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후안 호세 캄파넬라
주연 : 리카르도 다린, 솔레다드 빌라밀
아르헨티나 영화는 관심이 없지만...
인정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우리 상업영화와 할리우드의 제도권 영화만 너무 편식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 독립 영화들과 비할리우드 영화들에 대해서는 보지도 않았고,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2010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엘 시크레토 : 비밀의 눈동자] 역시 그러했습니다. 이 영화는 아르헨티나 영화이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한 네티즌들의 호평이 이어졌고, 대강적인 스토리 라인으로 유추해 본다면 제가 좋아하는 스릴러 장르의 영화라서 [엘 시크레토 : 비밀의 눈동자]는 한번 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가끔 비할리우드권 영화중 스릴러 영화는 제 마음을 사로 잡은 적이 몇 번 있었거든요.
스릴러 영화로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하지만... 일단 속았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의 영화라고 하기엔 그 구성이 상당히 허술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의 직원이 25년 전 자신이 담당했던 아름다운 여성의 강간 살인 사건을 회상하며 진행되는 이 영화는 강간 살인 사건의 범인은 너무나도 어처구니없이 추리되고 잡힙니다.
세상에... 몇 장의 사진만으로 범인을 유추하다니... 게다가 범인이 자신의 범죄를 자백하는 과정 역시 참 허술한데...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범인을 약올리는 것만으로 자백을 받아내는 것을 보며 영화를 보는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스릴러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영화의 스토리 라인은 완벽하게 스릴러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영화는 스릴러의 치밀함에는 애초부터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마지막 반전을 통해 한 남자의 애절한 사랑과 그로 인하여 용기를 얻는 주인공의 사랑을 담아내고 있을 뿐입니다.
처음부터 스릴러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주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제가 스릴러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갖지 않고 이 영화를 봤다면 어쩌면 마지막 반전이 가져다주는 사랑을 잃은 한 남자의 애절한 복수가 마음에 와닿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스릴러 영화로써 [엘 시크라토 : 비밀의 눈동자]를 감상했고, 그 결과 마지막 반전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으며, 그로인하여 마지막 반전이 가져다주는 감동 또한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스릴러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고 반전 따위는 예상하지 않으며, 그냥 단순하게 이 영화를 감상했다면 어땠을까요? 어쩌면 다른 분들처럼 이 영화에 높은 점수를 줬을지도 모르죠. 결국 제가 본 [엘 시크레토 : 비밀의 눈동자]는 제게 스릴러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주는 바람에 이 영화의 장점인 멜로의 재미도 잃어버린 그런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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