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0년 아짧평

크레이지 하트 / Crazy Heart (2009)

쭈니-1 2010. 3. 19. 10:38
영화 줄거리
한때 잘 나가던 뮤직 스타 배드 블레이크(제프 브리지스). 수 차례 결혼실패와 오랜 방랑 생활로 이제는 시골 작은 바에서 술에 쩔어 노래하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어느날 자신을 취재하러 온 기자 진 크래독(매기 질렌할)과의 첫 만남부터 그녀에게 빠져드는 배드는 그녀를 돕기 위해 재기의 의지를 불태운다. 하지..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올해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작.

 

올해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은 [크레이지 하트]의 제프 브리지스가 받았습니다. [인 디 에어]의 조지 클루니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지만 아카데미는 늙은 컨트리 가수의 재기에 표를 던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인 디 에어]의 조지 클루니 연기가 엄청 좋았기에 그가 수상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었지만 제프 브리지스 역시 연기하면 한 연기하는 배우이기에 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얼마나 제프 브리지스가 연기를 잘했길래...'로 쏠리게 되었습니다.

 

작년 [더 레슬러]의 미키 루크가 떠오르더라.

 

드디어 영화가 시작되고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며 영화를 감상하는 제 마음을 누그러뜨렸습니다. 한때는 잘나갔지만 이젠 한물간 늙은 가수 블레이크가 보잘것 없는 무대에서 투덜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왠지 아슬아슬함을 느끼기도 했고, 진 크래독과 사랑이 펼쳐지는 장면에선 '나이차가 몇 살인데 저래도 되는거야?'라는 시샘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영화를 보다가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영화와 배우가 있더군요. 바로 작년 아카데미에서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목되었다가 [밀크]의 숀 펜에게 밀린 [더 레슬러]의 미키 루크였습니다. 비록 음악과 스포츠라는 장르는 달랐지만 배드 블레이크와 랜디의 모습은 많은 부분이 닮아 있었습니다.

 

난 [더 레슬러]에게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이젠 한 물간 왕년의 스타라는 점도 닮았고, 하나 뿐인 자식에게 외면을 당하는 것도 닮았고, 한 여자와의 사랑으로 삶의 희망을 품었다가 결국 버림을 받는 것도 닮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있습니다. 바로 결말 부분이죠.

[크레이지 하트]의 블레이크는 자신의 잘 못을 깨닫고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합니다. 술도 끊고, 다시 작곡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버린 여자에게도 쿨한 모습을 보여주죠. 하지만 [더 레슬러]의 랜디는 모든 것을 잃고 절망하다가 다시 레슬링 선수로 돌아옵니다. 그것은 화려한 재기가 아닌 링 외에는 갈 곳이 없었던 랜디의 어쩔수없는 선택이었고, 그렇기에 [크레이지 하트]와는 달리 엄청난 비극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전 너무나도 착실하게 재기에 성공한 블레이크보다는 자신에게 죽음을 안겨줄지도 모를 링 밖에 선택할 수 없었던 랜디가 더욱 애착이 가네요.

 

결코 크레이지하지는 않았다.

 

[크레이지 하트]는 영화의 제목과는 달리 크레이지하는 않았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잔잔했고, 제프 브리지스의 연기 역시 깊은 울림보다는 담담한 변화에 가까웠습니다. 아직 [밀크]를 보지 못한 상태이기에 작년 아카데미의 남우주연상 라이벌인 [밀크]와 [더 레슬러]의 단순 비교는 무리이지만 개인적으로 [크레이지 하트]와 [더 레슬러]를 비교한다면 너무 잔잔했던 [크레이지 하트]의 제프 브리지스의 연기보다는 너무 절망스러웠던 [더 레슬러]의 미키 루크에게 표를 던져주고 싶으며, [크레이지 하트]와 [인 디 에어]를 비교한다면, 역시 [인 디 에어]의 조지 클루니에게 표를 던져주고 싶습니다.

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프 브리지스의 연기가 못했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냥 제 취향에 의하면 그렇다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