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M. 나이트 샤말란
주연 : 노아 링어, 데브 카렐, 잭슨 라스본, 니콜라 펠츠
기대작이었단 말이다.
제가 아무리 열심히 극장에서 영화를 챙겨본다고 해도 1년동안 개봉하는 모든 기대작들을 극장에서 보는 것은 아닙니다. 항상 아쉽게 놓치는 영화가 생기기 마련인데 [라스트 에어벤더]가 바로 그런 영화중 하나입니다.
[라스트 에어벤더]를 기대했던 이유는 일단 장르가 판타지 영화이고, 감독이 [식스센스]의 M.나이트 샤말란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연히 TV에서 보게된 이 영화의 원작 애니메이션인 [아바타 : 아앙의 전설]을 보았기 때문인데... 몇 회보지는 못했지만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펼쳐진 판타지 세계관이 매혹적이었고, 4개의 각기 다른 원소를 지닌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아바타의 운명을 타고 태어난 아앙의 성장담이 제 호기심을 자극했었습니다.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로 일단 20점 감점
뭐, 저와 인연이 닿지 않아 비록 극장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안방에서 이 영화를 보며 기대가 컸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이 영화의 주연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가 영화 초반부터 제 기대감을 꺾어 놓더군요.
아앙을 연기한 노아 링어의 경우, 특별히 연기를 못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잘 했다고 할수도 없는 어중간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아앙이 가지는 비중이 절대적임을 감안한다면 노아 링어의 연기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아앙을 도와 기나긴 여정에 오르는 물의 부족인 소카와 카타라를 연기한 잭슨 라스본과 나콜라 펠츠의 연기는 조금 절망적이더군요. 감정이 변화라고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 평면적인 연기는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켰습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데브 카렐의 연기도 조금 실망스러웠는데, 불의 나라의 왕인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고 추방당한 후, 아바타를 잡아 명예를 회복하려 하는 주코 왕자의 복잡한 내면에 비해 그의 연기력은 조금 부족해 보였습니다.
뜬금없는 스토리 라인으로 30점 감점
하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문제점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전혀 재미를 느낄 수 없는 스토리 라인입니다. 물론 원작 애니메이션의 그 방대한 스토리 라인을 모두 영화 속에 넣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은 넣고, 무엇은 생략할지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칫하면 방대한 원작의 스토리 라인을 주먹구구식으로 쫓아가기에 바쁜 영화로 전락할 수 있는데... [라스트 에어벤더]가 그러합니다.
생략해야할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중요한 부분은 좀 더 밀도있게 그려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라스트 에어벤더]의 이야기는 그냥 스토리 라인을 쭈욱 펼쳐놓고 그것을 쫓아가기에 바쁜 모양새를 보여줍니다. 중요한 불의 왕국의 폭력도, 불의 왕국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은 아앙의 분노도, 아앙을 도와 불의 왕국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소카와 카타라의 집념도 이 영화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불의 제왕은 나쁜 편, 아앙이 아바타가 되어 어서 빨리 나쁜 편을 무찔러야지... 라는 상당히 초딩적 스토리 라인만이 그려질 뿐입니다.
[황금 나침반]의 뒤를 이을 것인가?
제가 아쉬운 것은 [라스트 에어벤더]는 1편으로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앙과 소카, 카타라의 모험은 계속되어야 하고 그 뒤를 쫓는 주코의 여정도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 영화가 2편, 3편이 제작될 수 있을런지는 미지수입니다. 1억5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흥행 수입은 1억3천만 달러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전세계 흥행수입도 3억달러가 조금 넘는 수치로 겨우 본전치기는 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제게 아쉬움이 남는 영화가 있다면 [황금 나침반]인데... 이 영화가 2편이 제작되지 못하고 1편으로 마무리되어 제겐 아쉬움이 컸습니다. [라스트 에어벤더] 역시 영화 자체만으로는 제게 상당히 실망스러운 영화가 되었지만 시리즈가 진행되다보면 배우들의 연기력은 날로 향상될 것이며, 스토리 역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봅니다. 그래서 전 [라스트 에어벤더 2]의 소식이 기다려집니다.
'아주짧은영화평 > 2010년 아짧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테라 : 인류 최후의 전쟁] - '테라'와 '아바타'가 다른 이유. (0) | 2010.11.15 |
---|---|
[포화속으로] - 영웅이 아닌 희생자로써의 그들을 그렸어야 했다. (0) | 2010.11.08 |
[크랙] - 매혹적인 파멸의 이야기 (0) | 2010.10.26 |
[카이지] - 원작 만화의 뛰어남만 엿보이는... (0) | 2010.10.05 |
[맨 프럼 어스] - 열린 마음으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0) | 2010.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