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1998년 10월 2일
감독 : 랜달 윌래스
주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레미 아이언스, 존 말코비치, 제라르 디빠르디유, 가브리엘 번
1802년 7월 24알 파리 근교에서 태어난 알렉상드르 뒤마는 1870년 12월 5일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수백편의 소설과 여행기, 심지어는 요리 백과사전까지 펴냈으며 몇 개의 잡지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부르주아 연극에 토대를 제공하고 연극에서 낭만주의 혁명에 지대한 공로를 끼쳤다고 평가 받을 정도로 그는 뛰어난 극작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무려 2백 여편에 달할 정도로 그는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는 소설가로 더 깊이 인식되어 있다. 특히 2백 여편 중 약 1백 여편에 가까운 작품이 [몽테크리스트 백작]과 [삼총사] 시리즈를 영화화한 것이라는 사실은 그의 작품 세계중 모험 활극을 다룬 것들이 대중에게 남다른 인기를 끌었음을 잘 나타내준다.
그 중 프랑스 황제 루이 13세를 보위하는 아토스, 아라미스, 포토스라는 3인의 총사와 총사 대원이 되겠다고 파리로 찾아든 애송이 달타냥이 벌이는 모험을 그린 1844년작 [삼총사]는 1914년 찰스 헨켈 감독에 의해 무성 영화로 만들어지기 시작해 1993년 찰리 쉰, 키퍼 서덜랜드, 크리스 오도넬 주연의 디즈니표 [삼총사]가 선보이기까지 영화라는 미디어가 가장 사랑하는 소설 중에 하나로 손꼽혀 왔을 정도로 인기를 끌어다.
그 후 [삼총사]는 1845년 출간된 [20년 후]와 1948년 출간된 [그 10년 뒤]로 연작을 이어 나갔고 이중 [그 10년 뒤]는 영어로 출간되면서 세편의 소설로 나뉘어 졌는데 그 제목이 각각 [The Viomte de Bragelonne], [Louise de La alliere], [The Man in the Iron Mask, The Son of Athos]였다. 랜달 윌레스 감독의 [아이언 마스크]는 바로 그 중 세번째인 [The Man in the Iron Mask, The Son of Athos]를 영화화한 것이다.
- ♠ 이철민의 '원작을 누가 탓하나'인용 (씨네21 148호)
[브레이브 하트]의 각본을 썼던 랜달 윌레스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한 [아이언 마스크]가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화려한 출연진이다. [타이타닉]으로 최고의 스타 자리에 오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야비한 루이 14세와 그의 쌍둥이 동생 필립역을 맡았으며, 가브리엘 번이 달타냥을 그 외 제레미 아이언스와 존 말코비치, 제라르 디빠르디유가 각각 아라미스, 아토스, 포토스를 맡아 열연을 해주었다. 랜달 윌레스 감독은 17세기의 프랑스를 고풍스럽게 잡아냈으며 주연 배우들 역시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연기를 해주었다.
이 영화의 묘미는 우리가 뒤마의 소설 중 가장 친숙했던 [삼총사]의 영웅들을 비틀기다. 아라미스는 신부로 위장하여 비밀 결사대 대장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아토스는 은퇴하여 아들인 라울의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으며, 포토스는 술과 여자에 파묻혀 인생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유일하게 남아 총사 대장을 맡고 있는 달타냥은 왕의 어머니와 사랑에 빠져 있다.
[삼총사]에서 그토록 눈부신 활약을 했던 그들은 모두 중년이 되어 역사의 뒤안길에 서있으며, 그러한 영웅들의 후일담을 보는 것은 관객에게 꽤 많은 재미를 안겨준다. 그리고 루이 14세가 라울의 연인을 빼앗기 위해 라울을 전쟁터에 내보내고 그가 전사하자 그들의 모험은 다시 시작된다. 아라미스의 주도 아래 아토스와 포토스는 폭군인 루이 14세를 왕의 자리에서 내쫓기로 결심하고 이 계획에 달타냥이 반대함으로써 그들은 적이 된다.
이제 영화는 몇 가지 반전을 준비하며 관객에게 재미를 안겨 준다. 루이 14세에겐 숨겨진 쌍둥이 동생 필립이 있었으며 아라미스가 루이 13세의 명을 받아 필립에게 철가면을 씌웠으며 달타냥이 루이와 필립의 아버지였다는 식의 반전들은 영화를 충분히 재미있게 한다.
그러나 영화가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랜달 윌레스 감독은 무리를 하게 된다. 바로 원작을 무시하고(이 영화 자체가 원작을 무시함으로써 탄생했지만...) 달타냥이 필립을 구하기 위해 죽는 것으로 설정함으로써 할리우드식 감동을 관객에게 자아내려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가장 어색한 것이 바로 그 장면이다. 루이의 칼을 손으로 막을 수도 있었는데 굳이 몸으로 막았으며 기껏 그 작은 칼에 찔려 죽는 장면은 그야말로 억지이다.
[아이언 마스크]는 충분히 오랜만에 보는 고전 소설을 할리우드식으로 각색한 수작이 될 수도 있었는데 알량한 감동주의에 휩싸여 평범한 할리우드식 활극 영화가 되고 말았다.
2010년 오늘의 이야기
이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아이언 마스크]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화려한 출연진입니다. 특히 연기파 배우의 집합장인데 제레미 아이언스, 존 말코비치, 제라르 디빠르디유, 가브리엘 번의 조합이라니... 게다가 당시엔 아니었지만 이젠 연기파 배우로 발돋음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까지... 만약 이 출연진으로 다시 [아이언 마스크]를 만든다면 전 당장이라도 극장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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