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영화에 대한 생각들

극장가의 비수기... 10월 기대작 모음

쭈니-1 2010. 9. 28. 18:19

9월 추석 연휴가 끝이 났습니다.

12월 겨울 방학 시즌이 되려면 아직 2개월이나 흘러야 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추석이 끝나고 12월이 되기 전까지는 극장가의 비수기입니다.

지금이 딱 그러한 비수기의 시작 길목인 셈이죠.

이런 시기엔 연인들을 위한 말랑말랑한 멜로 영화나, 성수기엔 상영관을 잡지 못하는 흥행성이 부족한 영화들이 주로 상영하죠.

이번 10월도 그러한데... 그래도 비수기 영화 중 항상 보석 같은 영화가 숨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겠죠.

암튼 그러하여 10월 개봉작 중에서 제 입맛에 맞는 영화들을 엄선해서 골라 봤습니다.

그 영화 중에서 비수기의 보석 같은 영화들이 포함되어 있기를...

 

 

2010년 10월 7일

 

 

일단 10월의 첫 문은 [적인걸 : 측천무후의 비밀]이 열 것으로 보입니다. 유덕화, 양가휘, 유가령, 이빙빙 등 중국영화계의 화려한 스타들이 총 집결된 이 영화는 2001년 [촉산전], 2004년 [칠검], 2007년 [철삼각] 등 3년마다 연출작을 내놓고 있는 서극 감독의 신작입니다.

[적인걸 : 측천무후의 비밀]은 서기 690년 당나라, 고종 승하 이후 대륙 역사상 최초의 여황제를 노리는 측천무후 (유가령)의 화려한 즉위식을 앞둔 어느 날, 그녀의 심복들이 차례로 불에 타 죽는 의문의 연쇄살인이 발생하자 측천무후는 최후의 수단으로, 누명을 쓴 채 변방으로 좌천당한 천재적인 수사관 적인걸(유덕화)의 환궁을 명하게 됩니다. 적인걸은 이 사건이 단순 범행이 아닌, 황실을 노린 누군가의 음모임을 감지하고 그 비밀을 벗겨낸다는 내용입니다.

요즘 중국 영화의 트랜드인 시대극에 무협과 추리극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일단 높은 점수를 받을만 합니다. 하지만 최근 서극 감독의 영화가 예전같지 않다는 점이 이 영화의 불안요소입니다.

 

 

 

2010년 10월 14일

 

 

10월 14일은 10월 중 기대작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날입니다. 아마도 추석 연휴에 일제히 개봉했던 한국영화의 흥행세가 주춤한 틈을 노린 전략으로 보입니다.

그 중 [22블렛]은 프랑스의 액션 영화입니다. 이젠 프랑스 액션 영화의 전설이 되어 버린 [레옹]의 장 르노를 주연으로 내세웠고, 프랑스를 배경으로 했던 [테이큰]을 홍보 문구로 사용하며 국내 관객들에겐 취약한 프랑스 영화라는 핸디캡을 벗어나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22블렛]은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죽음의 위기에 몰린 냉혹한 마피아 대부 찰리(장 르노)가 죽음으로부터 기적적으로 살아난 후, 배신자들과 맞서 복수를 준비한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일단 이 영화의 키포인트는 장 르노에 있습니다. 그가 [레옹]에서 보여줬던 카리스마를 발휘한다면 [22블렛]은 [테이큰]이 보여줬던 끈끈한 흥행세를 보일테지만 그렇지 않다면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 익숙한 관객에게 외면 당할 듯.

 

 

정우성의 해외 진출작으로 유명한 [검우강호]도 10월 14일에 개봉하여 비수기의 흥행을 노리고 있습니다. 사실 정우성은 이미 장국영, 유덕화 주연의 [상해탄]이라는 영화를 통해 중국 영화계에 진출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상해탄]에서 정우성의 비중은 카메오 수준이었죠.

[검우강호]가 특히 기대되는 이유는 정우성의 주연 외에도 감독이 오우삼이라는 점입니다. 홍콩 느와르 영화의 전설적인 감독임과 동시에 할리우드에 진출한 동양 감독 중 가장 성공적인 흥행 감독이기도 한 그는 2003년 [페이첵]을 마지막으로 할리우드보다는 중국에서의 활동을 부쩍 늘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명나라 시대 사라진 달마의 유해를 차지하기 위해 전국의 검객들이 한 곳으로 모여고 달마의 유해를 노리는 암살단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지앙(정우성)은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며 조용히 살아가던 중 정징(양자경)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정징이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게 되며 지앙의 비극의 복수가 시작된다는 내용입니다. 

한 주 먼저 개봉한 [적인걸]과의 흥행 싸움도 관심거리입니다.

 

10월 14일 치열한 흥행 전쟁에 끼어든 우리 영화도 있습니다. 바로 [심야의 FM]입니다. 다소곳한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수애가 스릴러 영화에 도전장을 내밀어 화제가 되었던 이 영화는 바른생활 사나이 이미지가 강한 유지태의 악역 연기도 주목할만합니다.

[심야의 FM]은 오랫동안 생방송으로 심야에 라디오를 진행하던 선영(수애)에게 어느날 자기가 시키는대로 방송을 하지 않으면 가족을 죽이겠다는 정체불명의 청취자 동수(유지태)의 협박을 받게 되고, 이유도 알지 못한채 가족을 구하기 위한 선영의 사투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수애와 유지태라는 믿음직한 주연 배우입니다. 하지만 올해 한국영화의 대부분이 너무 스릴러 장르에 몰려 있었고, 그러한 스릴러의 홍수 속에서 관객들이 서서히 지쳐가고 있는 시점임을 감안한다면 [심야의 FM]의 흥행을 그리 낙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10월 14일이면 [시라노:연애 조작단], [무적자], [해결사], [아저씨]등 추석을 관통한 한국영화의 흥행세가 주춤할 시기이니 그 뒤를 이을 한국영화로는 [심야의 FM]이 유일한 영화인 셈입니다. 

 

 

2010년 10월 21일

 

 

10월 14일의 열풍이 지나고 나면 21일엔 [월 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스]가 뒤를 이을 전망입니다.

사실 이 영화의 폭발적인 흥행을 전망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1987년 개봉했던 [월 스트리트]의 속편으로 화려한 뉴욕의 중심 맨하탄, 그 속에 세계 경제가 움직이는 곳 월 스트리트에서 벌어지는 돈을 향한 탐욕과 배신, 복수 그리고 성공한 인생으로 가기 위한 주인공들의 극적인 선택의 순간이 숨막히는 전개와 정교한 짜임새로 그려질 스릴러 영화이지만 올리버 스톤 감독이 워낙 흥행보다는 작품성에 승부를 거는 감독이고, 영화 자체가 워낙 무거워 보여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요즘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샤이아 라보프와 연기력 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마이클 더글라스의 신구 연기 대결과 지난 9월 24일 미국 개봉에서 [가디언의 전설]을 무찌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저력이 국내에서도 발휘된다면 의외의 결과가 발생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2010년 10월 28일

 

 

비록 미국 개봉에서 [월 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스]에 뒤져 2위에 머물렀지만 우리나라 흥행에서는 [월 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스]보다는 나은 흥행을 보여 줄것으로 보이는 [가디언의 전설]이 10월 28일에 개봉됩니다.

[300], [왓치맨]으로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새로운 영상 미학을 선보였던 잭 스나이더 감독의 애니메이션인 [가디언의 전설]은 여름방학 시즌과 겨울방학 시즌의 중간에 개봉함으로써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아닌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임을 스스로 천명하였습니다. 제 예상으로는 [베오울프]같은 애니메이션이 아닐지...

영화의 내용은 절대 악에 맞서 위기에 처한 왕국을 구원한 올빼미 전사들의 위대한 전설을 담은 대서사 판타지 블록버스터라고 하네요.

이 영화의 관건은 얼마나 성인 관객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인가 입니다. 어린 관객을 공략하기엔 영화의 포스터 자체가 어둡고 무거우며 개봉 시기도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어른 관객 뿐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스토리 라인이 탄탄해야 할 것입니다.
  

10월의 마지막을 장식할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입니다. 한국액션영화의 커다란 획을 그은 이 젊은 감독은 줄기차게 액션 장르의 영화에 매진하고 있는데 그래서 더욱 믿음이 갑니다.

연기력 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황정민과 류승완 감독의 동생으로써 형의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류승범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재미잇는 것은 황정민과 류승범은 최호 감독의 [사생결단]에서도 호흡을 맞추었었습니다. 그래서 그 둘의 컴비 플레이가 더욱 기대됩니다.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 검거에 실패한 경찰은 가짜 범인인 배우를 만들어 사건을 종결 지으려합니다. 사건의 담당인 최철기(황정민)는 승진을 보장해주겠다는 상부의 조건을 받아들여 장석구(유해진)를 이용해 배우를 세우고 대국민을 상대로 한 이벤트를 완벽하게 마무리 짓습니다. 검사 주양(류승범)은 최철기와 장석구 사이에 거래가 있었음을 알아차리고, 최철기에게 또 다른 거래를 제안하게 됩니다. 이렇듯 영화 자체는 음모와 난무하는 꽤 류승완 감독다운 영화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10월의 기대작들을 정리하고나니 기대작이 고작 7편이 전부네요. 그래도 중국영화에서부터 프랑스, 미국 영화, 그리고 우리 영화까지 기대작이 골고루 포진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역시 중국영화는 무협영화가 대세이고, 우리 영화는 스릴러 영화가 대세인 점은 여전하지만... 부디 이 영화 중에서 비수기의 보석이 감춰져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