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유위강
출연 : 견자단, 서기
졸음의 미학
제가 근무하는 112타격대의 원래 주요임무는 대간첩작전 실행입니다. 허나 그럴일이 일어날 수 가 없는 요즘 타격대가 하는일은 주로 실종자 수색입니다. 오후 첫 근무가 끝나고 오거나 새벽 근무 때문에 잠이 들기 직전 상황실에서 안좋은 소식이 날아옵니다. 미귀가자 또는 자살의심자가 있으니 타격대 동원 수색.. 정말.. 진이 빠집니다. 새벽 2시 근무를 나가야되는데 11시 ~ 1시까지 수색을 하고 50분 가량 수면을 취하다가 나가야 하다니.. 일단 근무 나오면 내가 이곳까지 어떻게 걸어왔는가?! 기억이 사라집니다.. 이 미스터리함..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틀전에 봤던 [정무문 100 대 1의 전설]에 대한 감평을 더 이상 미룰 수 가 없어서 또 다시 손가락을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소룡의 짜릿함? 옹박의 신기? 이연걸의 전율?
이번 견자단의 [정무문]은 평소에 저희가 알던 [정무문]이 아닙니다. 이소룡의 오리지날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견자단의 [정무문]인데요. [무간도] 시리즈로 홍콩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던 유위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더군요. 일단 저는 견자단이라는 배우를 좋아합니다. 거기에다 [무간도] 시리즈의 감독 유위강 감독이라면 충분히 기대만큼은 해주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예상대로 였습니다. 국산영화에서는 언제나 어색한 와이어 액션을 충분히 세련되게 처리되었고 영화자체의 완성도도 이 정도면 상당히 높았고 액션은 당연히 두말하면 입만 아픈 수준이었습니다. 충분히 견자단이 사라져가는 홍콩 액션배우의 세대를 이어가는 구나 생각하던 찰나 실소를 금치 못 할 장면에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걸륜이 부러웠는가?
영화 중반부 일본 정부의 살생부 공개로 중국 본토는 공포에 사로 잡혀 있습니다. 여럿 애국지사는이 비명횡사하는 가운데 견자단은 갑자기 까만옷에 까만가면!! 이건 딱 봐도!! [그린호넷]의 코스튬을 입고 일본군 선봉대를 요절냅니다. [그린호넷]이라는 영화도 과거 이소룡의 TV시리즈를 원작으로 리메이크해서 만들어진 영화라고는 알고 있지만 유위강 감독이 이 부분에서는 조금 무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뭔가 견자단만의 매력을 증폭 시킬만한 능력을 유위강 감독은 충분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런 넌센스적인 연출을 했는지 비루한 관객의 입장의 저로써는 상당히 아이러니할 뿐 이었습니다. 그리고 진진 (견자단 역) 이 친구들의 복수를 위해 원작에서 초전박살 내버렸던 도장으로 다시 찾아갑니다. 이곳에서 말로만 듣던 100대 1이 벌어지는거죠. 분명히 액션자체는 깔끔하고 완벽합니다. 그런데 다시 한번 의아했던게 견자단의 연기톤이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이소룡의 모습을 재연하고 싶었던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쌍절곤이나 기합 톤은 여지없이 이소룡을 따라하는듯 했습니다. 흰색 도복에 쌍절곤만 들고 있어도 "아 이소룡이구나" 생각이 들었을텐데 이소룡에 대한 이미지를 너무 붕붕 띄워서 보여주는 바람에 약간 억지 스럽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괜찮지만 아쉬워라 ~
이번 [정무문]은 충분히 괜찮은 액션영화 입니다. 말 그대로 액션도 경쾌하고 영화의 전체적인 짜임새도 괜찮습니다. 단 한가지 아쉽다면 .. 유위강 감독의 팬심이 약간 영화를 산만하게 해놓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지 않았어도 될 부분이었는데.. 뭐 그래도 오랫만에 괜찮은 액션영화 한편 나온거 같아서 기분은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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