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웃들의 공간/Park

[공원리뷰] 스플라이스 - 이 찝찝한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까. (링크수정)

쭈니-1 2011. 6. 11. 19:30

 

 

감독 : 빈센조 나탈리

출연 : 애드리언 브로디, 사라 폴리

 

 

케이블의 선택

 

요즘엔 군대도 사람사는 곳이라고 꾀나 많은 채널을 두루두루 섭렵하고 있습니다. 영화채널을 당연히 빼놓을 수 없죠. 어느 날.. 근무 나가기 1시간 전.. 저는 [스플라이스]라는 영화를 접하게 됩니다.초반부에 잠깐 보다가 근무시간이 되어서 포기하고 나와버렸죠. 중요한건 그 초반 부분이 정말로 흥미로웠다는겁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 나면 뭔가 알 수 없는 후유증 같은것에 사로 잡혀 버립니다. 뭔가 현실과 영화속과의 차이가 너무 싫다고 느껴진달까요. "영화에선 저럴 수 있는데 왜 현실에선.."이라는 불쌍한 생각을 하곤 합니다. 왠지 위험한 생각같지만 저는 이런 느낌을 즐깁니다. 그래서 뭔가 호기심이 팍팍 생기는게 이 영화도 역시 저에게 그런 후유증을 남겨주리라고 생각하고 오늘 아침에 확 보고야 말았습니다.

 

 

당황스러운 드렌의 일격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애드리언 브로디와 사라 폴리는 유전공학을 연구하는 과학자 부부로 나옵니다. 이들은 생태계에는 없는 신 생명체를 여러 동물들의 DNA를 조합해서 만들어 낸 후 그 생명체에게서 암 치료제나 기타 여러가지 약물들을 얻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애드리언과 사라 폴리의 욕심으로 결국엔 동물들과 사람의 DNA가 합성된 신 생명체 '드렌'이 태어나고 맙니다. 이게 모든 사건의 전조 입니다. 초중반부 까진 드렌이란 생명체가 저는 굉장히 신비했습니다. 영화라는 허구속에 생명체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금기시 되고 있는 인간의 DNA로 만들어진 생명체인데다가 독특한 생김새에서 나오는 묘한 매력까지 저를 마구마구 빨아들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이었습니다. 드렌이 점점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이상한 행동을 취하기 시작합니다. 더욱 더 큰 문제는 그 행동들이 전부 저를 충격과 공포, 머리가 저릿저릿할 정도의 쇼크를 준다는것 이었습니다.

그 충격적인 장면 중 제일 충격적이었던건 애드리언 브로디와의 정사씬, 사라 폴리를 강간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초중반까지는 마치 가족처럼 키웠던 드렌이 자신속에 잠재되어있던 번식욕을 표출하는 장면입니다. 이런 장면에 있어서 저의 비루한 두뇌로는 도저히 이해 불가능한 장면들과 영화의 전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

<스포>

http://movie.naver.com/movie/board/review/read.nhn?nid=2223768&code=52777

<스포>

위 링크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네이버 네티즌의 [스플라이스] 리뷰인데 어지럽던 저의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더군요. 이제부터는 링크를 어느 정도는 보셨다는 전제하에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스플라이스]라는 영화는 정말로 모든 금기를 범하고 있습니다. 유전자복제,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 조합, 실험윤리, 비뚤어진 모성애, 외도, 수간, 근친상간, 강간, 인신매매라는 현재 저희가 살고 있는 현실속에서는 쉽게 이해 할 수 없는 혹은 허용되지 않은 것들이 [스플라이스]에서는 충격적으로 담겨있는거죠. 개인적으론 빈센조 나탈리 감독이 점점 과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사회에게 경고를 하고 있는것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드렌은 '태어났지만' 인간은 아니었다.

 

분명 드렌은 한가지 생명체임은 분명합니다. 위에서 신 생명체에 대하여 언급할때 '진저'와'프레드'에 대해서는 '만들어졌다'고 표현했지만 드렌에게는 '태어났다는'표현을 썼습니다. 제 눈으로 보기엔 진저와 프레드보다는 보다 생명체 다웠으니까 말이죠 사람과 교감을 하고 먹고 느끼고 감정 또한 있는것이 드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드렌이 인간이 아닌 동물이라는걸 보여주는 욕구가 있습니다. 식욕, 소유욕 따위가 아닙니다. 모든 생명체의 공통적인 욕구인 번식욕이죠. 드렌이 성별이 바뀌기전 애드리언 브로디와 춤을 추는 장면에서 잘 나타납니다. 드렌은 확실히 애드리언을 아버지같은 존재가 아닌 수컷으로 보고 있었고 사라 폴리는 키워준 사람이 아닌 그저 애드리언을 두고 경쟁해야 할 암컷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사라의 DNA로 드렌이 태어났다는걸 안 애드리언과 성관계를 할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성별이 바뀐 후에는 사라 폴리가 아닌 다른 남자들은 먼저 죽입니다. 물론 경쟁 해야 할 수컷들이니까요. 중요한 핀 포인트는 이것입니다. 사라 폴리가 드렌에게 강간 당한후 드렌이 죽어갈때 자신을 죽이려는 사라 폴리가 아닌 애드리언을 죽여버립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굉장히 난해했습니다. 하지만 동물 다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유였습니다. 네이버의 고마운 리뷰가 저에게 알려준 사실이죠. 드렌에게 애드리언은 다른 수컷일 뿐입니다. 사라가 임신을 했다고 해도 자신이 죽고 새끼가 태어나면 애드리언이 죽일꺼라는 사실 때문에 애드리언을 죽인거였죠. 이렇게 충격적인 장면을 두가지나 보여줄 정도로 이 영화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하여금 뭔가를 말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경고가 아닐지라도 이 영화가 쪽박찬 이유는 경고가 전해지는 방법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는 이 영화가 싫지 않았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먹고 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스플라이스]라는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아직은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틀에 갇혀 살고 있는 나라이고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보수적인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이 영화가 싫지 않았습니다. 물론 보고 난 후의 찝찝함과 쏘우보다 충격적인 장면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 저는 이런 장면에 익숙하지 않을뿐이지 이런 것들에 대하여 '금기다' , '역겹다.'라는 생각은 들지않았습니다. 다만 이 영화가 조금 난해한 부분은 영화자체가 즐기는 영화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뜻을 쉽게 전하려는 의지가 전혀 안보이고 영화의 모든 요소가 네이버 리뷰에서 말하는 것처럼 모호한 경계에 서 있습니다. 선택은 언제나 우리의 몪이겠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어떤 결과일지 앞으로 먼 미래에 있을 새로운 생명의 창조나 금기의 파괴에 대해서 생각하면 생각만 해도 짜릿해집니다. 주절주절 평소에 쓰지않던 단어들까지 쓰려고 노력했더니 글이 길어져버렸네요. 이쯤에서 멋지게 글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