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0년 아짧평

꼬마 니콜라 / Le petit Nicolas (2009)

쭈니-1 2010. 2. 12. 16:27

 

 

 

감독 : 로랑 티라르

주연 : 막심 고다르, 카 므라, 발리에리 르메르시

 

 

올해 설날 연휴는 저주받았다!

 

직딩에게 휴일이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정말 토,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휴일이 너무 적더군요. 왜이리 토요일, 혹은 일요일과 겹쳐있던지...

이번 설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설날 연휴는 3일이지만 연휴 기간동안 차례 음식 만들고, 차례상 차리고, 손님 상 차리고, 저희 집과 처가집을 왔다갔다 하고나면 차라리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피곤해집니다. 그런데 그러한 설날 연휴가 토, 일요일과 겹쳐 버렸으니 설날 연휴동안 고된 노동을 한 저와 구피는 도대체 언제 쉬라는 것인지...

그래도 저희 회사는 이번 설날 연휴가 토, 일요일과 겹치는 것을 감안하여 금요일 하루는 회사 전체적으로 연차 휴가를 적용하여 휴일로 지정하였습니다. 뜻밖의 휴가을 얻은 저는(안타깝게도 연차 휴가비는 깎이겠지만...) 부담이 없어진 목요일날 저녁 [꼬마 니콜라]를 보며 연휴의 힘찬 시작을 알렸고, 금요일날 출근해야하는 구피는 투덜거리며 제게 부러움의 시선을 보냈습니다.

 

 

내가 [꼬마 니콜라]를 선택한 이유!

 

비록 금요일날 회사를 안 나가도 되지만 금요일 아침 조조로 [울프맨]을 예매해놓았기에 늦잠을 잘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연일 계속된 3주간의 야근으로 몸은 지칠대로 지쳐 있었고, 목요일에도 구피가 '추노'를 봐야한다고 우겨서 실질적으로 제가 [꼬마 니콜라]를 보기 시작한 시간은 11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었으니 슬슬 눈꺼플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꼬마 니콜라]는 보고 잘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긴 것은 이 영화의 러닝 타임이 고작 1시간 30분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서 부쩍 영화의 러닝 타임이 기본적으로 2시간이 되는 상황에서 1시간 30분 짜리 영화를 만난다는 것은 참 드문 일이죠. 이렇게 짧은 영화라면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보고 잘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마치 벌써 본 듯한 이 느낌은?

 

영화가 시작하고 10살 짜리 귀여운 꼬마 니콜라(막심 고다르)가 동생이 생기면 엄마(발리에리 르메르시), 아빠(카 므라)가 자신을 숲 속에 버릴지도 모른다는 황당한 생각에 죄충우돌 소동을 벌이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영화 속에 펼쳐집니다. 영화를 보며 전 니콜라와 그의 친구들의 귀여운 모습에 함박 웃음을 지었지만 '이 영화 이미 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더군요.

바로 '출발 비디오 여행'과 같은 TV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이 영화에 대한 소개를 본 것입니다. 고작 1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동안 영화의 스토리를 축약해서 보여준 것에 불과하지만 그러한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영화를 잘 축약했는지 그 짧은 시간 동안 [꼬마 니콜라]의 알짜배기 장면들을 모두 담아 냈더군요. 덕분에 이 영화에 대한 재미가 상당히 반감되긴 했습니다.

 

 

그래도 난 재미있었다.

 

그래도 전 재미있었습니다. 비록 니콜라와 친구들의 에피소드는 TV를 통해 이미 상세히 알고 있었지만 또다른 에피소드인 승진을 위해서 회사의 사장님 내외를 집으로 초대한 니콜라의 엄마, 아빠의 에피소드는 TV에서 생략이 되었기에 영화를 보면서 많이 웃을 수 있었습니다.

동생이 생기는 것은 싫다며 고민에 빠지는 니콜라의 모습에서 우리 웅이의 모습도 보이더군요. 웅이도 도대체 왜그런지 몰라도 동생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며 저희 부부 둘째 생산을 강력 반대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구피는 책에서 읽은 적이 있는 익숙한 캐릭터가 영화 속에 재현된 것에 재미있어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귀여운 반전도 좋았습니다. 그 반전을 웅이에게 보여주며 '너도 이제 동생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버려.'라고 해주고 싶기까지 하더군요. 암튼 이렇게 [꼬마 니콜라]로 짧지만 보고 싶은 영화만큼은 풍부한 올해 설날의 쭈니의 영화 여행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