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배리 레빈스
주연 : 마이클 더글라스, 데미 무어
'남자가 여자에게 성희롱을 당한다?' 이 엉뚱한 생각을 해낸 이는 바로 [쥬라기 공원]의 원작자 마이클 크라이튼이다. 그는 '성희롱'은 권력에 관한 문제이다'라며 지위가 상승한 여자들을 조심하라며 남성들에게 경고한다. 하긴 여성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할리우드 영화의 상당한 발전이기도 하다.
여성에게 성희롱을 당한 비련(?)의 남주인공은 바로 마이클 더글라스이다. 우습게도 그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 [위험한 정사]에서는 바람한번 잘 못 피우다 글렌 클로즈에게 호되게 당했다. [원초적 본능]에서는 샤론 스톤에게 내내 당하더니만 이제 데미 무어라니...
액션스타 브루스 윌리스의 아내로도 더 잘 알려진 데미 무어는 아직은 매력적인 몸매를 드러내며 악녀 역을 잘 소화해 내었다.
그러나 세기의 이야기꾼 마이클 크라이튼은 여기에서 이야기를 끝내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의 진짜 볼거리는 컴퓨터의 새로운 기술 개발을 응용한 최첨단 영상이다. 관객은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가상현실을 체험하게 되는데 그것은 매력적인 경험이다. 가상현실 안에서의 긴박감 넘치는 데미 무어와 마이클 더글라스의 정보 싸움은 이 영화에서는 두 사람의 정사씬 이후의 두 번째 하이라이트이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답게 끊임없이 관객에게 재미를 안겨준다. 그러나 마이클 크라이튼은 하필 여성관객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고 말았다. 영화는 예상대로 정의의 편인 마이클 더글라스의 완벽한 승리로 끝났고, 크라이튼은 여성 독자를 의식해서인지 두가지의 여성에 대한 결말을 내린다. '10년 후 이 회사를 사기 위해 다시 오겠다'며 떠난 악녀 데미 무어의 위험성과 새롭게 부사장으로 선임되는 또 다른 인자한 중년 여성의 모습. 결국 데미 무어는 패했지만 여성은 승리했다. 과연 크라이튼은 여성의 사회 진출을 환영하는 것일까? 두려워 하는 것일까?
1996년 1월 8일 VIDEO
2010년 오늘의 이야기
상당히 인상 깊게 본 스릴러 영화였습니다. 당시에는 [쥬라기 공원]의 흥행 성공으로 마이클 크라이튼 원작의 소설이 영화화되는 것이 유행이다시피 했는데 [쥬라기 공원 시리즈]와 [폭로] 외에도 [떠오로는 태양], [콩고], [13번째 전사] 등 90년대 후반까지만해도 거의 매년 개봉했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 데미 무어를 브루스 윌리스의 아내라고 소개했는데 데미 무어와 브루스 윌리스는 1987년 결혼하였으나 2000년에 공식 이혼하였습니다. 데미 무어는 2005년 16살 연하인 애쉬튼 커처와 결혼하며 다시한번 이슈를 만들어 냈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 저는 이 영화를 사회에 진출한 여성을 향한 남성들의 공포심으로 보았네요. 만약 지금 봤다면 그냥 재미있는 스릴러 영화로 봤을지도 모르는데... 15년 전 저는 영화를 조금 심각하게 보는 편이었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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