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잡담

[초보일기] 차 뒷자석을 처음으로 사람을 태우다.

쭈니-1 2010. 7. 22. 13:23

2010년 7월 22일 오전 11시 55분

 

저희 부서에 새로운 직원이 오늘부터 출근을 하였습니다.

그동안 사람이 뽑히지 않아 스트레스가 꽤 심했는데...

어찌되었건 그러한 스트레스에선 탈출하였습니다.

첫 출근을 하여 열심히 회사 일을 배우고 있는 그 직원이 너무 예뻐 부서 직원들에게 오늘 점심식사는 부서 회비로 함께 먹자고 선언했습니다.

저희 부서 직원들... 시큰둥한 표정으로 '어디서 드실거예요?'라고 되묻습니다.

사실 그러한 반응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차가 없다보니 부서 회식이나 식사를 같이 할때도 멀리 나가지 못하고 회사 근처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였습니다.

하지만 저희 회사 근처에는 마땅히 먹을 곳이 없어서 여자들로 구성된 저희 부서 직원들은 저와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러한 사실을 알기에 저는 그만 '오늘 내 차로 맛난 거 파는 곳에 가지 뭐...'라고 말해 버렸습니다.

직원들 모두 반신반의한 표정입니다.

제가 초보운전자라는 것과, 아직 출퇴근 이외엔 차를 끌고 밖에 나간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직원들은 '정말요?'라고 되묻습니다.

'당연하지. 나 이제 운전 잘해.'라고 말하고 나니 걱정이 앞섭니다.

뭐 차를 굴리는 것은 이젠 그런대로 자신있습니다.

문제는 주차.

괜히 사람 많은 곳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면 주차에 서툰 저는 어찌해할지 눈 앞이 깜깜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남자가 한 번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법.

결국 점심 시간에 직원들을 차에 태웠습니다.

저희 회사 사람들 신기한 듯이 나와서 한마디씩 합니다.

'살아서 돌아 와야 해.', '생명 보험은 들었어?', ''점심 먹으려다가 죽는거 아니야?' 등등

앞 보조석은 물론이고 뒷 좌석에 처음으로 사람을 태운 저는 떨리는 마음으로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회사 앞 골목길을 무사히 빠져 나오고 떨리는 마음으로 10분 정도 운전 끝에 식당에 도착, 직원들을 먼저 식당 안에 들여 보내고 전 옥외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역시나 주차장은 점심 시간에 맞춰 밥을 먹으로 나온 차로 인하여 꽉 차 있더군요.

하지만 저기 구석에 빈 자리가 있었습니다.

잽싸게 주차를 하기 위해 차를 갖다 대었지만 첫번째 주차는 차가 너무 삐툴어져 실패.

후진, 전진을 여러번 반복한 끝에 제대로 주차했지만 옆 차에 너무 바짝 갖다 대는 바람에 제가 나갈 수가 없어서 실패.

다시 전진, 후진을 반복한 후에 겨우 겨우 주차를 하였습니다.

식당에 와보니 직원들 모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왜 이렇게 늦었어요?'하고 묻습니다.

'응, 주차할 곳이 없어서 좀 헤맸어.'라고 얼버무린 끝에 오늘의 메뉴인 신선 설렁탕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설렁탕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더군요.

얼렁뚱땅 설렁탕을 먹고(마시고)나서 직원들에게 먼저 차를 빼고 있을테니 천천히 나오라고 당부하고 주차장에 가서 주차장에 들어오는 차들을 어렵게 피해 겨우 겨우 주차장을 빠져 나왔습니다.

식사를 하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

시간은 걸렸지만 그래도 무사히 복잡한 주차장에서 주차를 했다는 안도감에 왠지 뿌듯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