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호이트 예트만
더빙 : 샘 록웰, 존 파브로우, 니콜라스 케이지, 페넬로페 크루즈
젠장... 숙직이다.
저희 회사의 수위 아저씨가 여름 휴가를 가시는 바람에 비 오는 화요일 밤을 회사에서 숙직을 서며 지새웠습니다. 숙직이라는 것이 회사에서 밤을 지새워야 하는 것이기에 잠을 거의 잘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숙직을 서고 나서 그 다음날에도 멀쩡히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인데... 그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암튼... 숙직을 서면 컴퓨터가 없는 경비실에서 TV에 의존하며 밤을 지새워야 하기에 이번 기회에 놓친 영화들이나 실컷 보자는 생각으로 한동안 제 방 한 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PMP를 꺼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계획과는 달리 영화는 [G-포스 : 기니피그 특공대] 한 편만 보고, 케이블 TV의 개그 프로 재방송이나 멍하니 보면서 숙직을 보냈습니다.
내가 하필 [G-포스 : 기니피그 특공대]를 선택한 이유
숙직을 서면서 볼 영화를 고르며 제가 중점을 둔 것은 최대한 가벼운 영화를 고르자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공장 지대에 있기에 저녁이 되면 가로등 하나 없이 아주 어둡습니다. 혼자 회사 경비실에 앉아 있으면 으슬으슬 무섭기까지 합니다.
특히 경비실 옆에는 회사에서 키우는 똥개가 한마리 있는데... 요 놈의 자슥이 아무도 없는데 허공에 대고 짖습니다. 그러면 또 회사의 화물 엘리베이터가 스스로 열렸다 닫히며 움직입니다. 이거 완전 공포 그 자체입니다.
2년전 숙직을 설때 그러한 상황을 이미 경험했던 저는 이번 숙직에선 철저한 준비를 했습니다. 최대한 가벼운 영화로 이러한 공포를 이겨내자는 전략이었던 셈이죠.
가볍다. 귀엽다. 볼만하다.
일단 제 예상은 정확하게 드러맞았습니다. 이 영화는 최대한 가볍게 가볍게 영화를 이끌어 나갑니다. 기니피그, 똥강아지 등 설치류들이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과 민첩성으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설정 자체가 영화의 가벼움을 담보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쓰는 가전제품이 살인기계로 변한다는 다분히 [트랜스포머]같은 설정도 흥미로웠고, 악당의 정체도 의외였는데... 니콜라스 케이지, 페넬로페 크루즈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목소리가 귀여운 기니피그에게 입혀진 것도 즐길만 했습니다. 결국 스토리는 가볍고, 캐릭터는 귀여우며, 영화 자체는 볼만하다로 간단하게 결론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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