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내키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니 2007년 11월 [식객]을 볼 때도 별로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식객]의 의외의 흥행 성공 때문에 극장에서 보게 되었고, 영화의 재미면에서는 그런대로 만족을 하였습니다.
사실 [식객 : 김치전쟁]도 그러했습니다.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게다가 이 영화는 전 편인 [식객]과는 달리 흥행에도 실패하였죠. 하지만 어쩌면 전 편처럼 의외의 솔솔한 재미를 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결국 보게 되었습니다.
왜 허영만의 에피소드를 쓰지 않았을까?
[식객 : 김치전쟁]의 가장 큰 의문점은 영화 자체는 허영만의 우너작만화 [식객]을 차용했지만 영화의 내용은 원작의 에피소드가 아닌 전혀 다른 창작물이었다는 점입니다. 원작 자체가 이미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고, 그 탄탄한 스토리라면 무궁무진한 에피소드가 존재할텐데 왜 굳이 원작의 에피소드 대신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했을까요?
어쩌면 원작보다 더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자신감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그렇지도 않더군요. 음식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억지 감동을 안겨주려는 이 영화의 뻔한 의도를 읽으며 조금은 실망한채 영화를 감상하였습니다.
애초에 대회 자체가 성립되 않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짜증이 났던 부분은 김치 대회였습니다. 최고의 김치를 찾는다는 그 대회를 보며 제가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건 대회 자체가 성립이 안되지 않나? 라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치라면 당연히 숙성의 맛인데 그날 만들어서 그날 맛을 보고 최고의 김치를 꼽는다니...
그러한 제 의문은 성찬과 장은의 최고의 김치전쟁을 담은 결승전에서도 드러납니다. 그런데 웃긴 것은 정작 대회장에서 만든 김치가 아닌 이미 만들어놓고 숙성시킨 김치를 꺼내들고 마지막 최종 판결을 받으려하죠. 이건 뭐... 이런 콩가루 대회가 다있나?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전 편에 비해 부족하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꺼내들고 억지감동을 만드려는 뻔한 의도도 그렇고,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 때문에 짜증이 났던 김치 대회도 그렇고 모든 것이 전 편의 소소한 재미와 비교해서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실망스러웠던 것은 배우들의 매력이었습니다.
김강우, 이하나가 성찬과 진수를 맡았던 전 편에 비해 [식객 : 김치전쟁]은 진구와 왕지혜를 성찬과 진수로 내세웠습니다. 어느 정도의 진지함이 돋보였던 김강우에 비해 진구는 많이 가벼워 보였고, 무엇보다도 영화의 감초라고 할 수 있는 진수는 이나하와 왕지혜의 차이가 너무나도 많이 났습니다. 왕지혜의 연기는 그냥 까불기만 했지만 이하나의 연기는 참 많이 귀여웠거든요.(이건 개인적인 취향 탓일까요?) 전혀 공감이 되지 않는 장은(김정은)의 캐릭터와 김정은의 별로 공감되지 않는 연기도 영화를 보는 맛을 떨어뜨립니다.
게다가 영화에 등장하는 김치들 역시 '먹고 싶다.'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무덤덤했으니 [식객 : 김치전쟁]은 참 많은 것이 전 편에 비해 부족했던 영화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아주짧은영화평 > 2010년 아짧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 애듀케이션 / An Education (2009) (0) | 2010.04.15 |
---|---|
크레이지 하트 / Crazy Heart (2009) (0) | 2010.03.19 |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2009) (0) | 2010.03.15 |
모범시민 / Law Abiding Citizen (2009) (0) | 2010.03.12 |
킬러들의 도시 / In Bruges (2008) (0) | 2010.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