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윌 캐넌
출연 : 트레버 모건, 존 포스터, 루 테일러 푸치, 알렌 에스카페타
힘들고 지루한 어느 여름날
요즘 참 햇볕이 뜨겁습니다. 하루하루 시간은 안가고 지루하기만 한데 햇볕이 너무 뜨겁습니다. 편입준비 때문에 항상 맑고 깨끗한 순수한 청년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 저 이지만 요즘은 불쾌지수 때문에 죽을 맛 입니다. 사온 수박도 왕창 깨물어보고 땀 흘려서 운동하고 나서 시원하게 샤워도 해보지만 이 찝찝한 느낌 만큼은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 문제의 원인은 따로 있었습니다. 근 2개월 동안 이렇다 할 시간을 보내며 즐길 수 있는 여가생활 이라는게 딱히 없었고 공부에만 집중해 있던터라 마음이 싱숭생숭해져 있었나봅니다. 그래서 이런 저를 치료하고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장기간 공부에 집중하고자 다시 영화를 잡았습니다. 말씀드린적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선호하는 영화의 종류가 상당히 방대합니다. [원터스 본] 같이 영화자체의 재미보다는 배우의 연기에 빠져들어 영화자체에 빠져들어 느끼는것 보단 영화가 막장에 끝을 달리더라도 [마셰티] 같은 확실한 킬링타임용 영화를 좋아하죠, 그래서 저는 이번에 [브라더후드]를 손에 잡았습니다.
호기심, 의구심, 속도감
영화 [브라더후드]를 틀자마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중간정도는 하는 스릴러겠구나.."라구요. 그런데 첫장면부터 뭔가 범상치가 않습니다. 주인공 일행은 대학교의 남자만 들어갈 수 있는 동아리정도 되는 클럽에 가입하기 위하여 신고식을 치르고 있습니다. 종목은 '편의점털기'. 그 클럽의 창단년도인 1910년을 따와서 19달러 10센트를 금고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신입생들은 그저 어이없어 합니다. 선배가 먼저 시범을 보이고 한명 한명 편의점을 털기 시작합니다. 이 부분에서 카메라워크, 출연자들의 연기, 영화의 배경음악, 적절한 상황전개가 절묘하게 궁합이 맞으면서 굉장히 속도감 있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그 와중에 주인공 아담의 친구인 케빈의 차례가 오고 케빈은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편의점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갑니다. 이 신고식의 심산은 "용기시험"이었는데 편의점을 털지는 않고 편의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른 멤버가 돈을 쥐어주면 뒤편에 서있던 차로 돌아가 다른 신입생에게는 털었다고 얘기만 하면 되는거였죠, 뛰쳐나가는 용기를 시험했던 겁니다. 그런데 케빈은 그만 다른 편의점으로 도착해서 들어가버리고 ... 일은 꼬이기 시작합니다. 저는 슬슬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일이 어느정도 꼬이길래 편의점 강도정도로 시작하는걸까.. 하구요. 케빈은 가게로 들어가 헤드셋을 끼고 있는 점원에게 소리를 지르며 돈을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이 장면은 절대로 잊을 수 없습니다. 카메라 앵글이 바뀌면서 점원 앞에서 마치 묵음처리 된듯 총을 겨누고 소리치며 소리를 지로고 있는 케빈.. 소름돋더군요. 이후 일이 제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꼬이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말이죠.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
영화가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부터 영화의 속도감은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해결해야할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나씩 터지고 해결되는 사건하나 없이 일이 점점 커지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상당히 재미있는점이 또 있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상황이 전개되고 사건은 늘어만 가는데 이 모든걸 억지가 아닌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유기적으로 상황을 전개시킵니다. 보면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앞뒤가 잘 맞더군요. 그리고 이 영화의 속도감에는 협소한 공간도 상당히 일조를 합니다. 주된 장소가 클럽하우스, 편의점, 지하창고 정도인데 이런 공간에서 카메라 앵글이 정신없이 돌아다니니 이 영화에 몰입하지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습니다. 이미 터져버린 사건을 숨겨야하는 클럽회장의 입장에서 경찰친구가 갑작스럽게 찾아온다거나, 케빈의 누나인 여학생클럽의 회장이 찾아온다거나 해서 혹시가 김빠질지 모르는 관람자의 긴장감을 극도로 높혀줍니다. 다이내믹한 상황전개, 제한된 공간, 몰아치는 긴장감들이 이 영화의 속도감을 배가 시키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확실하게 몰입하게 만들어 [브라더후드]를 정신없이 쫓아 갈 수 밖에 없도록 하는거죠.
결국 결승점은 있었다.
뭔가 일이 계속 터질것 같던 이 클럽하우스에도 정적은 찾아옵니다. 결국 더 이상 숨길 수 없을만큼 일이 커지게 되자 아담이 결국 경찰에 신고를 해버리게 됩니다. 영화는 순간 급브레이크를 밣는 느낌입니다.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되는 느낌이죠, 빠릿빠릿하던 상황전개 라던가 긴장감 이라던가 이 영화를 만들어주는 구성요소들이 한 순간에 밥통에 김빠지듯 빠져버립니다. 확실한 끝맺음을 해주는거죠 저는 영화 마지막에 여운이 남는 영화를 좋아라하는데 이런 결말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보통 영화라는게 마지막엔 결말을 지어주는것으로 끝나는거니까요. 이 [브라더후드]라는 영화는 많이 알려지진 않은것 같습니다. 본 사람은 많을 수도 있겠지만 입소문을 타지 못하는거겠지요. 확실히 시각효과나 영화에서 다른 재미를 찾는 사람들에겐 지루하고 루즈한 내용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장르에 상관없이 영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라면 충분이 감탄하고도 남을 만한 내용이니까 말입니다. 근무시간에 짬내서 쓰는게 쉬운 일만은 아니군요. 쉬는 시간이 끝나기전에 마쳐야하는 이 압박감 저도 레이스를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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