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1년 아짧평

[앤트 불리] - 구정특선영화로 유일하게 건진...

쭈니-1 2011. 1. 3. 13:00

 

 

감독 : 존 A. 데이비스

더빙 : 자크 테일러 아이젠, 줄리아 로버츠, 니콜라스 케이지, 메릴 스트립, 폴 지아매티

 

 

2011년 1월 1일 오전에 우연히 영화를 보다.

 

언제나 그렇지만 2011년의 새해 첫날도 어김없이 웅이가 먼저 일어나 혼자 TV도 보고, 책도 읽다가 9시가 넘으면 저와 구피가 자는 침대로 올라옵니다. 그리고는 볼멘 목소리로 '도대체 언제 일어날거예요?'라며 휴일날 늦잠을 자려는 저희 부부를 억지로 깨워 놓았습니다.

졸린 눈을 비비고 억지로 일어나 거실의 쇼파에 온 몸을 던진 저는, 심심하다고 노래를 부르는 웅이를 조용히 시키기 위해서 웅이가 집중하며 볼 만한 TV프로를 찾다가 어느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하는 [앤트 불리]라는 애니메이션을 발견해냈습니다. 

'그래, 이 영화라면 웅이가 날 좀 내버려둘지도 몰라.'라는 한가닥 희망을 갖고 틀어놓은 [앤트 불리]. 그런데 저 역시 이 영화를 보지 못했던터라 결국은 웅이와 함께 열심히 영화를 보고 말았습니다.

 

왕따 소년의 개미생활 탐구

 

사실 [앤트 불리]는 영화의 초반부터 어떻게 흘러갈지 눈에 훤히 보이는 영화였습니다. 덩치가 작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던 루카스(자크 테일러 아이젠). 그는 그 화풀이를 개미들에게 해대고, 이에 위협을 느낀 개미들은 개미 나라의 마법사 조크(니콜라스 케이지)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종용합니다. 이에 조크는 마법의 약을 만들어 루카스를 개미만한 크기로 줄어들게 합니다. 개미들에게 납치당한 루카스. 개미의 여왕(메릴 스트립)은 루카스에게 개미들의 생활 방식을 배우라고 명하고 루카스는 착한 개미인 호바(줄리아 로버츠)의 도움으로 점차 개미 생활에 적응하게 됩니다.

정확히 영화의 초반 10여분을 보고도 루카스가 개미의 나라에서 무엇을 배울 것이며, 영화의 후반에는 어떤 위기가 닥쳐올 것인지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영화를 본 것은 디즈니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워너 브라더스 애니메이션의 독특한 그림체 덕분인데, 굳이 비교를 하자면 픽사의 [벅스 라이프]보다는 드림웍스의 [개미]를 닮아,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길들여진 제겐 특이해보이더군요.

 

웅이에게 교훈적인...

 

게다가 이런 미국 애니메이션이 부모 입장에서 좋은 점은 꽤 교훈적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요즘 아이들이 조금 과격합니다. 동물들을 괴롭히고, 곤충들을 죽이고, 아니 요즘 아이들이라고 하면 안되겠네요. 저 역시 어린 시절 잠자리를 잡아 잠자리의 꼬리를 묶어 놓고 풍선처럼 들고 다녔으며, 개미들을 괴롭혔고, 장수하늘소와 땅강아지(요즘은 볼 수 없지만)를 잡기위해 동네를 휘저었으니까요.

물론 그러한 행동은 한때일 수도 있지만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어린 나이에서부터 가르쳐주지는 것이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웅이는 [앤트 불리]를 재미있게 봤고, 아마 개미를 괴롭히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이미 웅이는 잠자리를 잡으면 잠자리가 죽기 전에 다시 놓아줍니다. 잠자리가 불쌍하다면서...)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교훈적인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려 하는 것일 겁니다. [앤트 불리]가 딱 그런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