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잡담

[초보일기] 비보호 좌회전에서 목숨을 걸다.

쭈니-1 2010. 7. 22. 10:37

2010년 7월 21일 오후 7시 10분

 

회사에서 저희 집으로 가는 길에 좀 난감한 코스가 몇 군데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난감한 코스가 바로 집 앞 비보호 좌회전 길입니다.

집 앞의 비보호 좌회전 길은 집에 안전하게 퇴근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죠.

어제도 경인고속도로를 나와 집앞 비보호 좌회전 길에 섰습니다.

사거리이기에 신호등도 봐야 하고, 건너 차선의 차들도 봐야하고,

초보에게 비보호 좌회전 길은 정말 곤욕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뒤의 트럭이 빵빵거리며 절 재촉합니다.

건너 차선의 차가 많아 좌회전을 할 수 없는데...

뒤의 트럭은 왜 빨리 좌회전을 안하냐고 제게 항의를 합니다.

처음엔 무시하려고 했습니다.

뒤에서 빵빵거린다고해서 무턱되고 좌회전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건너편에 차가 없는 것도 아니고 사거리 신호등은 수시로 바뀌는데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뒤 트럭의 항의 때문에 좌회전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그런데 순간 건너편 차선에 차가 뜸해졌습니다.

차가 없는 것은 아닌데...

속도를 내서 좌회전을 하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순간 할까 말까 고민하는데 뒤에서 트럭이 또 빵빵거리며 지랄 난리 부르스를 칩니다.

순간 화도 나고 해서 에라 모르겠다 하며 확 좌회전을 해버렸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초보들은 좌회전을 할 때 속도를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습니다.

특히 좌회전을 해서 들어가야 하는 도로가 좁은 골목길이라면 더더욱...

저 역시 빨리 좌회전을 한다고 했지만 속도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좌회전을 하자마자 뒤의 트럭도 따라서 좌회전을 했나봅니다.

건너편 차들이 빵빵 거리고 난리입니다.

뭐 전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안전하게 비보호 좌회전을 성공했다는 생각에 그 좁은 골목길을 조심스럽게 운행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두번째 장애물... 아파트 입구 바로 앞 골목길 맞은 편에서 차가 오는 겁니다.

저도 막 골목길을 진입했던 찰라라서 후진으로 길을 비켜줘야하는 제가 가장 싫어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

그래도 침착하게 핸들은 반대로 꺾지 않고 후진해서 길을 비켜 줬습니다.

무사히 건너편 차를 보내고 아파트에 진입하는데 그곳엔 세번째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형 이삿짐 트럭이 아파트 주차장을 떡하니 가로막고 있는겁니다.

그런데 아파트 관리소 아저씨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으니 이삿짐 차를 피해서 주차장에 잘 들어가라고 하시는 겁니다.

제가 보기엔 너무 좁아 불가능해 보이는데...

그렇다고 이삿짐을 싣고 있는 차를 빼달라고 할 수도 없고, 집에 안갈수도 없는 상황이라 정말 온 신경을 곤두세워 정말 아슬아슬하게 통과했습니다.

지금까지 퇴근길이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비보호 좌회전 길에서 절 압박하는 트럭에, 골목길에서 마주친 차, 아파트 주차장을 가로막고 있는 대형 이삿짐 트럭까지...

너무 신경을 써서일까요?

평소 많아야 두번이면 주차했던 아파트 주차장에서 오늘은 네번이나 왔다갔다 한 다음에야 겨우 주차에 성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