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수잔나 화이트
주연 : 엠마 톰슨, 매기 길렌할
나도 저런 유모가 있었으면 좋겠다.
주중에 힘겨운 회사 일을 하고, 주말이면 웅이와 함께 주말을 보내다보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정말 내니 맥피(엠마 톰슨)와같은 신비한 능력을 가진 유모가 우리 웅이좀 봐줬으면 하는...
단 한시도 '놀자'라는 말을 쉬지 않고 저와 구피의 뒤만 졸졸 쫓아다니며 아무 일도 못하게 하고, 큰 소리로 호통을 쳐야 말썽 피우기를 멈추고는 '왜 엄마, 아빠는 화만 내냐?'며 오히려 따지는 웅이. 가끔 저도 집에서 맘껏 뒹굴거리며, 낮잠도 자고, TV도, 보고, 책도 보는 그런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도 저흰 나은 편입니다. 주중엔 웅이의 외할머니가 유모 역할을 완벽하게 해주고 계시며(가끔 신비한 능력은 저희 장모님이 내니 맥피보다 더 강력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웅이는 또래 남자 아이들보다 말썽을 안피우는 편이니까요.(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전쟁과 아이들, 그리고 마법
제가 폭풍과도 같은 주말을 보내고 드디어 찾아온 개인적인 시간인 일요일 저녁에 다른 영화도 아닌 [내니 맥피 2 : 유모와 마법소동]을 선택한 이유는 1편을 재미있게 봤었고, 지친 몸과 마음에 무리를 주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예상대로 이 영화는 보는 내내 작은 미소를 지으며 '귀여워'를 연발한 영화입니다. 특히 아기 돼지들이 내니 맥피의 마법으로 나무에도 오르고, 수영도 하는 장면에선 피로도만 따지면 저보다 100배는 심한 구피가 거의 시체 상태에서 영화를 보다가 '빵'하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가벼운 영화답게 모든 내용 전개가 심각하지 않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결론도 결국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더군요. 하긴 제가 원한 영화가 그런 영화였으니 이 영화는 딱 일요일 저녁을 수 놓은 최적의 영화였던 셈입니다.
심각한 어른들의 문제가 아이들의 시선과 만났을 때.
그렇습니다. [내니 맥피 2 : 유모와 마멉소동]은 완벽한 아이들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스토리 라인만 놓고본다면 이 영화는 꽤 심각한 어른들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영화의 전체적인 시대적 배경인 전쟁이 그러합니다. 세계 2차대전이라 하면 인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죠, 이 영화는 그러한 전쟁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처리하는데 독일군의 실수로 마을에 떨어진 거대한 폭탄 해체씬이 그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필이 처한 도박빚과 그로인한 협박, 그리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형수를 속이려드는 행동 등. 이건 어른들 영화로 치자면 아주 추악한 범죄 영화 한 편이 나올 법한 소재입니다.
1편도 그러했지만, 2편 역시 맥피가 마법을 쓴 것은 아이들이지만, 진짜 문제를 해결한 것은 바로 어른 들이죠.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어른들의 문제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동화스럽게 해결하려는 의도가 돋보이는 영화였습니다. 다시말해 이 영화가 아이들 영화라고 치부하기엔 어른인 제게도 대리만족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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