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BOOK STORY

<폰더씨의 나비효과> - 예상하지 못한 선물이 더 기쁜 법이다.

쭈니-1 2010. 11. 5. 17:26

 

 

금요일에 받은 예상하지 못한 선물

 

금요일 오후는 직딩에겐 참 괴로운 시간입니다.

몇 시간만 지나면 주말이라는 꿀맛같은 이틀간의 휴일이 기다리고 있기에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시간은 자꾸만 더디게 가는 것만 같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특히 더 심했습니다.

내일 직장 동호회에서 강원도로 1박2일로 놀러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맑은 가을 날씨 속에서 강원도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신선한 활어회를 먹고 있을 내 모습을 상상하니 더욱 오늘이 빨리 지나가기만 기다려 지고, 그러면 그럴수록 시간은 더욱 느리게 가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제 책상으로 배달된 한 권이 책이 있었습니다.

얼마전 <사랑, 마음을 내려놓다>의 추천사로 저와 인연을 맺은 베가북스 출판사에서 신간 도서인 <폰더씨의 나비효과>를 선물로 보내준 것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선물인지라 괜히 더 기쁘고 떨리더군요.

게다가 책의 내용이 짧은 단편이라서 이 지루한 금요일 오후에 금방 읽어 내려가기에 딱 알맞았습니다.

 

정말이지 나란 인간, 뭐가 중요할까?

 

<폰더씨의 나비효과>는 처음부터 가슴 뜨끔한 질문을 제게 합니다.

"정말이지 나란 인간, 뭐가 중요할까?"

사실 저와 같은 소시민들은 우리로 인하여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우린 그저 없어도 되는 거대한 기계의 작은 나사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없어도 우리 사회는 잘 돌아갈 것입니다.

아마 우리가 없어진 것을 아는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들 등 극소수에 불과하겠죠.

그렇습니다. "정말이지 나란 인간, 뭐가 중요할까?"라는 생각,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인 앤디 앤드루스는 '나비효과'를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아니, 당신은 정말이지 소중합니다."

 

체임벌린의 이야기

 

앤디 앤드루스가 처음 꺼내든 이야기는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북군에 대령으로 복무중이던 체임벌린의 이야기입니다.

치열한 전투 속에서 체임벌린은 남군의 거대한 공격을 당했고, 수적인 열세와 총알마저 떨어진 상황에서 총검을 꽂은채 북군을 향해 돌격을 부하들에게 명령하였습니다.

그의 이러한 무모한 명령은 그 전투에서 북군의 극적인 승리로 귀결됩니다.

하지만 체임벌린의 행동은 단순하게 전투의 승리가 아니었습니다.

그 전투의 승리로 북군은 남북전쟁에서 승리를 할 수 있었고,

북군의 남북전쟁 승리로 미국은 여러 개의 국가로 쪼개질 위기를 모면했으며,

미국이 거대한 단일 국가로 남음으로써 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과 일본군에 맞서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힘을 길렀던 것입니다.

결국 미합중국이라는 강대국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체임벌린의 무모한 선택 덕분이었고, 그것은 나비효과의 본보기라는 것이죠.

 

노먼 볼로그의 이야기

 

체임벌린의 이야기가 너무 특별하게 느껴진다고요?

그래서 앤디 앤드루스가 꺼내든 두번째 이야기는 노먼 볼로그라는 아주 평범한 농부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1940년대 척박한 기후에도 수확량이 높고 병에 견디는 힘이 강한 옷수수와 밀을 교배했던 사람입니다.

결국 그의 결실 덕분에 전 세계 이십억명의 사람이 굶주림으로부터 구해진 것입니다.

그런데 노먼 볼로그의 업적은 단순히 그의 것이 아닙니다.

척박한 기후에도 잘 자라는 옥수수와 밀을 교배하기 위한 기지를 멕시코에 건설하고 노먼 볼로그를 기용했던 헨리 월러스, 헨리 월러스에게 식물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일깨워준 조지 워싱턴 카버, 조지 워싱턴 카버를 도적의 손에서 구해내 키워준 모저스와 수전 카버 부부...

이렇게 끝도 없이 펼쳐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관계가 오늘날의 위대한 일을 이루어 낸 것이죠.

 

당신이 무엇을 하든 그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이쯤에서 앤디 앤드루스는 다시 이야기합니다.

"당신이 무엇을 하든 그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라고...

우리가 태어난 것은 무언가 세상을 다르게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그래서 우리의 내부에는 이 세상을 변화시킬 힘이 들어 있다고...

나 하나만 놓고 본다면 어쩌면 우리는 평범함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행동 하나 하나가 나중에 어떤 거대한 나비효과가 되어 세상을 바꿀지 알수 없는 것이죠.

저는 우리의 작은 날개짓이 거대한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앤디 앤드루스의 이야기에 홀라당 넘어가 버렸습니다.

결국 지루한 금요일 오후... 저는 저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그것 자체로도 이 책은 예상하지 못한 기쁜 선물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