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0년 아짧평

언 애듀케이션 / An Education (2009)

쭈니-1 2010. 4. 15. 13:09
영화 줄거리

세상을 동경하던 소녀, 남자를 배우다! 17세 소녀의 방황과 일탈, 그 생생한 교육의 현장!

전쟁이 끝난 후 1961년 영국,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옥스퍼드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17세 우등생 소녀 ‘제니’(캐리 멀리건). 보수적인 부모님의 엄격한 통제와 고리타분한 학교 교육에 염증을 느끼는 그녀에게 세상은 그저 지루하기만 하다.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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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설로 프로야구가 취소되다.

 

제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이라면 아마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작년 12월에 블로그를 시작한 이래 제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횟수는 매달 40회를 넘겼습니다. 거의 하루에 한번 이상은 글을 남긴 셈이죠. 하지만 4월이 벌써 절반이나 지났지만 이 글을 제외하고는 4월의 글은 고작 7개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제 글의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제 관심사가 둘로 나눠졌기 때문입니다.

바로 프로야구입니다. 프로야구 휴식기인 11월부터 3월까지 제 관심사는 오로지 영화입니다. 하지만 4월이 되면 영화를 향한 제 관심은 50%정도 프로야구로 옮겨지게 됩니다.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은 4월에 특히 심하고 제가 응원하는 두산 베어스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면 9월~10월엔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하지 못할 정도로 프로야구에만 매달립니다.

그러한 이유로 영화도 꼭 보고 싶은 영화만 제한적으로 보고 있는 와중에 4월 14일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과 KIA의 경기가 강설로 인하여 취소가 되었습니다. 세상에... 4월 중순에 비가 아닌 눈 때문 경기가 취소되다니... 어이없는 이유로 경기가 취소되자 전 갑자기 허전해졌고, 그 허전한 마음은 역시 영화가 달래줬습니다.

 

아카데미의 선택

 

제가 오랜만에 집에서 보는 영화로 굳이 [언 애듀케이션]이라는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지난 아카데미에서 이 영화가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등에 노미네이트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름을 아는 배우도 없었고, 영화의 내용도 어느 여고생이 한 연상남의 유혹에 못 이겨 지루한 세상에서의 일탈을 경험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면 뭔가 특별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보게 된 것이죠.

일단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평범한 내용이지만 영화 자체가 워낙 스피드하게 진행되어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습니다. 배우들의 매력도 대단했는데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었고, 오리버 스톤 감독의 기대작 [월 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스]에도 캐스팅된 차세대 할리우드 여배우 캐리 멀리건과 매혹적인 연상남을 연기한 피터 사스가드의 매력은 특출나 보이더군요.

1시간 30분이라는 이 영화의 스토리와 걸맞는 단출한 러닝타임도 큰 장점입니다. 괜히 이야기를 질질 끌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해내는 론쉐르픽 감독의 연출력도 돋보였습니다.

 

모든 것을 거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이 영화의 스토리 라인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한 여고생의 일탈을 그리고 있습니다. 옥스포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지상의 목표로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던 제니는 유머감각과 경제적 능력을 갖춘 연상남 데이빗을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짜릿한 일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결국 데이빗은 제니에게 청혼을 하게 되고 제니는 옥스포드 진학과 데이빗과의 결혼이라는두가지 길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자!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전 옥스포드 대학 진학을 선택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상황에서 제니가 데이빗과 결혼을 하게 되면 제니는 모든 것을 데이빗에게 기대는 것이 됩니다. 자기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을 마련한 후 결혼을 생각해도 늦지 않은 나이인 만큼 먼저 옥스포드 대학에 진학하여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간혹 주위를 보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가 그것을 잃은 후 한 없이 망가지는 사람들을 봅니다. 결혼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습니다. 전 자신의 모든 것을 걸만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에 모든 것을 걸었다가 이혼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여자들, 회사에 모든 것을 걸었다가 퇴직후 무기력증에 빠지는 남자들.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잘 알기에 전 내 자신을 위한 부분은 남겨두고 남은 것을 투자합니다. 제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영화를 좋아하고, 프로야구를 즐기는 것도 전부 제 자신을 위한 몫인 셈입니다.

 

제니는 그 만큼 성장하였을 것이다.

 

제니 역시 모든 것을 데이빗에게 걸었습니다. 학교를 자퇴하고 대학을 포기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걸은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싸늘한 배신입니다. 만약 제니가 어리석었다면, 그리고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할 용기가 없었다면 제니는 배신의 순간 한 없는 나락에 빠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슬기로웠고, 용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 만큼 더욱 성장하였습니다. [언 애듀케이션]은 잘못된 첫 사랑으로 인하여 학교에서는배울 수 없는 인생의 교훈을 깨닫는 소녀의 이야기이며, 그러한 이야기는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들에게도 통용되는 교훈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