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2일 파란 블로그에 썼던 글입니다.
2008년 1월 이후 파란 블로그를 쓰지 않아 제 기억 속에서 오랫동안 버려졌던 글인데...
최근 갑자기 이 책이 생각나서 다음 블로그에 옮겨 놓습니다.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본 후 필이 받아서 구입한 소설입니다.
책은 예상과는 달리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악몽' 그리고 'The Other World' 이렇게 세 편의 단편으로 엮여져 있습니다.
먼저 [시간을 달리는 소녀]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가장 중요한 특징이 영화와는 같은 듯 하면서도 상당부분 달랐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책을 사기전에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책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차이점에 대해서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영화에선 말괄량이 소녀 마코토가 주인공인데 반에 소설에선 마코토의 이모인 소심한 카즈야가 주인공이라는 점입니다.
각각의 주인공인 마코토와 카즈야는 서로 상반된 성격 때문인지 우연히 얻게된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인 타임리프을 사용하는 법이 서로 다릅니다.
마코토는 타임리프를 이용하여 쪽지시험을 잘본다거나, 친구와 후배를 연결시켜 준다거나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에 사용합니다.
그에반에 카즈야는 타임리프를 사용하는데 지극히 조심스러우며 영화와 비교한다면 거의 사용을 하지 않는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재기발랄한 청춘 드라마의 성격을 지녔던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비해 소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약간 지루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1965년에 처음 발표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는 하더군요.
40여년전 벌써 이런 SF적 상상을 정교하게 하다니...
암튼 일본의 SF를 만끽하시고 싶은 분이라면 일본 SF소설의 걸작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한번 추천할만 합니다.
츠츠이 야스타카의 또다른 소설인 [악몽]은 이상하리만치 반야 가면과 높은 시계탑, 긴 다리를 우난히 무서워하는 마사코라는 소녀가 같은 반 절친한 친구 분이치와 기억을 되짚어가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공포의 정체를 알아내는 과정을 그린 단편소설입니다.
발랄한 분위기였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비해 [악몽]은 약간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왠지 마사코의 두려움에 대한 원천이 과거의 어마어마한 들춰서는 안될 기억에 있는 듯한 암시는 마사코가 비밀의 문에 조금씩 다가가는 순간 소설을 읽는 저도 긴장하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그 비밀이라는 것이 너무 시시해서 실망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무시무시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면 왠지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작가가 쓴 또다른 단편소설이라는 사실과 잘 매치가 안되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암튼 [악몽]을 읽고 약간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 역시 과거 어떠한 기억 때문이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도 그 비밀을 벗겨내면 고소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
마지막 [The Other World]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마찬가지로 SF단편 소설입니다.
영화 [더 원]에서 보았던 평행우주 이론을 소재로한 [The Other World]는 무수히 존재하는 다른 차원의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내가 존재하고 각각의 우주에서 나는 학생일 수도 있고 연예인일 수도 있다라고 말합니다.
주인공인 노부코는 시간축이 무너지면서 늘 바라고 꿈꾸던 다른 차원의 우주로 날아가 버리고, 현재와 전혀 다른 세계의 자신의 모습과 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경험이라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혹은 내 주위의 절친한 사람이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이질감을 맛보게 되죠.
평행우주... 과연 그런 것이 있을까요?
만약 있다면 다른 차원의 우주에서 저는 어떤 사람일까요?
제가 SF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렇게 제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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