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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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인 닥터 바. 그는 다이아나라는 여환자와 면담중이었다. 그녀는 과거 의붓아버지에게 당한 성폭행의 충격으로 매일같이 같은 악몽을 꾸며 시달린다.
닥터 바는 다이아나의 권유로 그녀의 언니인 헤더를 만나고 뜨거운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헤더의 남편인 지미는 경찰에서도 수사를 하고 있는 악명 높은 폭력배였다.
그러던 어느날 알콜발작증이 있는 헤더는 20%의 알콜이 함유되어 있는 감기약을 과다복용하고 지미를 살해한다. 법정에 선 헤더는 닥타 바의 도움으로 풀려나고 그 대신 2개월간 보양소에 수감된다.
헤더의 무죄를 믿던 닥터 바는 변호사에게 그녀가 지미의 죽음으로 엄청난 부를 획득했다는 것과 다이아나의 꿈 이야기는 모두 거짓이며 헤더가 그에게 접근하기 위해 꾸민 짓이란걸 알아낸다.
닥터 바가 사실을 알아낸 것을 눈치챈 헤더는 그의 목숨을 위협하고 닥터 바는 교묘하게 헤더가 보험금을 못타도록 조치한다.
이에 분노한 헤더는 보양소를 탈출하고 평소에 닥터 바를 증오하던 헤이슨 경감에게 지미를 죽인 것이 닥터 바라는 거짓 증거를 넘겨 주려한다.
이 사실을 알아낸 닥터 바는 겨우 위기를 모면하지만 헤더의 광기는 시작되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여진다.
낡은 종탑 위에서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전 속에 헤더는 떨어져 죽고 닥터 바는 위기를 모면한다. 그러나 다이아나는 언니인 헤더의 뒤를 이어 광기에 어린 눈을 비추고 영화는 끝을 맺는다.
[양들의 침묵]의 히트에 이어 나온 심리 공포물. 그러나 내가 보기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라치드 기어와 킴 베이싱어라는 스타급 연기자들이 열연했지만 치밀함이 부족했고, 다이아나의 광기 어린 눈을 비취준 라스트 장면은 마치 [양들의 침묵]을 그대로 본딴 듯 했다.
[최종분석]은 정신과 의사인 아이작과 헤더의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반부에서 정신과 의사인 아이작은 헤더의 동생 다이아나를 치료하다 헤더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고 알콜발작증으로 남편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죽이게 된 그녀를 도와 무죄에 가까운 판결을 받게 해준다.
이 부분에서 헤더는 연약하고 가여운 여인, 남성의 사랑을 받을 만한 매력이 있는 성적 대상물로서의 여자로 부각된다.
후반부에서는 반전이 일어난다. 헤더는 영상의 이미지에서는 두려움의 존재인 마녀로 처리되고 내러티브상에서는 음모를 꾸며 남편을 죽이고 그 범죄의 책임을 아이작에게 미루는 표독하고 교활하며 강한 여성으로 표현된다.
정신과 의사인 아이작은 이 상황을 잘 타개해가는데 냉정한 분석과 그에 의한 대처로 헤더를 제압하고 무사히 살아남으며 헤더는 그와 싸우는 도중 높은 등대에서 떨어져 죽게 되고 다시 평온하고 일상적인 생활로 그들은 돌아간다.
그러나 후반부에서도 연약하게 부각되고 있는 헤더의 동생 다이아나는 마지막 씬에서 살아남은 마녀로서 남성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다.
[최종분석]에서 아이작의 계획은 헤더의 계획보다 상대적으로 관객들에게 더 드러나있는데 관객은 아이작의 계획의 논리성에 은연중 감탄하게 된다. 헤더가 비록 함정을 팠다고는 하나 그 함정은 보다 치밀하고 보다 논리적인 아이작의 계획에 의하여 오히려 자신의 그물로 변화된다. 즉 여자 주인공 헤더는 남자의 세계에서 종속적인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을 강한 여자, 스스로 계획하고 그 계획에 따라 능동적으로 움직여 나가는 주체로서 부각시키나 그녀의 계획은 아이작의 계획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고 치밀하거나 논리적이지 않고 오히려 뭉뚱그려져 있다.
결국 [최종분석]은 서양적 세계관인 남성적 세계관을 관객의 편으로 만들고 있는 남성적 질서에서 벗어난 여성을 마녀의 이미지로 처리하여 위험한 인물로 처리하는 인간(남성)학적 잠에 빠져 있는 기존 남성 영화의 일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진수(영화 평론가)
2011년 오늘의 이야기
리차드 기어와 킴 베이싱어, 그리고 우마 서먼까지... 지금 와서 보면 정말 초호화 캐스팅이 빛나는 스릴러 영화입니다.(하지만 당시에는 우마 서먼은 거의 무명에 가까운 여배우였습니다.) 지금은 꽤 재미있게 봤던 스릴러 영화로 기억하고 있는데, 막상 영화를 봤던 당시에는 [양들의 침묵]의 아류작 정도로 판단했었나봅니다.
그리고 뒤의 글은 제 글이 아닌 이진수라는 영화 평론가의 글인데, 제 영화 노트에 영화 평론가의 글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것을 보니 당시에 이 글이 제겐 꽤 공감이 되었었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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