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갈비가 내 발목을 잡았다.
새로운 영화가 개봉하는 목요일. 저는 구피에게 오늘은 영화보러 갈테니 혼자 저녁식사하라고 통보한 상태였습니다. 알겠다며 뽀루뚱한 표정을 짓던 구피. 하지만 갑자기 '오늘은 돼지갈비가 먹고 싶다.'라고 혼잣말을 하더군요. 그 순간 돼지갈비에 소주 한 잔이 제 머리 속에 비집고 들어오더니 영화가 보고 싶다는 욕망을 단번에 쫓아내 버렸답니다.
결국 전 영화 보러 가기를 포기하고 구피와 동네 연탄갈비집에서 돼지갈비 2인분에 소주 한 잔을 얼큰하게 걸치고, 영화에 대한 아쉬움은 비디오 대여점에서 [모범시민]을 빌려 보는 것으로 마무리했답니다. 돼지갈비의 유혹에 넘어간 절 보며 구피의 한마디...'자긴 진정한 영화 매니아가 아냐. 겨우 돼지갈비에 영화를 포기하다니...'
모든 것을 잃은 남자의 복수극.
소주 한 병을 마시고 나서 얼큰한 상태로 [모범시민]을 봤습니다. DVD는 아직 출시전이라고 해서 비디오로 봤는데... 매번 DVD로 보다가 비디오로 보려고 하니 역시 화질이 상당히 떨어지더군요. 그래도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인 만큼 화끈화끈 올라오는 소주의 기운을 억누르며 영화에 집중하였습니다.
영화는 2인조 강도에게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은 한 남자의 무기력한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검사는 확실한 유죄 판결을 위해 강도 중 한 명과 거래를 합니다. 결국 거래를 응한 강도는 약한 형벌만 받았고, 다른 한 명은 사형을 선고 받죠. 하지만 주인공은 그러한 판결을 용납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치밀한 복수를 준비하죠.
화끈한 액션은 아니더라.
[모범시민]이 기대되었던 이유는 [300]의 영웅 제라르 버틀러의 화끈한 액션이 기대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 자체는 화끈한 액션 보다는 스릴러에 가까웠습니다. [네고시에이터], [이탈리안 잡] 등을 만들었던 F. 게리 그레이 감독의 이전 영화들과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였다고 할 수 있을 듯.
게다가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주인공인 클라이드(제라르 버틀러)의 복수가 그다지 와닿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복수의 대상이었던 닉(제이미 폭스)은 살려두고 그 주변인물들만 열심히 죽여대니... 영화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지만 별 다섯을 주기엔 조금 아쉬웠던 영화가 영화가 아니었나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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