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윤재구
주연 : 차승원, 송윤아, 류승용
지난 겨울에 놓친 아쉬운 영화 한 편.
작년 12월에 극장으로 열심히 영화를 영화를 보러 다녔지만 그렇다고해서 보고 싶은 영화를 모두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아쉽게 극장에서 놓친 영화중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시크릿]입니다.
[시크릿]은 [세븐 데이즈]의 각본으로 잘 알려진 윤재구의 감독 데뷔작으로 차승원, 송윤아, 류승용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였기에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제 입맛에 딱 맞는 영화처럼 보였습니다. [세븐 데이즈]의 반전을 만들줄 아는 사람이라면 분명 [시크릿]의 반전도 기가 막힐 것이며, 배우진도 든든하게 느껴졌으니...
누구나 비밀은 있다.
그렇게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요? 막상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본 [시크릿]은 기대만큼의 재미를 안겨주지는 못했습니다. 반전을 너무 난무하여 나중에 가서는 조금 짜증이 났습니다.
이 영화의 기본 스토리 라인은 제목 그대로 비밀에 있습니다. 성열(차승원)은 외도 후 음주운전으로 딸을 죽음에 몰아 넣었다는 비밀을 아내 몰래 간직하고 있었고, 딸의 죽음으로 남편을 증오한 지연(송윤아)은 그 증오심에 의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생의 죽음으로 그 진범을 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재칼(류승용) 역시 본심에 대한 비밀을 감추고 있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캐릭터들이 지니고 있는 비밀을 벗겨내보라며 게임을 제안합니다.
문제는 비밀이 아닌 누가 비밀을 알고 있는가 였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제시한 게임은 시시해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성열의 비밀은 영화의 초반부터 이미 관객에게 공개되었고, 지연의 비밀은 눈치빠른 관객이라면 충분히 예상 가능합니다. 재칼의 비밀은 영화의 스토리 전개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정도로 미비하더군요.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게임은 그들의 비밀을 캐는 것이 아닌 그들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는 의문의 사나이가 과연 누구인가였습니다. 의문의 전화를 통해 성열과 재칼을 모두 가지고 놀았던 바로 그 녀석... 그것이 진짜 이 영화의 게임이죠. 물론 그 게임 역시 주인공들의 비밀만큼이나 치밀하지는 못했지만...
김빠진 비밀 속에서 난무하는 반전들...
영화가 후반에 접어들어 갈수록 누구나 눈치챈 비밀들이 하나둘씩 벗겨지고 그러한 김빠진 비밀들을 가지고 윤재구 감독은 반전을 난무하기 시작합니다. 일단 저는 이 반전들 중에서 마지막 반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맞췄습니다. 물론 마지막 반전 역시 난무하는 반전들 속에서 이제 그만 반전이 끝났겠지라고 잠시 방심한 틈을 타서 당한 것이기에 얼떨떨했을 뿐 [세븐 데이즈]처럼 충격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시크릿]은 분명 볼만한 영화입니다. 영화 속의 캐릭터들도 꽤 매력적이고, 그 캐릭터들을 연기한 배우들도 좋았습니다. 특히 악역을 연기한 류승용은 참 끔찍하게 연기 잘 하더군요. 그리고 지연의 마지막 공연날 벌어지는 추격씬도 긴장감이 감돌 정도로 잘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윤재구 감독은 너무 반전에 집착한 나머지 여기저기 반전들을 뿌려놓고 '이 중 하나는 걸리겠지.'라는 심정으로 영화를 만든 것 같습니다. 반전에 대한 집착만 버린다면 [시크릿]은 좀 더 괜찮은 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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