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조지 오브 정글(George of the Jungle) ★★★★

쭈니-1 2010. 1. 25. 23:23

 

 

 

날짜 : 1998년 10월 13일

감독 : 샘 와이즈만

주연 : 브랜든 프레이저, 레슬리 만, 토마스 해이든 처치 

 

 

타잔이 돌아왔다. 그러나 조금 이상하다. 줄을 타다가 떨어지는 일은 다반사이고, 치타를 연상시키는 고릴라는 안경을 쓰고 심각한 책을 읽으며 유창한 말까지 한다. 게다가 애완견으로는 코끼리를 기른다. 이 낯선 모습의 타잔은 미국에서는 조지라고 불리우는 60년대 말 미국 만화의 유명한 주인공이다. 

67년 제이 와드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조지 오브 정글]은 유쾌한 유머와 패러디로 [타잔]을 풍자하며 미국인들에겐 엄청난 인기를 얻어내었었다. 이제 그 [조지 오브 정글]이 디즈니사에 의해 영화로 재탄생한 것이다.

어쩌면 [조지 오브 정글]의 영화화는 디즈니사로서는 최상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요즘처럼 만화의 영웅들이 스크린 데뷔붐을 일으키고 있는 시점에서 웃음과 풍자 그리고 패러디로 무장한 정글의 영웅담은 디즈니사의 이미지와도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지는 주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이 영화는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1억 달러라는 흥행 수입을 올리며 예정된 성공의 길을 걸었다.

[조지 오브 정글]은 매우 유쾌한 영화이다. 오프닝의 애니메이션은 제이 와드의 원작 만화를 그대로 표방한 것으로 이 영화의 성격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타잔처럼 어깨에 힘만 주는 근육질 영웅이 아닌 모든 일에 서투르고 실수 투성이인 조지(브랜든 프레이저)라는 캐릭터 역시 신선함을 안겨 주고, 말하는 고릴리 에이프, 자신이 개인줄 착각하는 코끼리 쉽, 그리고 귀여운 원숭이들과 사자의 연기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이다.(예상하고 있겠지만 동물들의 연기는 특수효과의 힘을 많이 빌렸다.)

샘 와이즈만 감독은 [조지 오브 정글]에서 디즈니식 유머를 잘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돈 많은 상속녀이지만 천진한 면이 있는 어슬라(레슬리 만)와의 로맨스는 정글과 뉴욕을 오가며 유쾌한 에피소드를 자아내고 어술라의 약혼자이자 어슬라의 돈만을 노리는 속물 라일(토마스 해이든 처치)과 두 명의 밀렵꾼들은 이 영화의 악역을 충실히 수행하며 재미를 자아낸다. 특히 [타잔]은 물론이고 [유주얼 서스펙트]와 [라이온 킹]의 패러디는 특별한 재미를 제공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적당히 근엄한 목소리로 영화를 설명하는 해설자이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지만 때로는 영화 속 인물들과 대화도 하고 '한편 거대하고 값비싼 폭포 세트장에서는...'식의 유머도 관객에게 던진다. 탐험대가 조지가 살고 있는 정글에 들어서는 장면에서 해설자가 '경외에 찬 감탄을 지른다.'라는 말에 출연진들이 '에'라고 실망스러운 감탄사를 내자 '그게 아니고 경외에 찬 감탄사라니까.'라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후반부에 가서는 악역을 맡은 밀렵꾼들과 '난 너희들이 맘에 들지 않아.'라고 싸움을 벌인다. 물론 제이 와드의 원작만화에서 그대로 차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관객을 웃음의 도가니로 안내한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완벽한 디즈니식 코미디인 것이다.

 


 

2010년 오늘의 이야기

 

드디어... 드디어... 1998년 영화노트가 끝이났습니다. 왜 1998년 영화노트는 12월 31일까지 있지 않고 10월 13일에서 끝이 나냐고요? 이 영화 이후 저는 홈페이지라는 새로운 매체에 푹 빠져서 그곳에 글을 쓰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그 홈페이지에 쓴 글은 안타깝게도 제 첫사랑의 추억과 함께 영원히 묻혀버렸습니다. ^^;

암튼 제 영화노트의 마지막 장인 1998년을 끝냈으니 이제 영화노트의 첫장인 1990년부터 다시 시작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