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6년 영화노트

48+1 ★★★

쭈니-1 2011. 5. 27. 10:58

 

 

감독 : 원성진

주연 : 김명곤, 박상민, 전무송, 강미연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것은 어쩌면 영화 만들기에 수월할지도 모른다.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고정 팬들. 하지만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만화의 영화 만들기는 번번히 실패한다.

지금까지 이현세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공포의 외인구단]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만화 원작 영화들은 실패를 거두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간단하다. 만화보다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화는 어느 곳에서나 편히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반면 영화는 번거롭게 극장까지 가야하고 돈도 더 든다. 게다가 제한된 시간이 있으니 복잡한 스토리를 전개시키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스토리가 단순해 지거나 아니면 짧은 시간에 많은 분량의 만화 내용을 다 펼치다보니 복잡해진다. 어느 정도의 연출 실력을 가지지 않고서는 만화 원작 영화 만들기는 오히려 더 어렵다.

그런 면에서 원성진 감독은 만화 원작 영화 만들기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인기 만화가인 허영만의 [48+1]은 우리나라의 가장 대중적인 오락인 화투의 양면성, 즉 도박의 추악함과 도박에 인생을 건 사람들의 불쌍한 일생을 보여주며 많은 호응을 받았다.

원성진 감독 역시 이러한 내용을 살리며 영화적 재미를 덧붙이려고 노력한 흔적은 역력하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유일한 여주인공인 강미연의 베드신 연기가 그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투박함을 벗지 못했다. 홍콩의 도박 영화인 [지존무상], [정전자] 등이 화려함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것과 너무 비교된다.

결국 [48+1]은 홍콩의 도박 영화에 밀린 셈이다.

'차라리 만화책이나 빌려 보는 것이 낫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만화 원작 영화의 전형적인 영화이다.

 

 

1996년 2월 4일

VIDEO

 


 

2011년 오늘의 이야기

 

한국의 도박 영화하면 2006년 [타짜]가 개봉하기 전까지만 해도 [48+1]이 유일했습니다. 그것은 비극이죠. [48+1]은 결코 잘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었으니 제 기억 속의 한국의 도박 영화라면 '재미없는 영화'라는 인식이 박혀 버린 것입니다.

탄탄한 원작과 연기파 배우인 김명곤, 그리고 당시 [장군의 아들]의 흥행 성공으로 최고의 인기 배우로 등극한 박상민을 캐스팅했으면서도 영화가 이 정도이면 감독의 연출력을 탓해야 할지도... 이 영화의 감독인 원성진은 1997년 [표류일기]라는 어린이 영화를 만든 이후 조용히 영화계를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