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웃들의 공간/Park

[공원리뷰] 황당한 외계인 : 폴 - 언제나 나를 흥분하게 만드는 그들.

쭈니-1 2011. 6. 11. 21:25

 

 

감독 : 그렉 모톨라

출연 :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

 

 

라스트 나잇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며..

 

예전에 단체외출은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다지 볼만한 기대작들이 없었던 시점이었는데 [써커펀지], [라스트 나잇], [황당한 외계인 : 폴]이 후보에 올라 있었습니다. 저는 정말 [써커펀치]가 보고 싶었습니다. 뭔가 기대 이상의 무언가를 해줄것만 같아서 말이죠. 잔뜩 흥분에 있던 순간 저희가 볼 수 있는 시간대만 매진이 되어버리는 기현상이 벌이졌습니다.. 이게 영화였죠 그냥 뭐.. 저는 일단 [써커펀치]를 포기하고 [황당한 외계인 : 폴]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무려 제가 좋아하는 배우님들이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에다가 예전 [새벽의 황당한 저주]나 [뜨거운 녀석들]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기대가 되었죠. 문제는 선임이었습니다. [라스트 나잇]을 검색하자 나오는 '수중 알몸 키스신'... 결국... 팝콘을 들고 [라스트 나잇] 상영관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수중 키스신을 어디로 갔는지 증발해 버리고 뭔가 영화의 부분 부분이 많이 잘려나간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어수선한 편집의 [라스트 나잇]을 보고 약간은 실망했었습니다. 한탄하고 또 한탄했습니다. [황당한 외계인 : 폴]을 봤더라면 다들 재미있어 했을텐데.. 하지만 그렇게 허망하게 단체외출은 끝이 나버리고.. 그리고 오늘.. 드디어 기대하고 기대하던 이 두 사람의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알 수 없는 황당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라는 배우는 [새벽에 황당한 저주]라는 영화로 국내에서나 저에게 잘 알려진 배우들입니다. 닉 프로스트는 잘 모르겠지만 사이먼 페그 같은 경우에는 [스타트랙 : 더 비기닝]에 출연도 하고 [하우투 루즈 프렌즈]에서는 커스틴 던스트와 주연을 맡아주시는 수퍼파워까지 보여주시는 배우입니다. [미션 임파서블4]에도 출연이 확정 되어있더군요. 각설하고! 영화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친한 친구 사이인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는 미국에서 외계인 출현 성지순례 중 입니다. 일반인들에게 대충 알려진 로스웰이나 51구역 같은 곳을 돌아다닐 예정으로 여행을 하고 있던 중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폴이라는 외계인이 느닷없이 등장합니다. 그것도 걸쭉한 욕 한바지가와 함께.. 어찌어찌 서로의 사정을 알고 요원에게 쫓기는 신세까지된 두 친구는 자신들에게 닥친 새로운 모험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상한 점은 이 두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는 뭔가 가벼운것 같지만 가벼운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도 알 수 없는 무게감을 느꼈고 [뜨거운 형제들]에서도 알 수 없는 무게감을 느꼈습니다. [황당한 외계인 : 폴]에서도 저는 묘하게 가볍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됬습니다. 도무지 표현 할 수 가 없는 이 느낌은 지금 글쓰고 있는 사람으로써 상당히 당황스러운 시츄에이션이지만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무서운 영화]시리즈 처럼 황당무계한 개념없는 패러디로 사람을 패닉상태로 만드는 일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두 배우의 성격이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나오는데 딱 봤을때 사이먼 페그는 너무나도 진지해서 현실만 믿는 타입 닉 프로스트는 장난끼있고 뭐든지 받아들일 타입이지만 완전히 반대되는 성격으로 나옵니다. 닉 프로스트가 외계인에 대해서 겁먹는 장면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캐릭터에 변화 조차에서도 이들에게 알 수 없는 무게감과 에너지가 느껴지는건 개인적인 편애일까요? 개인적인 편애라 할지라도 저는 이 두 배우를 사랑해주고 싶습니다.

 

 

[황당한 외계인 : 폴]이 더빙판으로 나왔다면?

 

주연 캐릭터인 폴의 이야기를 안하고 넘어 갈 수가 없습니다. 과학탐사차원에서 지구에 왔지만 불시착으로 본의 아니게 폴이라는 애완견을 영면에 들게한 폴 가만히 두고 보면 평범한 외계인이 아닙니다. 외계인 자체에게 평범하다는 단어를 매치 시킨다는게 더욱이 이상한 일이지만  이 놈은 보통 상상하던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 그런 놈이 아닙니다.  일찍이 외계인의 환상을 깨버린 [콘헤드 대소동]이 있었지만 뭔가.. 어린때부터 봐오던 그런 친숙한 느낌의 외계인이 바로 폴 입니다. 욕을 입에 달고 살며 대마를 즐기고 출출할때는 커피와 베이글을 즐기는 범상치 않은 놈 입니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초능력으로 전달하는 능력과 상대방의 충격을 흡수함으로써 그것을 치료하는 능력 그리고 숨을 멈추면 투명상태가 되어버리는 능력을 가진 어찌보면 영락없는 외계인이지만 캠프장에서 소시지와 술, 춤을 즐기는 폴을 보면 안 웃을래야 안 웃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나 차에 치인 새를 살려주는 장면은 정말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이러한 폴을 보면서 생각난게.. 바로 여배우 김수미입니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유명한 배우기에 왠지 이 영화가 더빙판으로 나왔어도 감칠맛나게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상상해봐도 너무 웃긴 장면이네요^^.

 

 

이 기대감을 언제까지나 이어가고 싶다.

 

영화를 보다보면 작품선택을 잘한다 못한다를 떠나서 어떤 배우가 나옴으로 인해서 그 영화가 살아나는 경우가 있는것 같은데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의 경우가 그런것 같습니다. 사이먼 페그가 혼자 다니면서 외도를 한 경우엔 아니지만 이 두사람이 같이 한 작품은 언제나 저에게 휴식같은 존재 였습니다. 맘 놓고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제공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코미디 영화에 큰 흥미가 없는 저에게 항상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해주는 배우들이기까지 하니까요. [덤 앤 더머]나 [스타스키와 허치]처럼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두 배우는 저를 항상 기대하게 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아 진짜 웃기다"라고 말 할 수있는 영화를 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뭔가 기대 할 수 있는 배우가 있다는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참 값진 일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