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계획대로 보고 싶었던 영화 두 편을 봤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계획대로만 흘러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번 주도 계획은 참 거창합니다.
화요일에 구피와 [그랑프리]를 시사회로 보고,
금요일엔 혼자 [무적자]를 보고,
월요일엔 웅이와 [슈퍼 배드]를 보고,
기회를 엿봐 [퀴즈왕]까지 챙겨본다면 계획 완료.
과연 이번 주엔 이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될런지...
사실 고민이 많았답니다. 이번 주에 개봉하는 그 수많은 영화들을 보며 도대체 어떤 영화를 기대작 1순위로 정할지 고민이 많았답니다. 하지만 결국 [무적자]가 선택되었습니다.
[무적자]를 선택한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영웅본색]의 추억 때문이죠. 8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분이라면 [영웅본색]에 열광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저 역시 당시엔 [영웅본색]을 보며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다니던 중딩이었죠.
결국 [무적자]의 흥행 성공 여부는 과연 얼마나 [영웅본색]을 현대 한국 사회에 맞게 리메이크를 했냐입니다. 일단 송해성 감독은 믿음이 갑니다. [파이란]과 같이 남성의 거친 세상과 아련함을 잘 버무린다면 분명 성공적인 영화가 될 것입니다. [영웅본색]의 감독인 오우삼이 제작을 맡은 것까지는 좋은데 송승헌, 주진모, 김강우, 조한선의 배우 라인이 조금 불안합니다. 어찌되었건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들이 아니니...
현재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의 하나인 장진 감독의 [퀴즈왕]도 이번 주에 개봉합니다. 장진 감독의 영화가 기대작 1순위에서 밀린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실 이 영화는 약간의 불안감이 보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일단 출연진이 너무 많습니다. 물론 장진 감독의 연출력이라면 이 많은 출연진들을 잘 버무려 멋진 영화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최근 그의 연출력은 초기 연출력에 비해 조금 떨어져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보기엔 [거룩한 계보]에서부터 장진 감독 특유의 재기발랄함이 2% 부족해 보였는데... 과연 [퀴즈왕]에서는 어떨지...
암튼 출연진이 많은만큼 스타급 배우들도 대거 출연합니다. 김수로, 한재석, 류승룡, 류덕환, 임원희, 정재영, 신하균까지... 정말 그들이 한번씩만 웃겨도 분명 대박일테지만 한번씩만 썰렁하게 한다면 재앙이 될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그 동안 영화에선 흥행 불가의 성적을 냈던 김태희와 군 제대후 복귀하는 양동근 주연의 영화 [그랑프리]가 추석 시즌을 맞아 관객에게 선보입니다. [그랑프리]는 [각설탕]의 뒤를 잇는 경마 영화인데... 과연 김태희의 흥행 불가 징크스가 [그랑프리]에서는 깨질지가 관건입니다.
문제는 감독이 양윤호라는 점입니다. 그 동안 꾸준히 영화를 만들어 온 중견 감독인 그는 그러나 언제나 영화 내에서의 과도한 감정 표출로 인하여 영화적인 재미에서 만큼은 항상 2% 부족한 감독이었습니다.
[그랑프리]에서도 그러한 양윤호 감독의 과도한 감정 표출이 드러난다면 [그랑프리]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게다가 김태희가 전혀 나아지지 않은 연출력까지 선보인다면([중천], [싸움]에서 그녀의 연기는 재앙이었습니다.) 어쩌면 영화를 끝까지 보고 있기가 힘겨워질지도... 그래도 다행인 것은 연기력 하나만큼은 인정받고 있는 양동근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 전 그를 믿고 있습니다.
만약 [그랑프리]와 [시라노 : 연애조작단] 둘 중 한 편의 영화를 선택하라면 전 [그랑프리]보다는 [시라노 : 연애조작단]을 추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랑프리]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위험요소가 분명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일단 위험요소는 거의 없어 보입니다.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연애 문제에 대해서는 젬병인 한 남자가 연애를 성공으로 이끌어준다는 연애 에이전시를 만나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엄태웅, 이민정, 최다니엘, 박신혜라는 그림이 되는 배우들이 캐스팅되었고, [방자전], [해결사]를 통해 새로운 코믹 조연으로 뜨고 있는 송새벽도 출연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영화는 기본적인 재미를 지니고 있지만 그 기본적인 재미를 넘어서는 재미를 안겨주기는 어렵습니다. [시라노 : 연애조작단] 역시 그럴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확히 데이트용 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7월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개봉했던 [슈퍼 배드]는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아닌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하며 영화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슈퍼 배드]가 어떤 영화일지 상당히 궁금했었는데 애니메이션의 대박 시즌은 여름방학 시즌을 넘기고 추석 시즌이 되어서야 개봉을 하는 군요.
일단 내용은 세계 최고의 악당이 되는 것을 희망하는 어떤 악당이 달을 훔친다는 원대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세 소녀를 입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더빙에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과 서현이 참가하여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전 왠만하면 더빙이 아닌 자막 버진으로 보고 싶지만 웅이와 함께 보려면 아무래도 더빙 버전을 봐야 겠죠. 태연과 서현이 무난한 더빙을 해주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캣츠 앤 독스 2 / Cats & Dogs : The Revenge of Kitty Galore
[캣츠 앤 독스 2]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전 참 뜬금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편이 개봉한 것은 10년 전인 2001년이었고,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국내외에서 흥행에 실패하였었습니다. 흥행에 실패한 영화는 아무리 시리즈로 기획되었다고 해도 만들지 않는 할리우드에서 10년전 흥행 실패작으로 판정받은 [캣츠 앤 독스]의 속편을 만든다고 했으니 놀랄 수 밖에요.
[캣츠 앤 독스 2]는 제목 그대로 개와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코믹 첩보 영화입니다. 인간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는 개와 고양이가 사실을 최첨단 첩보 시설을 갖춘 첩보 기관의 첩보원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에서 시작한 이 영화는 1편은 인간을 지켜려는 개와 인간을 지배하려는 고양이의 대결을 그렸고, 2편에서는 미친 고양이를 상대로 개와 고양이가 팀을 이룬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레지던트 이블 4 : 끝나지 않은 전쟁 3D / Resident Evil : Afterlife
[레지던트 이블]시리즈는 참 그 생명력이 끈질깁니다. 게임을 소재로한 영화 중에서 흥행성적이 좋은 편이기는 하지만 어느덧 4편까지 제작되어 밀라 요보비치의 대표적인 영화로 발돋음하였습니다.
전 이 시리즈를 결코 극장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가끔 시간이 날 때 비디오로 보곤 했는데... 이번 4편 역시 극장에서 볼 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 영화가 [피라냐]처럼 3D로만 개봉한다면 더욱더...
내용은 T-바이러스로 인하여 멸종 위기를 맞이한 인간들의 마지막 희망 앨리스와 더욱 강력해진 최강의 언데드들의 결전을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뭐 내용은 전작들과 비교해서 전혀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고 단지 액션이 얼마나 스케일이 커졌는지가 관건일 듯이 보입니다.
옥희와 영화
꾸준히 자신의 작가적 역량을 구축중인 홍상수 감독의 신작 [옥희와 영화]도 이번 주에 개봉합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이선균, 정유미, 문성근이 함께 하고 있는데 이번 영화 역시 홍상수 감독 특유의 평범한 일상에 카메라를 들이댈 것으로 보입니다.
내용은 삼십대 독립영화감독과 오십대 영화감독이 어느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며 한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 여자와 각각 사랑에 빠지며 각자의 시선으로 그들의 사랑을 재조명하는... 좀 특이한 구성의 영화로 보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재미로 보려는 시도보다는 우리의 일상을 아주 리얼하게 잡아내는 그 냉철한 시선을 즐기면서 봐야할듯...
계몽영화
일제시대 친일로 부를 축적한 조부모, 한국전쟁과 개발독재의 시대를 거치며 성공지향적인 가치관으로 가부장의 화신이 된 아버지, 그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유년시절 정신적 외상을 입은 딸. [계몽영화]는 삼대에 걸친 이들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소녀 X 소녀]라는 케이블 영화를 통해 장편 영화 감독에 데뷔했던 박동훈 감독의 영화로 출연 배우 역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 영화에서 주로 활동하던 배우들로 채워진 영화입니다.
엉클 분미 / 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
[엉클 분미]는 우리나라에선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태국영화입니다. 칸 영화제에서 2002년 [친애하는 당신]으로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2004년 [열대병]으로 심사위원상을 거머쥔 태국의 거장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이 연출을 맡고 있습니다.
내용은 죽음을 앞둔 주인공이 아내의 유령과 사람이 아닌 모습으로 나타난 실종된 아들을 만나면서 언덕위의 신비로운 동굴로 마지막 여정을 떠난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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