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이시명 주연 : 장동건, 나카무라 토오루 개봉 : 2002년 2월 1일 설날 연휴가 시작되는 2월 10일은 제 오랜 친구인 선열의 생일입니다. 그 녀석은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술이라고는 입에도 대지못합니다. 하지만 술을 못 먹는 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걸죽한 입담과 엉뚱한 행동으로 친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놈이죠. 지난 제 생일날... 그 녀석한테 전화가 왔었습니다. 생일 축하한다고... 다른 녀석들은 까맣게 제 생일을 잊고 있었는데 그 녀석만이 제 생일을 기억해 준거죠. 그 녀석은 전화에대고 대뜸 이렇게 말했습니다. "생일인데 한턱 쏴라!" 하지만 이미 저는 그 전날 회사 동료들과 밤새도록 생일 파티(???)를 하느라고 주머니가 다 털린 상태였죠. "미안하다. 나 돈 한푼도 없어. 네가 오늘 쏘면 내가 네 생일날 한턱 쏠께!" 저는 그 녀석한테 이렇게 말하긴 했지만 전혀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녀석과 15년이 넘게 친구로 사귀어 왔지만 그 녀석이 사준 술을 얻어 먹은 기억이라고는 다섯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그래! 내가 쏠께 나와라!" 허~걱~ 이것이 왜 안하던 짓을... 죽을때가 벌써 다 됐나??? 암튼 저는 그날 그 녀석이 쏘는 소주를 얻어 먹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그 녀석의 생일이 다가 온거죠. 돈도 없는데... 그 녀석은 내가 쏜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고 기대했었나 봅니다. 다짜고짜 만나자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때 내 주머니 상태는 지난 내 생일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죠. 하지만 약속은 약속인걸... 그리고 그 무식한 녀석의 보복도 두렵고... -_-; 암튼 저는 연휴의 첫날인 10일 그 녀석과 놀아줘야 했습니다. 그 녀석과 놀아주는 것은 의외로 쉬운 일입니다. 하루종일 당구 처주면 되죠. 당구도 못치는 것이 맨날 당구치자고 달려 듭니다. 물론 거의 대부분 제가 이기죠. 그러면 그 녀석은 절 이기기 위해서 계속 치자고 조릅니다. 한 3시간 정도 치고 슬슬 지겨워지면 한번 져줍니다. 그러면 당구는 끝이 나죠. 당구가 끝나면 밥을 사주면 됩니다. 술을 못 먹는 녀석인지라 밥만 사주면 됩니다. 그런데 그 녀석 왈 "나! 맥주마시고 싶어..." 허~걱~ 이것이 요즘 왜이러지??? 맥주라고는 한잔도 못 먹는 놈이 갑자기 왠 맥주 타령??? 아마도 지난 제 생일에 쓴 돈을 생각하며 본전 생각에 먹지도 못하는 술을 먹자고 조르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전 내기를 걸었죠. "그래! 내가 술 사주마... 단 내가 마시는 만큼 너도 마셔야 해. 만약 그러지못하면 술 값은 네가 내!!!" "알았어." 오~호~ 이건 보나마나 제 승리입니다. 아무리 제가 술을 못 먹어도 그 녀석 제압하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보다 쉽죠. ^^ 암튼 이렇게해서 술값도 그 녀석이 내고 당구비도 그 녀석이 대부분 내고... 저는 돈을 거의 쓰지 않은채 집으로 돌아올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저는 안주로 먹었던 후라이드 치킨에 체했는지 밤새도록 배가 아파 죽을뻔 했습니다. 아마 친구와의 약속을 어긴 죄를 받은 모양입니다. 양심의 가책을 받은 저는 다음날 그 녀석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내가 영화 보여줄께 나와라." 물론 일년동안 영화라고는 한편을 볼까말까한 놈이지만 그 녀석은 공짜로 제가 영화보여준다는 소리에 선뜻 나오더군요. 전 그 녀석이 얄미웠지만 그래도 생일인데... 그리고 제 생일을 기억해준 유일한 친구 녀석인데... 그렇게해서 그 녀석과 본 영화가 바로 <2009 로스트 메모리즈>입니다. 아참! 그러고보니 그 녀석과 최근들어 많은 영화를 봤군요. 2001년 12월 31일날 본 <반지의 제왕>과 2002년 1월 27일에 본 <공공의 적>도 그 녀석과 봤죠. 아마 그 녀석은 평생 볼 영화를 저 덕분에 한꺼번에 다 본것일겁니다. (친구들의 문화 생활 권장을 위해 노력하는 착한 쭈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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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
이 글을 맥스무비라는 사이트에 올렸다가 대빵 욕먹었습니다. 아마 제게 욕하신 분은 이 영화를 재미없게 보셨나보죠? 그래도 난 이 영화 재미있게 봤는데... 자기와 의견이 다르다고 그렇게 무턱대고 욕해도 되는 건가??? | 2002/02/16 | |
유종환 |
하하하..그렇군여.. 쭈니님 말이 맞습니다. 재미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있는데 남이 자기생각과 틀리다고 그렇게 욕해선 안되는것이지요. 보통 그런 사람들이 실제 남앞에서 찍소리도 못하는 졸장부들이 익명성이 보장되는 곳에서 할소리 못할소리 , 똥오줌을 못가리는 법이지요. 쭈니님의 유명세라고 생각을 하십시오. 저는 그냥 그저그런 영화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90분짜리 영화로 줄였다면 더 좋았을꺼라는생각이^^ |
2002/02/17 | |
쭈니 |
<2009 로스트메모리즈>의 경우 관객의 기대가 컸기에 그 욕먹는 강도도 다른 영화에 비해 큰 것 같아요. 제 경우엔 그리 큰 기대는 안했거든요. 우리나라의 SF기술에 잘만들어봤자... 라고 생각했었죠. 그래서 제겐 그런대로 잘만든 영화라고 비춰졌나 봅니다. 그리고 작년 여름 <진주만>재미있게 봤다는 친구와 대판 싸운적이 있었어요. 저는 그 영화 너무 실망했었거든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저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이 묵살당하고 욕먹는 것이 얼마나 기분나쁜 것인지 깨달았거든요. |
2002/02/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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