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님로드 안탈
주연 : 애드리언 브로디, 토퍼 그레이스, 앨리스 브라가, 로렌스 피시번
이번엔 선택을 잘못했다.
어제는 [황해]가 개봉하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웅이와 놀아주고 나니 시간은 오후 9시가 훌쩍 넘었고, 목동 메가박스의 시간표를 확인해보니 [황해]는 오후 10시 10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영화가 끝나는 시간이 새벽 1시네요. 알고보니 [황해]의 러닝타임이 무려 2시간 40분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황해]를 기대하고 있지만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입장에서 새벽 1시까지 영화를 보고 집에 들어와 씻고 새벽 2시 정도에 잠자리를 들 생각을 하니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황해]의 영화 관람은 다음날로 미루고(오늘 9시 5분에 볼 예정입니다.) 편안하게 집에서 영화 한 편보자는 마음으로 [프레데터스]를 선택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전날 [더 도어]를 보며 대만족을 했기에 [프레데터스]도 [황해] 관람을 하루 미룬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재미난 영화이기를 바랬는데 솔직히 [프레데터스]는 실망스러웠습니다.
프레데터 부활하다.
[프레데터스]의 원조는 존 맥티아난 감독의 1987년작 [프레데터]입니다. 당시 [터미네이터], [코만도]의 흥행 성공으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액션 스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던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중남미의 정글에서 끔찍한 외계 생명체 '프레데터'와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대성공을 가두었고, 이후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물론 존 맥티아난 감독 역시 [다이하드], [붉은 10월]을 연달아 감독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프레데터]는 1990년 2편이 제작되었지만 관객들의 차가운 냉대 속에서 그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하지만 2004년 [에이리언 VS 프레데터]가 개봉하며 화려하게 부활하더니 2007년엔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가, 그리고 드디어 2010년 [프레데터스]로 완벽하게 부활한 셈입니다.
원작을 못 봐서 그런가?
사실 저는 [프레데터]를 보지 못했습니다. 1980년대에 저는 홍콩 느와르 영화에 빠져 있어서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거든요.(그래서 [코만도], [람보] 등 80년대를 대표하는 할리우드 액션 영화를 모두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전 [프레데터스]가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몇 명의 선택되어진 사람들이 낯선 행성에 끌려와서 '프레데터'들의 사냥감이 된다는 내용을 가진 이 영화는 제가 보기엔 아주 단순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B급 액션 영화에 불과했습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쟤네들이 가장 먼저 죽을거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살아 남는 얘들은 바로 쟤네들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어쩜 그리도 딱딱 들어 맞던지... 게다가 화면 자체가 너무 어두워서 극장이 아닌 집에서 영화를 보기에 부적합한 영화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몇몇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몇몇 어이없는 장면들.
그렇다고 전혀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연기파 배우인 애드리안 브로디가 연기한 로이스라는 캐릭터는 꽤 매력적이더군요. 동료들을 미끼로 자신을 사냥하려고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그 정체를 밝혀내는 냉혹함과 의외로 잘 어울리는 액션 연기를 보며 그가 과연 [피아니스트]의 그 배우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오랫동안 지옥같은 행성에서 '프레데터스'를 피해 숨어 지낸 놀랜드(로렌스 피시번)라는 캐릭터도 꽤 흥미러웠습니다.
하지만 에드윈(토퍼 그레이스)의 행동이 눈에 뻔히 보였고, 후반부에 펼쳐지는 야쿠자와 /프레데터스'의 난데없는 칼싸움 장면은 이 영화가 혹시 일본 자본이 투입된 영화가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어이없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속 편을 예고하면서 끝나던데... 로이스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축해 놓았으니 그를 이용한다면 속 편은 꽤 즐길만한 B급 SF공포영화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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