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1년 영화노트

F학점 첩보원 / It Looks Could Kill

쭈니-1 2010. 8. 31. 22:44

 

 

1992년 6월 30일

VIDEO

 

 

덜렁거리는 고등학생 마이클 코번은 가족의 기대 속에서 졸업식에 참석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불어점수가 엉망이라 졸업을 못할 위기에 봉착한다. 유일한 방법은 방학동안 썸머스쿨을 다니면서 불어를 공부하는 것이다. 어쩔수 없이 남들 다 신나게 노는 방학에 울며 겨자먹기로 학교에 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불어 썸머스쿨은 프랑스 현지에서 가서 수업을 하는 것이라 결국 마이클은 방학을 프랑스에서 보내게 될 예정.

한편 유럽의 어느 도시에서 유럽의 재무장관들이 차례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게다가 이 사건을 수사중이던 영국의 유능한 첩보원 블레이드마저 죽게 되자 영국 정보부는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미국에선 아무도 정체를 모르는 첩보원인 마이클 코번을 파견한다.

그러나 그는 살해되고... 얼떨결에 미국 첩보원으로 오인을 받게 된 마이클은 비행기에서도 최고의 대접을 받고 영국의 첩보부로 안내된다.

최신의 첩보장비를 받아들은 마이클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그의 임무는 EC의장인 오거스투스를 보호하는 것. 그러나 블레이드의 매력적인 딸 보르쉬카로부터 오거스투스가 암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오거스투스가 유렵의 장관들을 초대한 오랜버그로 침입한다.

한편 마이클과 함께 프랑스에 온 불어 선생인 그로버와 학생들은 마이클을 잘 안다는 이유만으로 오거스투스에 잡혀 인질이 된다. 이젠 마이클의 종횡무진 활약만 남았을 뿐. 오거스투스는 결국 황금 때문에 죽게 되고 마이클과 보르쉬카는 유유히 불타는 오랜버그 성에서 탈출한다.

 

코미디첩보액션물. 얼떨결에 최고의 첩보원이 된 마이클 코번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시종 폭소를 터트리게 한다. 질소로 얼어붙은 금을 녹인 용광로 위에서의 지그프리드라는 괴물 사나이와의 대결 장면도 멋있었고, 오거스투스의 최후 장면 역시 맘에 든다. 불타는 성 지붕에서의 장면은 명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미 007 시리즈에서 다 써버린듯한 내용전개와 성에서의 총격씬(총을 한번도 만져보지 못한 마이클과 그로버 선생이 갑자기 람보가 되어 악당들을 박살낸다.)은 좀 심했다.

그리고 가만히 내용을 되살려 볼 필요가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의 악당은 유럽을 통합하려는 EC의장인 오거스투스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것은 미국이 소련이 붕괴된 지금 유럽의 통합을 자기네들의 최대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이다.

유럽을 통합하려는 악당을 미국의 얼뜨기 고등학생이 막아내고 유럽을 구한다니 세상에!!! 이런 말도 안되는 내용이 어디있는가. 요즘과 같이 유럽의 통합이 구체화되고 있는 지금 유럽의 극가들에겐 매우 기분 나쁜 영화라 할 수 있다. 도대체 할리우드는 언제까지 이런 주먹구구식의 미국 만세와 같은 영화 만들기를 그칠 것인가? 

 


 

2010년 오늘의 이야기

 

당시에는 꽤 재미있게 본 코믹 액션영화입니다. 당시 이 영화의 감상평을 보면 영화적인 재미면에서는 상당히 만족했음이 보이네요. 하지만 EC 의장이 악당이라는 점이 제 심기를 불편하게 했나봅니다. 지금은 '오락 영화는 그저 오락 영화일 뿐이다.'라는 생각에 그러한 것들 따위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인데... 당시엔 그러질 않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