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브래드 페이튼
더빙 : 제임스 마스던, 닉 놀테, 배트 미들러
2001년 여름의 [캣츠 앤 독스]
2001년 여름에 한 편의 독특한 첩보 액션 영화가 개봉하였었습니다. 제목하여 [캣츠 앤 독스]였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겠지만 개와 고양이가 주인공인 영화였습니다. 사실은 개와 고양이가 인간을 능가하는 고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었고, 개는 그 신분을 숨기고 인간을 지키는 임무를... 고양이는 인간을 지배하려는 야망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설정되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서로 앙숙 사이인 개와 고양이의 관계를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로 첩보 액션 영화의 소재로 이용한 것입니다.
당시 [캣츠 앤 독스]는 미국에서 2천1백만 달러가 넘는 흥행 수입으로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박스오피스 성적 9천3백만 달러, 전세계 성적은 2억 달러가 넘으며 제작비 6천만 달러를 상회하는 꽤 짭짤한 흥행 수입을 올렸습니다.
2010년 여름의 [캣츠 앤 독스 2]
그리고 10년이 지났습니다. 아이디어가 고갈난 할리우드는 영화화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 오래 전 종영된 드라마, 다른 나라의 영화 등 할 것 없이 마구잡이로 영화화 작업에 착수하였으며, 그들의 눈에 10년 전 그래도 짭짭한 수입을 올렸던 [캣츠 앤 독스]가 들어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해서 10년 만에 만들어진 [캣츠 앤 독스 2]는 8천5백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갔으며 미국에서는 여름 시즌에 야심차게 개봉하였습니다. 하지만 개봉 첫 주 흥행 성적은 1천2백만 달러로 6위에 그쳤고, 미국에서 최종 흥행 성적은 4천3백만 달러, 전 세게적으로도 1억1천만 달러를 벌어 들이며 전 편의 흥행 성적에 절반 밖에 기록하지 못했고, 제작비도 회수 하지 못한 채 쫄딱 망하고 말았습니다.
10년 만의 컴백... 도대체 뭘 업그레이드한 것인가?
2001년 [캣츠 앤 독스]를 봤던 저는 그런대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일단 개와 고양이가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최첨담 장비를 가지고 있는 특수한 기관의 소속이라는 점에서 참 기발하다는 생각을 했었고, 007 제임스 본드 영화를 방불케하는 그들의 액션을 가볍게 즐길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캣츠 앤 독스 2]는 어떤가요? 일단 기본 설정 자체는 1편을 고스란히 가져온 것이기에 1편에서 느꼈던 기발함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모든 속편영화의 한계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스토리 라인이 좀 더 짜임새있게 발전된 것도 아닙니다. 가장 큰 기대를 했던 특수효과 역시 8천5백만 달러가 도대체 어디에 썼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기대 이하였습니다. 영화를 보며 도대체 뭘 믿고 10년 만에 컴백한 것인지 알 수가 없더군요.
기발함은 없고 패러디만 있다.
[캣츠 앤 독스]가 2001년 여름 시즌에 개봉해서 그래도 짭짤한 흥행 수입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기발함이었습니다. 하지만 [캣츠 앤 독스 2]에는 그러한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할리우드 속편영화가 항상 그러하듯이 물량 공세로 나갔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캣츠 앤 독스 2]가 취한 전략은 값싼 패러디였습니다.
영화의 오프닝은 007 제임스 본드 영화의 오프닝을 연상하게 만들었고, 위성을 이용하여 개를 마치게 만들어 인간과 개의 사이를 떨어뜨려 놓고 인간을 고양이의 노예로 만들겠다는 키티는 [배트맨]의 조커와 닮았습니다.(특히 흉칙한 외모를 갖게 된 사연...) 1편의 악당이었던 팅클스가 등장하는 장면은 [양들의 침묵]에서 렉터 박사의 등장과 흡사합니다.
이런 어정쩡한 패러디를 펼치며 10년 만에 컴백한 [캣츠 앤 독스 2]... 참 아쉬운 것이 기왕 컴백하려면 무엇 하나만이라도 전편을 능가해야 할텐데... 전혀 그런 것이 보이지 않으니 정말 '도대체 왜 컴백한거니? 관객에 만만해 보이니?'라고 묻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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