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세르지오 파블로스, 크리스 르노드, 피에르 코핀
더빙 : 스티브 카렐, 제이슨 세걸
웅이... 열광하다.
[슈퍼 배드]가 개봉했던 지난 9월.... 저는 웅이에게 [슈퍼 배드]보러 가자고 졸랐습니다. 하지만 웅이의 반응은 시큰둥했고, 그렇게 저는 [슈퍼 배드]를 극장에서 놓쳤습니다.
지난 일요일, 학교 숙제에 지친 웅이를 위해 집에서 [슈퍼 배드]를 봤습니다. 처음 웅이의 반응은 '심심한데 한번 보지 뭐.'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웅이의 두 눈빛은 초롱초롱해지더니,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였어요? 아! 극장에서 봤어야 하는데...'라며 아쉬워 하네요.
두 부자가 영화에 빠져 있는 사이에 안방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했던 구피에게 웅이는 '엄마도 꼭 보세요.'라며 적극 추천까지 했습니다. 이 영화 덕분에 웅이는 일요일의 마무리를 즐겁게 할 수 있었답니다.
웅이를 사로 잡을 수 있는 비결은?
과연 웅이가 이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귀여운 캐릭터 덕분입니다. 주인공인 그루(스티브 카렐)의 캐릭터가 처음엔 비호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자꾸 보다가 보니 점점 호감으로 바뀌더군요. 악당이라고 할 수 있는 벡터(제이슨 세걸)도 그다지 미운 캐릭터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영화의 감초 역할을 했던 미니언은 최고였습니다. 그 수 많은 미니언들이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며 엉뚱한 웃음을 안겨줄 때 웅이는 물론 저 역시도 유쾌한 웃음을 지을 수가 있었습니다.
영화의 스토리 라인도 심각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가벼움에 유쾌한 결말까지 갖고 있으니 어린 웅이가 부담없이 즐겁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영화였던 셈입니다.
악당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
그렇다면 어른인 전 [슈퍼 배드]를 어떻게 보았을까요? 일단 저 역시 유쾌하게 보았습니다. 우선 이 영화를 보게 된 동기인 '웅이를 즐겁게 하라.'는 미션이 완벽하게 수행되어 좋았고, 부담없는 영화의 스토리 라인은 전날 친구들과 송년회를 하느라 무리했던 제게도 안성마춤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부정적으로 본다면 너무 부담이 없었다는 점에서 약간 심심했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악당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시작은 독특했는데, 그러한 악당의 집에 어린 아이 셋이 입양되며 스토리 라인은 예정된 수순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밟아 나가더군요.
그루가 점점 나쁜 놈에서 착한 놈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며 겉으로는 '하하호호'웃으며 즐겼지만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악당이 주인공이라는 이 영화의 독특한 설정이 점점 사라지는 것만 같아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슈퍼 배드]는 어른인 제가 즐기라고 만든 영화가 아닌 아이인 웅이가 즐기라고 만든 애니메이션인것을... 결국 악당인 구루가 착한 놈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러한 어른 관객들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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