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잡담

곤파스야!!! 너 왜그랬어???

쭈니-1 2010. 9. 2. 10:22

"뭐? 제 7호 태풍 곤파스가 온다고? 그래서???"

곤파스에 대한 소식에 제 첫 반응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태풍이 오면 곧잘 저희 집에 물이 들어차서 꽤 고생했던 기억이 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태풍 때문에 고생한 적이 없는 저로써는 뉴스에서 태풍 관련 피해 소식이 들리면 그냥 강 건너 불 구경하듯이 시큰둥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곤파스라는 녀석은 아주 제대로 제게 강한 인상을 남겨 주네요.

새벽...

요즘 피곤해서인지 한번 잠이 들면 핸드폰 알람이 울리기 전에는 절대 일어나지 못하던 제가 도저히 잠을 못 이루고 침대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집 창문을 세차게 공격하는 바람 소리 때문이었죠.

일어나 불을 켜려고 하니 불도 안켜집니다.

저희 아파트 전기가 나간 것이죠.

핸드폰 DMB로 뉴스를 확인해보니 서울 잠실 아파트에 전기가 나갔다며 속보가 나오더군요.

제길슨... 우리 아파트도 전기 나갔는... -,.-

암튼...

밖의 상황을 살펴보려고 베란다에 나가 봤더니 베란다 창문에 설치된 방충망이 바람에 휩쓸려 날아가 버린 다음이었습니다.

제길슨... 저거 새로 설치하려면 돈 십만원 들어갈텐데...T-T

시간을 보니 새벽 6시.

잠은 다 잔 것 같아 세수하고 옷 챙겨 입고 일찌감치 회사에 나왔습니다.

저희 회사도 곤파스 녀석이 할퀴고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네요.

회사 벽 타일은 몇 개 떨어져 나갔고,(방충망은 맞아도 별로 안아프지만 타일은 맞으면 죽을 수도 있기에 조심 조심) 주차장 한 켠에 세워두었던 장식장들(교보문고에서 철거해온)은 쓰러져 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경비 아저씨 혼자 끙끙거리시고 계시길래 저도 도와 장식장들 치웠습니다.

아침부터 전기 나가고, 방충망 잃고, 회사 벽 타일 떨어져 나가고, 장식장 마저 쓰러져 있으니... 정말 정신이 없네요.

물론 저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제게 있어서 곤파스라는 녀석은 지금까지 제가 겪은 태풍 중에서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제 그만 하고 어여 한반도를 빠져 나가거라. 곤파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