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1년 아짧평

[타운] - 충분히 [히트]와 비견할만 하다.

쭈니-1 2011. 2. 5. 16:07

 

 

감독 : 벤 애플렉

주연 : 벤 애플렉, 레베카 홀, 제레미 레너, 존 햄

 

 

벌써 설 연휴가 이틀 밖에 안남았다.

 

토, 일요일과 맞물려 이번 설은 무려 5일 간의 연휴였습니다. 여름 휴가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긴 연휴를 맞이해 본 적이 없는 저는 이번 설 연휴동안 극장에서 영화를 최소한 두 편 이상 보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웠지만 설 연휴가 이제 겨우 이틀 남은 이 시점에서 돌이켜보니 공허한 계획이었습니다.

설 연휴 기간 내내 술가 함께 시작해서 술과 함께 끝내다보니 영화보러 갈 시간도, 갈 체력도 남아 있지 않네요. 그래도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는 생각에 소주 한 잔 거하게 걸치고 [타운]을 봤습니다.

 

벤 애플렉의 감독 작품

 

한때 할리우드 배우들이 너나 할 것없이 감독으로 데뷔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카데미도 그러한 현상에 부채질을 했는데 케빈 코스트너의 [늑대와 춤을], 멜 깁슨의 [브레이브 하트] 등은 아카데미를 석권하며 배우의 감독 데뷔는 유행처럼 번져 나갔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그런 유행은 급속도로 사라져갔고, 몇몇 배우들이 여전히 메가폰을 잡았지만 비평은 물론 흥행에서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이가 있으니 바로 벤 애플렉입니다. 그는 2007년 [곤 베이비 곤]을 통해 감독 데뷔를 한 이후 [타운]으로 벌써 두번째 연출작을 내놓았습니다. [곤 베이비 곤]은 흥행에서 실패했지만 비평가들에게 꽤 좋은 평가를 얻어냈으며, [타운]은 3천7백만 달러의 제작비로 미국에서만 1억 달러가 육박하는 흥행 수입을 올리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타운]을 향한 평론가들의 평도 좋은 편인데 제레미 레너는 이번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범죄 스릴러의 재능을 발견하다.

 

이렇게 벤 애플렉의 연출 작품을 눈여겨 봐야하는 이유는 그의 이력 때문입니다. 그는 [아마겟돈], [진주만], [데어데블]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잘 알려진 스타급 배우이지만, 사실 그가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은 것은 그의 절친인 맷 데이먼과 함께 각본과 주연을 맡았던 [굿 윌 헌팅]입니다.

[곤 베이비 곤]과 [타운]도 벤 애플렉이 직접 각본을 썼는데, 그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정확히 꿰뚫어 본 듯 합니다. 그것은 바로 범죄 스릴러입니다. [곤 베이비 곤]도 그러하고 [타운] 역시 범죄 스릴러입니다.

범죄마저 대물림되는 미국 최대의 범죄 도시 보스톤을 배경으로 하여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은행 강도가 되었지만 자신의 운명과도 같은 이 글레에서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타운]은 꽤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충분히 [히트]와 비견할만 하다.

 

이렇게 보스톤을 배경으로한 범죄 스릴러 [타운]은 [히트]와 비교되는 영광을 획득합니다. 마이클 만 감독의 연출력과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의 연기 대결이 돋보였던 [히트]는 아직도 범죄 스릴러의 걸작으로 평론가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영화인데 벤 애플렉의 영화인 [타운]이 바로 그러한 [히트]와 비교되는 것입니다.

[타운]은 그 만큼 시가전의 사실 적인  묘사와 범죄의 사슬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의 슬픈 운명을  꽤 진솔하게 담아냅니다.

특히 [히트]에서 애슐리 주드의 연기가 빛이 났듯이 [타운]에서도 레베카 홀이라는 매력적인 여배우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의 정체를 알고 괴로워 하는 그녀의 연기는 [타운]을 더욱 애절하게 만듭니다.

벤 애플렉의 연출력이 빛나는 [타운]은 앞으로도 그의 연기 뿐만 아니라 연출작으로써도 충분히 주목할 만 하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려주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