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0년 아짧평

클로이 / Chloe (2009)

쭈니-1 2010. 5. 31. 13:01
영화 줄거리

산부인과 의사인 캐서린(줄리안 무어)은 음대교수인 남편 데이빗(리암 니슨)과 음악을 전공하는 17살의 아들 마이클(맥스 티에리옷)과 함께 남 보기에 부끄러울 것 없는 성공적인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실상은 직장 생활과 자녀 양육으로 쌓인 팽팽한 긴장감이 그들의 결혼 생활에 드리워져 있었고, 가족들과는 대화와 친밀함이 이미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어느 날 남편의 깜짝 생일파티를 준비하고 기다리던 캐서린은 비행기를 놓쳤다는 남편의 전화에 실망감과 함께 약간의 의심을 품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데이빗이 가르치는 여학생이 남편의 전화에 남긴 메시지를 읽으며 캐서린의 두려움은 커져간다.

어느 날 친구들과의 부부동반 저녁식사 자리에서 캐서린은 매혹적인 젊은 여인과 마주친다. 짧은 순간 묘한 기운을 남긴 그녀는 캐서린이 병원 창문으로 지켜보았던 클로이(아만다 사이프리드). 자리로 돌아온 캐서린은 나이 많은 비즈니스맨과 함께 있는 클로이를 바라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일 저녁 때의 일을 강하게 부인하는 데이빗을 보고 더욱 그의 외도를 의심하게 된 캐서린은 클로이를 찾아내 고용한 후 데이빗을 시험해보려 한다.

클로이에게서 남편과의 관계를 듣던 캐서린은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감각이 깨어나며 질투하고 있는 자신을 느끼지만, 그 감정이 누구에게로 향한 것인지 혼란스러워진다. 그리고 이내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클로이가 쳐놓은 위험한 거미줄에 걸려들었음을 알게 되는데...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

부모의 주말 스케쥴은 아이들에게 달려있다.

 

금요일 저녁, 회사 회식 덕분에 얼큰하게 취한 저는 그러나 토요일 아침이라고해서 맘 편하게 늦잠을 즐길 수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웅이가 학교에 가는 토요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구피는 아침일찍 일어나 웅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전 모르는 척 눈 감고 안일어났습니다. ^^) 웅이 학교가 끝나는 시간 쯤해서 구피와 함께 웅이를 데리러 가야 했습니다.

구피가 웅이 교실 청소에 여념이 없는 동안(요즘은 학부모가 교실 청소를 하두군요. 이런 XXX같은 일이...) 웅이와 학교 운동장에서 뙈약볕에서 뛰어 다녀야 했습니다.(현기증나서 쓰러지는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웅이에게 맞춰 토요일을 보내던 그때, 구피가 웅이 친구 엄마들과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며 저보고 혼자 집에 들어가라는 겁니다. 저야 땡큐죠. 예기치못한 이 자유 시간에 저는 얼른 집에 들어와 [클로이]를 봤습니다.

 

솔직히 아만다 세이프리드는 눈부시게 예뻤다.

 

제가 [클로이]를 굳이 고른 이유는 러닝타임이 1시간 30분으로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서 짧았고(구피가 점심 식사를 2시간동안 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맘마미아]에서 상큼한 눈부신 젊음을 보여줬던 아만다 세이프리드가 나온다고 했기 때문입니다.(맞습니다. 그녀의 알몸을 기대했습니다. -.-)

예상대로 아만다 세이프리드는 눈부시게 예쁘더군요. 그리고 리암 니슨과 줄리안 무어의 안정적인 연기력도 영화를 보는 내내 참 좋았습니다.

특히 아만다 세이프리드와 줄리안 무어의 베드씬... 예상보다 조금 강해서 나도 모르게 '헉~'하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아마 구피와 이 영화를 함께 봤다면 '저질'이라며 구피한테 혼날뻔 했습니다.

 

하지만...

 

뭐 볼거리는 충분했습니다. 어차피 3류 에로 영화가 아니기에 아만다 세이프리드가 화끈하게 벗지는 않았지만 그런 영화를 기대했다면 굳이 [클로이]를 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클로이]는 캐나다의 세계적 거장인 아톰 에고이앙 감독의 영화입니다. 1994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최초의 캐나다 영화 [엑조티카]를 시작으로 [달콤한 후세], [펠리시아의 여행], [스위트룸], [애모]까지 다섯 차례나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으며, 이중 [달콤한 후세]는 1997년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고 뉴욕 타임즈, 뉴스위크 등 전세계 각국 250여 개의 매체가 선정한 그 해 최고의 영화 TOP10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이렇게 국제 영화제의 단골 감독의 영화에 3류 에로 영화를 기대하는 어리석은 짓을 저는 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이해는 하겠지만 공감은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중년의 위기에 빠진 한 부부가 클로이(아만다 세이프리드)라는 매력적인 창녀와의 이상한 거래를 통해 예전의 관계를 회복해가는 과정에서 이 영화는 캐서린(줄리안 무어)의 심리를 꽤 세세하게 묘사합니다.

 

도대체 클로이는 왜?

 

하지만 캐서린의 심리는 세세하게 묘사되지만 그 반대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클로이의 캐릭터는 제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클로이가 왜 캐서린에게 그토록 집착하는지, 클로이는 왜 그러한 마지막 선택을 해야 했는지...

이 영화의 제목은 '클로이'입니다. 그만큼 클로이라는 캐릭터다 캐서린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톰 에고이앙 감독은 그토록 중요한 클로이를 그냥 내버려둡니다. 그래서 그녀의 행동에 그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습니다. 결국 그러한 아톰 에고이앙 감독의 선택은 이 영화를 이상한 스릴러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분명 스릴러를 원하며 만든 영화는 아니었을텐데 말입니다.

만약 캐서린 만큼이나 클로이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묘사했다면, 그래서 제게 클로이의 이상한 행동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면 이 영화는 더욱 멋진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