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0년 아짧평

영 빅토리아 / The Young Victoria (2009)

쭈니-1 2010. 6. 16. 16:43
영화 줄거리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영국을 통치한 빅토리아 여왕의 젊은 시절의 사랑을 그린 영화.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난 역사의 소용돌이에 선 인물들의 이야기가 좋다.


전 사극을 좋아합니다. 특히 궁중 암투극을 좋아하는데... 권력을 잡기 위해서 적도 아군도 없이 치열한 암투를 벌여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제게 흥미로움을 안겨줬었습니다. [영원한 제국], [왕의 남자], [쌍화점] 등의 영화에 제가 후한 평가를 주는 것은 그러한 제 개인적인 취향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저는 역사극을 좋아합니다. 특히 유럽 왕가의 흥망성쇠를 다룬 영화라면 국내에 개봉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찾아서 챙겨보는 편인데 [여왕 마고], [엘리자베스], [골든 에이지], [천일의 스캔들] 등의 영화를 보다보면 꼭 제가 역사의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에 서있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최고의 권력을 가지게 된 여자아이.


그러한 제 취향 때문에 저는 지난 아카데미 수상작들 중에서 특별히 주목한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의상상을 수상한 [영 빅토리아]라는 영화입니다.

빅토리아 여왕은 1819년에 태어나 1837년 18세의 어린 나이로 영국의 여왕이 됩니다. 권력에 눈이 먼 어머니와 어머니의 비서관에게 섭정당할 위기를 맞이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강인한 정신으로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1901년까지 무려 64년간이나 영국을 통치하며 영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음 시킵니다.

제가 여기에서 주목한 것은 바로 18세의 어린 나이에 여왕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입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최고의 권력을 지닌 여자 아이에게 권력을 탐한 온갖 인간들이 몰려들었을 것이 자명한 일입니다. 과연 그녀는 그것을 어떻게 물리치고 헤쳐나갔을까요?


그런데 왜 개봉을 안하는 거지?


전 역사극은 극장에서 봅니다. 스케일이 큰 영화가 아니더라도 역사가 가져다주는 스케일의 무게가 있기에 극장에서 봐야 역사의 스케일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 빅토리아]는 아무리 기다려도 극장 개봉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아카데미에서 의상상을 수상하였으니 소규모라도 개봉이 될 만도 한데 결국 외면당한 것입니다.

정말 아쉽더군요. 이미 엘리자베스 여왕의 일대기를 다룬 [엘리자베스]와 [골든 에이지], 그리고 헬렌 미렌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겨준 [더 퀸]을 재미있게 본 저로써는 [영 빅토리아]의 개봉을 기다리다 지쳐버렸습니다.

 

그녀를 지탱해준 힘은 사랑.

 

암튼 비록 극장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영 빅토리아]는 제겐 꽤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비록 빅토리아 여왕의 일대기는 기대와는 달리 덜 파란만장했지만 어린 나이에도 여왕으로써의 기품을 잃지 않고 자신을 굴복하려 했던 것들에게 절대로 굴복당하지 않았던 그녀의 당당한 기백은 절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앨버트와의 사랑 이야기는 색달랐는데... 엄청난 권력을 지닌 아내와 달리 작고 초라했던 앨버트는 그러나 빅토리아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으로 그녀가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그녀의 곁을 지킵니다. 결국 앨버트는 42세의 젊은 나이에 장티푸스로 죽지만 빅토리아 여왕은 평생 그와의 사랑을 간직하며 살았다는 마지막 자막은 은은한 감동을 안겨줬습니다.

어쩌면 [영 빅토리아]는 다른 역사극과는 달리 좀 밋밋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그러한 밋밋함에서도 역사가 안겨준 카리스마에 도취될 수 있었습니다. 진정 이러한 카리스마를 극장에서 다시금 느껴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