 투자 기본 상식', '제 13장 접근 금지 종목 유형', '제 14장 주식시장의 진리' 등은 초보자 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되새겨야할 덕목으로 보입니다.
베가북스에 대한 쓴소리
책의 내용이 어려울 것 같아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읽고나니 나도 당장 주식 투자에 입문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샘 솟습니다. 이것 만으로도 <나는 남자친구보다 주식이 좋다>는 충분히 주식투자 입문서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훈훈한 마무리를 하고 글을 마치기엔 <나는 남자친구보다 주식이 좋다>를 읽으며 이 책을 펴낸 베가북스에 아쉬운 점이 몇 가지 보입니다.
일단 책의 제본 상태가 상당히 안좋았습니다. 제가 받은 책만 그랬는지 몰라도 앞 장과 뒷 장의 끝부분이 서로 붙어 있는 경우가 상당 부분 발견되었는데 책을 읽으며 칼로 앞 장과 뒷 장을 분리하며 읽어야 하더군요. 책을 읽는 소비자는 제본사가 아닙니다. 부디 책만 읽을 수 있도록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해주세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오타도 발견되었습니다. '제 10장의 재료'의 첫 페이지인 193페이지에서 ''이를 충당할 수 있지만 좋겠지만'이라는 부분이 있더군요. 아마도 '이를 충당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의 오타로 보이는데 2판 인쇄때는 이러한 부분들이 수정되었으면 좋겠네요.
글의 마지막은 저자의 가슴을 뛰게 한다는 故 정주영 회장의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해 보기는 해 봤어?"
무엇이든 해보고 '어려워', '난 못해'를 외쳐야 겠죠. <나는 남자친구보다 주식이 좋다>는 해보기도 전에 '주식투자? 난 그런거 못해'라고 생각했던 제게 경종을 울리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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