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1/2

쭈니-1 2010. 1. 1. 18:04

 

 

 

날짜 : 1998년 9월 26일
감독 : 짐 길레스퍼
주연 : 제니퍼 러브 휴이트, 사라 미셀 겔러, 라이언 필립, 프레디 프린스 주니어, 앤 해처

 

 

96년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호러영화 [스크림]의 놀랄만한 흥행성공은 할리우드에서 이미 한 물간 장르인 슬래셔 무비를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제작사는 발 빠르게 [스크림 2]를 완성했고 이 역시 1억 달러가 넘는 흥행성공을 거두며 감독인 웨스 크레이븐과 각본을 맡은 케빈 윌리암스를 할리우드의 새로운 스타로 만들어 주었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라는 긴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영화는 케빈 윌리암스가 로이스 던칸의 성인 서스펜스 소설을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스타라고는 케빈 윌리암스 밖에 없는 이 영화는 그러나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으며 케빈 윌리암스는 단숨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 팔리는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소식통에 의하면 케빈 윌리암스는 [Killing Mrs Tingle 팅글 부인 죽이기]로 감독에 데뷔 준비중이란다.)
뉴캐롤라이나의 낚시터. 이 곳에서 줄리(제니퍼 러브 휴이트)와 그녀의 남자친구 레이(프레디 프린스 주니어) 그리고 헬렌(사라 미셀 겔러)과 그녀의 남자친구인 배리(라이언 필립) 이렇게 네 명의 젊은이들은 장미빛 미래를 꿈꾸며 성인이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당찬 희망으로 가득 차 있던 그들은 그러나 끔찍한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해안 도로에서 사람을 친 것이다. 장래가 걱정이 된 네 사람은 시체를 바다에 버리기로 한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피해자가 아직 살아 있다는걸 알게 되고 두려움에 이들은 그냥 바다에 버린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비밀을 지킬 것을 맹세한다.
이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활기찬 청소년 무비처럼 시작한 영화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위기를 맞이한다. 그리고 영화는 1년 후의 이야기로 훌쩍 넘어간다. 1년 전 사건의 충격 때문에 고향에 돌아가기를 거부하던 줄리가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고향의 집으로 돌아오고 그 곳에서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라는 정체 불명의 편지를 받게 된다.
이 순간부터 영화는 관객과의 게임을 시작한다. 1년 전 사건 이후 뿔뿔이 흩어졌던 네 사람은 사건 해결을 위해 다시 뭉치고 범인인줄 알았던 맥스가 살해되며 영화는 점차 미궁 속에 빠져든다. 관객은 마치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야 하며 감독의 의도대로 범인을 맥스로 오해하다가 마지막엔 레이를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다 범인은 뜻밖의 인물이었으며 관객은 완벽하게 이 영화와의 싸움에서 패배를 당하고 만다.
이 영화는 두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슬래셔 무비이다. 케빈 윌리암스(감독인 짐 길레스피를 언급하지 않고 자꾸 각본가인 케빈 윌리암스를 언급하는 이유는 내가 짐 길레스피 감독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는 슬래셔 무비의 모든 장치를 고스란히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에 옮겨 놓았다. 영화의 대상은 젊고 매력적인 청소년들이고 범인은 살인 미치광이이며 무시무시한 갈고리를 가지며 살인을 자행한다. 작은 마을은 마치 탈출구가 없는 미로처럼 보이며 아무도 그들을 도와 줄 수 없다. 이것은 마치 [13일의 금요일]과 [나이트 메어]를 답습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세기말에 부활한 슬래셔 무비는 좀 더 세련되어졌고 얌전해졌다.
게다가 사건의 해결은 정교한 탐정 소설처럼 설득력이 있으며 반전 역시 관객의 뒤통수를 친다. 마지막 배 안에서의 추격씬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특히 사건의 해결 실마리를 제공하는 멜리사 역의 앤 헤쳐는 [볼케이노]에서 보여주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섬뜩함을 관객에게 전해 준다. 이 영화는 완벽하게 슬래셔 무비의 잊혀졌던 재미를 관객에게 안겨 준다.  

 

※ 슬래셔 무비의 초보자를 위한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에 대한 질문.

  1. 범인은 어떻게 주인공들의 신상을 파악하고 복수의 계획을 세웠을까?
  2. 범인은 도대체 왜 맥스를 죽였을까?
  3. 범인은 헬렌과 배리를 죽일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경찰과 헬렌의 언니를 죽이는 모험까지 감행하며 후반부에 가서야 죽였을까?
  4. 범인은 줄리의 차에 있었던 맥스의 시체와 게들은 어떻게 그렇게 금새 치워 버렸을까?
  5. 범인은 어떻게 배리의 시체를 마을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회관의 2층에서 자신의 배로 옮겼을까?

※ 그에 대한 해답 : 슬래셔 무비를 즐기고 싶다면 그러한 시시한 것들은 잊어 버릴 것.

 

 

 


 

 

2010년 오늘의 이야기

 

[스크림]과 더불어 제가 참 좋아하는 할리우드 슬래셔무비입니다. 특히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참 좋아하는데 제니퍼 러브 휴이트, 사라 미셀 겔러, 라이언 필립 등 참 매력적인 배우들이 이 영화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스타가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케빈 윌리암스의 감독 데뷔작 [팅글 부인 죽이기]는 흥행과 비평면에서 완벽한 실패를 거둠으로써 우리나라에선 소개조차 되지 못했으며 더 이상 연출을 하지 못했습니다. 감독인 짐 길레스피 감독은 이 영화 이후 [디 - 톡스], [베놈]을 연출했지만 역시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