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6년 영화노트

비포 더 레인(Before The Rain) ★★★★1/2

쭈니-1 2010. 12. 2. 21:57

 

 

감독 : 밀초 만체브스키

주연 : 그레구와레 콜랭, 라데 세르베치야

 

 

94 베니스 영화제 그랑프리외 7개 부문 수상.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보스니아 내전. 신문이나 뉴스에서 전해듣는 그곳의 참혹한 현실은 이제 우리가 풀어나가야할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마케도니아 출신인 만체브스키 감독은 영화를 통해 세계에 보스니아의 심각한 현실을 전하고 있다.

이 영화는 3가지 에피소드로 나누어져 있다. 첫번째 이야기인 [언어]. [언어]는 아름다운 마케도니아의 자연과 수려한 영상미로 그려져 있다. 그리스 정교 수도사 키릴과 알바니아의 당돌한 소녀 자미라의 사랑은 자미라가 그리스 정교를 믿는 신부와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어처구니없이 가족에게 살해되며 막을 내린다.

두번째 이야기인 [얼굴]. [얼굴]은 [비포 더 레인]의 3가지 에피소드중 가장 상업성을 띈다. 영국인 사진 편집인 앤과 그의 가정적인 남편 닉. 그리고 마케도니아 출신의 사진작가 알렉산더의 삼각관계가 그려진다. 택시안에서의 앤과 알렉산더의 러브씬 등 관객에게 부담없는 내용이 펼쳐진다.

세번째 이야기인 [사진]. [사진]은 3가지 에피소드중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영화의 주제가 바로 [사진]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16년 만에 마케도니아에 돌아온 알렉산더와 그의 옛 애인인 알바니아인 한나. 알렉산더는 한나의 딸인 자미라를 구하기 위해 사촌의 총에 쓰러진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첫번째 에피소드인 [언어]로 넘어간다. 그러나 두번째 에피소드인 [얼굴]에서 [언어]의 마지막 장면이 사진으로 출현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원은 둥글지 않다'라는 [언어]에서의 한 수도사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결국 이 이야기는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살인과 복수 그리고 타국의 무관심. 만체브스키 감독은 [사진]의 에피소드를 통해 희생과 화해를 강조하고 있다.

 

 

1996년 1월 2일 VIDEO

 

 

 


 

 

2010년 오늘의 이야기

 

눈썰미가 좋은 분이라면 1996년 1월 2일에 본 영화가 무려 세 편이나 된다는 점을 눈치챘을 것입니다. 아마도 당시엔 신정도 구정과 마찬가지로 3일 휴일이어서 휴일날 할 일이 없던 제가 비디오를 잔뜩 빌려 하루종일 영화만 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멜로 [구름 속의 산책], 에로 [델타 비너스], 영화제용 [비포 더 레인]이라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골고루 봤다는 점입니다. 요즘은 제가 영화 편식이 좀 심한 편이긴 하지만 당시엔 제법 영화제용 영화도 챙겨보는 등 영화를 장르별로 골고루 볼려고 노력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