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조단 스코트
주연 : 에바 그린, 주노 템플, 마리아 발버데
누구라도 그녀에게 빠져들었을 것이리라.
사실 제가 [크랙]을 보고자 했던 이유는 포스터에서 강렬한 눈빛을 마구 마구 제게 쏘고 있던 에바 그린의 매력적인 모습 때문입니다. [007 카지노 로얄]에서 제임스 본드의 연인으로 출연하여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해 제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줬던 에바 그린. 전 그녀를 보기 위해서 기꺼이 2시간을 투자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예상대로 에바 그린의 매력은 정말 빛납니다. 1930년대 영국의 외딴 여자 기숙사 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에바 그린이 맡은 캐릭터는 자유분방한 영혼을 가진 다이빙 교사 미스 G입니다. 숨이 막힐 정도로 엄격한 규율을 자랑하는 이 곳에서 학생들이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었던 그녀는 아름다움과 자유로움, 그리고 카리스마를 앞세워 영화의 초반을 압도해 나갑니다. 제 개인적으로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로빈 윌리암스)과 맞먹는 매력을 미스 G에게서 느꼈습니다.
아주 작은 균열
그런데 스페인 귀족 출신인 피아마(마리아 발버데)가 전학오며 아주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다른 학생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매혹적이며 똑똑하기까지한 피아마. 미스 G는 그런 피아마에게 서서히 매료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피아마는 미스 G의 숨겨진 정체를 알고 있었습니다. 미스 G가 학생들에게 자랑삼아 했던 모험담은 어느 베스트샐러의 이야기이며, 미스 G 역시 학교라는 작은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련한 한마리 새와도 같다는 것을...
자신들이 존경하는 미스 G의 사랑을 독차지 했으면서도 그런 미스 G에게 차갑게 대하는 피아마가 못마땅한 디(주노 템플)는 피아마에게 학교를 떠날 것을 요구하지만 사실 피아마 역시 갈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게 서로 엇갈린 그들의 사랑은 결국 안타까운 파국을 맞이하게 됩니다.
에바 그린... 앞으로 넌 나의 여신이다.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딸이자 토니 스코트 감독의 조카인 조단 스코트의 고풍스러운 연출은 영화를 보는 내내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직전인 1930년대의 영국으로 절 안내했습니다. 매혹적이지만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하기도 한 이 영국의 기숙사 학교는 자유롭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던 영화 속 캐릭터들의 안타까운 외침과 그로 인한 비극을 한 편의 그림과도 같이 아름답게 완성해냅니다.
특히 에바 그린의 연기는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완벽했는데 영화의 초반 그녀는 너무나도 완벽한 아름다움과 자유로움을 과시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점점 그녀의 아름다움과 자유로움이 허세였음이 드러나고, 결국 그 허세를 감추기 위해 무너져 버립니다.
영화의 후반 헝크러진 눈빛으로 피아마를 부여잡던 그녀의 모습에서 어떻게 같은 여자에게서 저렇게 상반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그녀가 출연하는 영화는 일단 봐야 할 것 같다는 강한 예감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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